사진=민주신문 DB

신세계푸드 불법 파견, 현장 목소리 못 담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붕괴, 안전불감증 심각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이 계열사들의 ‘구설’로 공격 경영 행보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고용 창출과 신사업 성장 등 갈 길이 바쁜데 일부 계열사의 잡음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수면 아래로 묻히고 있다.

신세계는 이달 들어 경기 서남권 시흥시에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해 인근 현대ㆍ롯데 유통그룹과의 본격적인 아울렛 혈투를 앞두고 있다. 백화점 성장이 정체되고 소셜커머스 공습에 성장세가 주춤했던 이마트도 회복세지만 절정기를 회복하지는 못했다. 현재로선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신세계푸드가 위장 도급의 불법을 저질러 감독당국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는가 하면 성장 동력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천장사고로 안전불감증 문제가 불거지는 등 신세계 행보의 색채가 바라고 있다. <편집자 주>

신세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잇따른 일부 계열사의 구설이 거칠 것 없는 공격적인 행보에 흠집을 냈다.

더욱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5년간 연구와 고민 끝에 1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첫발을 내디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사업장의 안전관리 문제도 불거져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업계의 규모가 최고 정점을 찍고 하향 길에 접어들고, 대형마트 매출도 소셜커머스 등장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성장을 위한 탈출구를 모색해왔다. 그 대표적인 사업이 지난해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 스타필드 하남이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하남에 1조원을 투자했다. 그만큼 기대감도 컸고 성공적으로 안착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지난해 9월 9일 개장한 후 5개월 만에 누적 방문 고객수 1000만 명을 넘는 등 순항 중이다.

음성노동인권센터 등 지역시민단체가 지난 1월 18일 신세계푸드 음성공장에서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음성노동인권센터

잇단 구설의 원인

하지만 일부 계열사의 잇단 구설이 공격적인 그룹 경영 행보에 발목을 잡았다. 신세계푸드가 불법 고용을 해오다 적발되고, 새 성장 동력으로 야심차게 지난해 출범한 스타필드 하남에서 안전 관련 사고가 터졌다.

우선 신세계푸드는 지난 3월 초 음성공장의 불법 인력 공급이 사실로 드러났다. 신세계푸드(원청)는 현행법상 하청업체에서 인력 공급을 받아 운용해야 함에도 재하청업체부터 공급받아 실질적인 사용주로서 지휘했다.

해당 하청업체는 삼구FS로 삼구아이앤씨의 계열사다. 이 회사는 인력 공급 등 아웃소싱 전문기업으로 근로자에 대한 차별화된 복리후생 지원으로 한국HR서비스협회로부터 ‘클린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이다.

신세계푸드는 삼구FS에게 음성공장 파견근자에 대한 인력을 공급받아 공장을 가동했다. 하지만 공장인력이 부족하자 삼구FS의 하청업체 대성서플라이(음성소재)로부터 48명을 공급받았다. 재하청업체에서 공급받은 인력을 직접 지휘하면서 간접적으로 고용한 셈이다.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다. 파견근로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르면 원청은 하청을 준 업체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아 관리ㆍ감독하게 돼 있다.

또 파견 근로자 450여명에게 지급해야할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등 1억8500만원의 법정 임금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는 위법 사항을 시정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공장 인력운영은 법률 위반 지적을 받아 재도급하지 않고 하청에서만 공급 받는다”며 “문제가 된 재하청 공급인력들은 삼구FS 정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돼 근무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지급된 법정임금은 삼구FS쪽으로 전부 지급했고 완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번 적발로 생일 케익 지급, 식당 수준 상향 등 파견근로자에 대한 복리후생을 높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명 불구 현장선 다른 목소리

그러나 신세계푸드의 설명과 달리 음성공장에선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전히 하청업체를 통한 재하청을 통해 고용이 이뤄지고 법정임금도 지급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성노동인권센터와 고용노동부 충주지청 등에 따르면 아직도 주휴수당 등 법정임금 40만원(2명 분)을 미지급한 상황이다. 또 신세계푸드가 지난 2월 9일 불법 파견 조사를 받고 지난달부터 시정 조치에 들어갔지만 도급업체를 통한 고용도 여전하다.

더욱이 처우는 바닥이어서 공장 근로자들의 불만은 높다. 현재는 이 사건 후 이중 감시를 받는 등 ‘이렇게 일하는 것이 싫다’는 현장의 어려움이 토로되고 있다.

추가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주5일 근무 시 주휴수당 미지급 누락이 많다는 전언이다. 특히 약속된 날 모두 출근하거나 사측이 나오지 말라고 지시해 출근하지 않아 주 5일 근무를 채우지 못한 경우와 주말 출근을 포함, 주 5일 근무한 경우 미지급한 경우다.

또 신세계푸드는 대성서플라이 이외에 또 다른 업체에 재도급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관련사항을 감독당국에서 조사 중이다. 여전히 3단계 인력도급 업체 방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얘기다. 또한 신세계푸드 하청업체에서 근로자들의 100% 직접 고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윤준 음성노동인권센터 상담실장은 “신세계푸드는 지역 근로자를 갖다 쓰고 매출 1조원을 넘겼으면서 처우는 여전히 바닥”이라며 “여전히 일하는 근로자들의 불만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안으로 삼구FS 작업반장, 신세계푸드 직원들의 관여 등 감시가 강화되는 등 작업 환경이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근로자들의 일할 의욕도 이 때문에 떨어진다는 전언이다. 박 상담실장은 “현장 증언에 의하면 이른바 ‘이중 감시’를 받고 있고 근로자들의 처우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려하고 있지 않다. 신세계푸드는 직접 고용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음성노동인권센터는 빈번이 발생하고 있는 신세계 음성공장 산재사고에 대해 조사 중이다.

감독당국은 대기업 계열사가 하청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 충주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솔선수범해야 할 대기업 계열사에서 직접 고용을 안 하고 사내하도급 사업으로 돌리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사안은 청주지검 충주지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신세계푸드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 순이익은 각각 1조690억3429만원, 142억8874만원이다. 이는 매출은 2015년 대비 17.9%, 당기 순이익은 113.7% 늘어난 규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9월 9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원데이 쇼핑, 문화, 레저 등 복합 체류형 공간으로 축구장 70개 면적에 달하는 13만9000평 규모다. 사진=뉴시스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안전불감증

지난해 새 성장 동력으로 출범한 신세계 프라퍼티도 그룹 경영 행보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신세계 프라퍼티가 운영중인 스타필드 하남에서 안전사고가 발생, ‘안전불감증’이 불거졌다.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스타필드 하남 3층에 입점한 영풍문고 키즈존 천장에서 합판 소재 인테리어 소품 5개가 떨어져 고객 5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고로 고객의 이마 주위 10cm가량이 찢어지는 등 부상을 입어 피해 고객은 현재까지 치료 중이다.

천장 인테리어 공사는 영풍문고가 외부 의뢰해 완료했다. 현재 영풍문고는 피해 고객과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고 후 신세계 프라퍼티는 뒤늦게 안점점검 2회, 종합안전점검을 1회 실시했다. 그 이후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한 업체에 대한 안전관리 감독을 강화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각 점포에서 안전 관리 담당자가 배치돼 관리하고 있다는 말뿐이다.

그러나 사전에 위험 정도를 감지해 안전 사고를 예방할 책임은 운영주체인 신세계 프라퍼티에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주말 평균 10만 명이 방문하는 대형쇼핑몰이다. 규모는 지상 4층~지하 4층, 연면적 46만㎡(약 14만평)에 달하는 타원형의 건물로 축구장의 70배 크기다. 국내에서는 단일 건물로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기도 하다.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 프라퍼티가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건설이 시공 중인 스타필드 고양에서도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는 지난해 10월 6일 스타필드 고양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지하 2층 냉각 소방수 배관 수압을 테스트하던 중 약 600㎏ 달하는 배관 더미에 갈려 숨진 사안이다.

고용노동부 고양지청은 지난 2월 8일 조사를 마치고 의정부지점 고양지청에 해당 사건을 송부한 상황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오는 7~8월에 오픈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일련의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달 20일 소방안전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안전 노력에 나섰다.

이와 관련 신세계는 준법경영과 안전에 대해 주의를 기울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준법 경영을 할 것이며, 안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겠다”고 말했다.

백화점 매출 정체, 그룹 공격 행보

신세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 행보를 이어갈 기조다. 백화점업계 매출이 지난 2013년 29조8004억원의 최대치를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이마트도 소셜커머스 등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다. 이 때문에 신세계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새 성장 동력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서울 강남 시내 면세점을 따냈다. 올 하반기에는 스타필드 고양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0년까지는 안성, 청라 등 수도권 교외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10월 운영권을 따낸 코엑스몰도 스타필드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이를 반영하듯 2010년 12개 계열사를 거느린 신세계그룹의 자산총액은 12조4380억원에서 현재 34개 계열사, 자산총액 29조1650억원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뤘다. 규모도 성장했지만 투자 역시 2조원에 육박하는 등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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