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현역 육군 소장, 간첩 혐의로 체포

현역 육군 장성이 간첩 혐의로 체포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공안당국에 적발된 현역 육군 소장 김모씨는 암호명 ‘흑금성’으로 알려진 대북 공작원 출신 간첩 박모씨에게 포섭돼 2005∼2007년 우리 군의 작전 교리와 야전 교범을 북측에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군 정보기관 장교 출신인 박씨는 제대 후 대북 공작원으로 활동하다 ‘흑금성 사건’으로 1997년 정체가 드러난 비운의 인물이다. 비록 정식 안기부 직원은 아니었지만 안기부로부터 공작금을 지원받아 중국 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해 보고하는 등 정보요원으로서 상당한 공을 세웠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안기부가 북한을 이용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을 저지하려고 한 이른바 ‘북풍 사건’이 불거지면서 박씨도 정체를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됐다. 안기부 전 해외실장 이대성씨가 1998년 3월 국내 정치인과 북한 고위층 인사 간의 접촉내용을 담은 기밀정보를 폭로했는데, 여기에 박씨의 실체가 담겨있었던 것. 이씨의 폭로로 박씨의 대북 공작원으로서의 활동은 끝이 났다.

이후 박씨는 중국에서 체류하던 중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군 복무 시절 알게 된 직계선배 김 소장 등을 활용해 군사기밀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정보원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의 조사 결과, 김씨가 박씨에게 넘겨준 군사 정보에는 대대ㆍ중대 등 각급 제대별 운용 및 편성 계획, 작전 활동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서도 ‘작전계획 5027’은 극비 군사 작전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작계 5027은 북한군 도발로 전쟁이 벌어졌을 때 한·미 연합군의 초기 억제 전력 배치와 북한군 전략목표 파괴에서부터 북진과 상륙작전, 점령지 군사통제 등의 전략까지 들어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한편, 예비역 중령 출신의 손모 씨는 2005년 군 통신장비 관련 내용을 북한 공작원에 전달하고, 2008년엔 중국 베이징에서 통신중계기 사업의 대북 진출 문제를 협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군 당국은 이외에도 영관급을 포함한 현역 장교 몇 명이 박씨 등을 통해 군사기밀을 유출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