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최성(왼쪽부터)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뉴시스

공세 막는 ‘문’과 반전 노린 ‘안‧이’, 그리고 저격수 '최'
역 먹이사슬과 장외 싸움…결선 투표가면 의외 결과?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헌정 초유의 장미대선이라는 결승점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의 발걸음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굳히기에 들어간 문재인과 반전을 노리는 안희정-이재명, 그리고 저격수로 변신한 최성 후보가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관전평까지 쏟아지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혔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이 정권교체 가능성을 더욱 높이면서 민주당 대선 경선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치열한 예선전을 거친 후보가 사실상 대권의 9부 능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후보자간 선명성 경쟁과 검증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오는 4월3일까지 10차례의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7일 현재까지 4차례의 합동토론회가 진행되는 등 원내5당 중 대선을 향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합동토론회가 진행되면서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수성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은 일찌감치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가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관계를 형성한 상태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는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에 이어 당내 경선에서도 공세를 받는 먹이사슬의 최하부에 있는 형국이다.

반면 가장 약체로 평가받는 최성 후보는 안희정‧이재명 후보의 검증 문제를 비롯해 문 후보를 상대로 한 저격수로 변신하며 먹이사슬 최상층에 있다.

안희정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서로 현안에 대한 공세를 펼치면서도 문 후보를 향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경선이 가열되면서 각 후보 캠프에 가담한 현역의원 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매머드급 캠프를 자랑하는 문재인 후보 캠프와 문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 안희정 캠프의 신경전도 날카롭다.

민주당 경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완전국민경선제와 결선투표제로 치러지는 경선 선거인단이 당초 예상한 200만명을 넘기느냐이다.

200만명을 넘어설 경우, 역 선택 우려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져, 후보자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이에 각 후보 캠프는 막판 선거인단 모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한편 2012년 18대 민주당 경선 당시 약 108만명이 참여해 약 61만명이 경선에 참여했다.

먹이사슬

민주당 경선을 위한 합동토론회가 진행될수록 후보간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1차 라디오, 2차 인터넷TV, 3차 공영방송TV토론에 이어 4차 종편TV토론까지 진행되면서 인정사정 볼 것 없는 경선이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주로 일자리 등 정책 토론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한 팀’이라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지율 1위 후보라는 강점이 합동토론회에서는 공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성 후보는 4차례의 토론을 하면서 포탈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토론회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최 후보는 안희정‧이재명 후보를 향해 후보 검증을 비롯한 신상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날 선 공세를 이어갔다.

안희정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민주당 대표 시절 리더십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대연정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서도 인사 영입과 그에 따른 문제들도 검증에 나섰다.

한편 이재명 후보와 안희정 후보는 기존의 토론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문재인 후보를 향해 무제한 끝장토론을 벌이자고 압박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이에 “당이 주관하고 모든 후보가 합의해 토론 일정을 결정했다.

경기 중에 규칙을 바꾸는 건 옳지 않다”고 동의하지 않고 있다. 또한 최성 후보는 “3차 TV토론에서 함께 끝장 토론하자고 합의해 놓고 왜 저만 빼놓고 두 분만 문재인 전 대표에게 끝장 토론하자고 그러냐”며 “저와도 1:1 끝장 토론하자”고 안희정‧이재명 후보에게 역제안을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밝힌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당내 경선이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동지들끼리의 경쟁이잖나”라며 “협력적 경쟁 구도다. 문 후보 입장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다 함께 힘을 모아야한다는 게 기본적 인식이다. 2015년 2.8 전대 때 당내 싸움은 일체하지 않겠다는 기조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외싸움

민주당 경선이 달아오르는 가운데 경선 후보자를 중심으로 모인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의 장외싸움도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16일 소속 의원 119명이 분열의 언어를 중단하자며 ‘클린 경선(버스 위에서 내려와!)’을 주장했지만, 첫날부터 ‘싸가지 있는 친노(親盧)’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

17일 기준으로 민주당 경선 후보 캠프에는 공식‧비공식적으로 민주당 현역 의원(121명)들이 경선 후보자들을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 캠프는 매머드급 캠프답게 현역 의원 수도 50여명으로 가장 많다.

문 후보의 공식 캠프인 ‘더문캠’은 17명의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특보단으로 임명하는 등 굳히기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문재인 캠프가 ‘비문계’로 꼽히는 당내 전략통 민병두 의원과 대표적 ‘친문재인계’인 김태년 의원을 공동 단장으로, 박범계 의원을 부단장으로 임명한 것은 ‘당내 통합’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안희정 후보 캠프는 박영선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의원멘토단을 중심으로 민주당 내 ‘비문계’ 의원들이 지지의사를 밝히며 캠프에 합류하고 있다. 김종인 전 대표의 측근인 박용진‧변재일 의원을 비롯해 이철희‧기동민‧정춘숙 의원 등 10여명 수준이다.

이재명 후보는 유승희‧정성호‧김영진‧‧김병욱‧제윤경 의원 등 5명의 현역 의원이 이 후보의 대선출마 초기부터 함께 하고 있다. 최성 후보의 경우 공개적인 현역 의원의 지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역 의원들이 경선 후보 캠프에 속속 합류하면서 현역 의원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안희정 캠프 박영선 의원멘토단 단장은 15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관계자도 ‘싸가지 있는 친노는 다 안희정한테 가 있다’는 말을 하는데 뒤집어 보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전재수 더문캠 특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싸가지 있는 친노는 문재인 후보를 다 떠났다'는 말씀은 사실관계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극단적인 분열의 언어”라며 “우리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먹고사는 저희들이 할 이야기는 아니다. 싸가지 있는 친노는 문재인 후보 측에도 많고 안희정 후보 쪽에도 많다"고 반박했다.

또한 안희정 캠프 박수현 대변인은 16일 ‘더문캠 특보단’의 현역 의원 일부가 시도당위원장인 것을 두고 “당내 경선 과정에서 시도당위원장을 특보단에 임명한 것은 문 전 대표가 정당정치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세과시와 줄 세우기 등 청산해야할 적폐들이 어른거린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경수 더문캠 대변인은 박 대변인의 비판에 “당 선관위에 확인한 결과 시도당위원장은 캠프에 참여하면 안된다는 룰은 없다”며 “시도당위원장이 특정 캠프에 참여했다고 해서 정당정치의 원칙을 어겼다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매직넘버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와 결선투표제로 치러지는 민주당 경선은 1차 선거인단 163만여명을 모집한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직후 2차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17일 현재 약 186만명이 참여한 민주당 2차 선거인단은 약 5만명의 국민이 매일 선거인단으로 등록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민주당이 당초 예상한 200만명을 넘는 최소 220만~최대 250만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각 후보 캠프 측은 오는 21일 오후 6시까지 모집하는 2차 선거인단의 종료를 앞두고 경선 선거인단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러졌던 2012년 18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는 약 108만명의 선거인단과 약 61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56.52%인, 약 34만7000표를 획득하며 결선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

19대 민주당 대선 경선 선거인단을 최대 250만명과 60%인 약 150만명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가정해보면, 이번 민주당 경선의 매직넘버는 약 80만표 안팎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소 220만명에 60%인 약 132만명이 경선에 참여할 경우, 약 70만표 안팎으로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단연 문재인 후보가 가장 유리해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후보의 경우 18대 대선 경선 당시 득표한 약 34만표와 2015년 말 민주당에 입당한 10만 온라인 당원, 대선 후보 각종 여론조사 1위의 인지도 등으로 인해 최소 40만 이상의 표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선의 흥행은 경선 선거인단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후보자들의 역량과 경선 과정의 모습”이라며 “남은 경선 기간 동안 후보자 본인과 후보 캠프 간에 치열하되 아름다운 경선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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