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보석 담보로 1000억원 횡령 “아뿔사!”


100여명의 투자자들이 1,000억원 이상 떼인 거액의 사기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보석 사기’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보석 투자를 미끼로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72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이모(54)씨를 출국 금지 조치하고 이씨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과 3범인 이씨가 2006년 출소 직후부터 사기 행각을 벌였다면 피해액은 1,000억원 이상이 넘을 것이라는 게 경찰 측의 추산. 더불어 경찰은 이씨가 투자자에게 맡긴 보석 중 일부는 ‘짝퉁’이었던 것만큼 이 보석들이 이씨가 홍콩 등 해외에서 밀수출해온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투자자들에게 보석을 담보로 맡기고 투자금을 받아냈다. 투자금을 받은 뒤 며칠 이내에 원금의 20~30% 정도씩 이자를 되돌려 주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것. 일부는 학교 선후배와 고향 친구들도 포함됐다. “이전에 떼어먹은 걸 못 갚아서 정말 미안했다. 이번엔 진짜 갚아주겠다”며 피해자들을 꾀었다.

이후 이씨는 초기에 이자를 많이 지급해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뒤 “투자금액의 2배로 불려줄 수 있는 좋은 보석 투자 기회가 있다”며 더 많은 돈을 긁어모아 원금의 10% 정도만 돌려주고 나머지는 가로챘다. 이렇게 횡령한 돈으로 이씨는 서울 송파구의 100평형대 아파트에 살며 집사와 운전기사까지 두고 편안하게 생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피해자 중에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직 장관과 고위 공무원 가족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도 있다는 게 경찰측의 설명이다. 한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자기 투자자들 중 전직 장관도 여럿 있다면서 보는 앞에서 ‘장관님’하고 통화를 했다. 안 믿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하소연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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