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신상언 기자] 1인 가구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생활편의서비스, 일명 ‘심부름’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배달, 심부름 등의 서비스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결합된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사업 모델) 방식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띵동’, ‘배달통’, ‘도와줘’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업체들이 이미 전국에 포진해 있는 상태다. 배달에 머물던 편의서비스가 ‘못 박기’, ‘이삿짐 들어주기’, ‘대신 줄서주기’ 등 잔심부름을 도맡아 해주는 종합편의서비스로 진화해가고 있는 것.

심지어 고객과 업체 간 심부름이 이뤄지는 B2C방식에서 도움 받고 싶은 개인과 도와줄 수 있는 개인을 연결해주는 C2C 방식의 중개 업체도 생겨났다. 이들 간 금전적 거래를 기반으로 심부름 서비스가 이뤄지는 만큼 아르바이트나 일자리 중개의 개념도 포함돼 있다. O2O 서비스의 무한한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혼자 생활하는 사람도 애플리케이션과 소정의 금액만 있다면 다양한 편의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주류 구매를 시킨다든지, 대학교 대리출석 등을 요구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개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배달 2.0

최근 ‘라이프 딜리버리’ 서비스를 내세운 생활편의서비스업체 허니비즈의 심부름 브랜드 ‘띵동’의 성장세가 매섭다. 지난 2012년 11월 문을 연 이래 지난해 12월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2013년 1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3년간 2000%나 성장했다.

‘띵동’은 기존 배달앱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배달앱이 소비자와 음식점 사이에서 중개 역할에 머물렀다면 ‘띵동’은 중개뿐만 아니라 ‘띵동맨’이 직접 배달을 하는 방식이다. 배달을 하지 않아 먹을 수 없었던 종류의 음식까지도 소정의 배달료(1㎞당 4500원가량)만 지불하면 시킬 수 있어 기존 배달앱이 갖고 있던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식 배달을 하면서 편의점에서 물품도 사다주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도 제공한다. 띵동맨은 배달만 하는 게 아니다. 시키면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잔심부름’을 도맡는다. 편의점에서 물품을 사오라는 간단한 심부름부터 가사일 대행, 홈케어, 심지어 게임을 가르쳐달라는 부탁까지 기상천외·각양각색의 부탁을 들어준다.

심부름 사업을 한 단계 진화시킨 띵동은 제휴된 가맹점이 전국 4000곳에 이르고 하루 평균 8000건, 월평균 25만 건의 주문을 접수받을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해 말까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 계획도 시작할 계획이다.

권용진 허니비즈 마케팅 팀장은 이와 관련, “1인 가구 증가와 IT기술 발달로 배달·심부름 애플리케이션 시장 나아가 O2O 서비스의 확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기는 만큼 1년~2년 내에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가진 업체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2C

심부름 업체와 고객과의 거래 방식(B2C. Business to Business)을 넘어 고객과 고객이 만나 서로를 도와주는 방식(C2C. consumer to consumer)의 사업모델도 생겨났다. ‘에이에스앤’의 ‘애니맨’은 대표적인 C2C 방식의 심부름 서비스다.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사람이 의뢰서를 작성해 올리면, 도움을 줄 사람이 가격을 제시해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누구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누구나 도움을 줄 수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플랫폼 전문기업 ‘에이에스엔’이 지난해 3월 선보인 ‘애니맨’ 서비스는 최근 이용자 3만 명을 돌파했다. 월평균 등록 건수도 5000건 이상이다. 개인이 돈을 받고 도움을 제공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삼아 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애니맨 서비스는 도움을 요청하는 고객용 '애니맨' 애플리케이션과 도움을 주고 수익을 얻는 '애니맨 헬퍼' 전용 앱으로 나뉜다. 누구나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원 확인을 통과하면 헬퍼로 등록 가능하다. 헬퍼들의 이전 미션 수행 건수와 만족도 평가 등을 표시해놓았고 전화번호도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애니맨은 헬퍼의 유형이 다양한 만큼 활용 범위가 넓다. 헬퍼들의 시간, 경험, 재능을 적재적소에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준 게 애니맨만의 강점이다. 심부름과 O2O 서비스의 진화는 무궁무진하다.

논란

이러한 생활편의서비스는 뛰어난 활용도만큼이나 부작용도 산재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청소년이 아이디를 도용해 주류·담배 구입이 용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대학교 대리출석과 같이 범죄는 아니지만 도덕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심부름을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는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권용진 허니비즈 마케팅 팀장은 이에 대해 “띵동은 모든 잔심부름의 경우 주문을 받고 상담원이 다시 회신을 주는 ‘아웃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도덕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지를 상담원이 직접 판별해 주문 가능하고 문제의 소지가 없는 것들을 선별해낸다”고 말했다. 이어 “심부름의 경계가 모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최대한 차단해내고 가능한 주문들은 성실히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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