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원 우리은행 WM자문센터

2017년 정유년 새해도 벌써 3월을 맞이한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며 야심차게 시작한 목표들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중간점검이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2030 사회초년생들이 새해 다짐과 목표를 세우면서 빠트리지 않는 감초 중 하나가 바로 저축으로 목돈을 만들거나 카드빚이나 학자금대출 상환 등이 재테크 목표이다.

그러나 재테크 정보나 금융상품에 대한 꼼꼼한 점검 없이 주변 지인의 일방적 권유나 인터넷 검색 정보만을 믿고 무리한 상품가입으로 중도 포기하는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된다. 사회초년생들이 흔히 반복하는 재테크 실수를 살펴보고 현실성이 결여된 막연한 선입견을 함께 점검해 봄으로써 재테크 첫걸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보자.

대출

2030 사회초년생들이 경제활동 첫 발을 떼면서 가장 먼저 듣게 되는 재테크 절대기준처럼 강조되는 원칙이다. 논리적으로 맞는 표현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사원과 사회초년생의 재테크 모습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진출 준비과정에서 발생된 학자금 대출과 신용카드 대출이 있을 경우,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높다는 사실은 재테크 초보자도 알고 있기 때문에 높은 이자 부담을 빨리 줄이려고 애쓴다. 그러나 연말이 됐을 때 대출 잔액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놀랍게도 대출액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마이너스 잔고에 당황해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금리차이를 머릿속으로 열심히 계산했지만 억눌린 소비심리가 꿈틀거리며 우리의 나약한 의지를 흔들어 놓은 결과이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적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나누어 상환하는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그 보다는 대출 상환금액을 월단위로 나누고 단기 적금에 가입해 만기자금으로 대출을 한꺼번에 일시 상환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비록 적은 금액이라도 만기까지 저축하는 좋은 습관과 돈이 모이는 성취감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주거래 은행의 모바일뱅킹을 활용하면 추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특판 상품이 많으니 적극 활용해보자.

저축

사실 금융상품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이 본인의 수입규모나 투자성향을 무시한 채 무조건 빨리 그리고 많이 저축하는 것만이 최선의 재테크라고 믿는 오해에서 출발한다. 저축습관을 장려하고 홍보하기 위해 정부에서 시행했던 저축왕 시상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꾸준한 저축과 수입규모에 맞는 소비패턴은 사회생활 초기에 정립해야 할 아주 중요한 기본자세이지만,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금융환경은 우리에게 재테크의 양적 변화와 함께 질적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목돈을 만드는 금액목표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수입원천을 늘리기 위해 수입의 일부는 반드시 자기계발과 미래의 내 모습에 투자하자.

그리고 많은 금액을 저축하는 것보다 중요한 포인트는 장단기 금융상품을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다. 빨리 목돈을 만들기 위한 조급함에 일단 1년 만기 적금을 시작하고, 나중에 수입이 늘고 여유가 되면 보험이나 연금저축, 적립식펀드 등을 시작할 경우, 본인의 예상과 다르게 목돈이 불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육상경기로 비유하면 100미터를 10초에 주파하는 단거리 육상선수와 체력과 시간을 안배하는 장거리 마라톤 선수를 동시에 함께 출발시켜야 기간별 목돈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투자와 저축, 절세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품군으로 1) 주택청약 자격과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주택청약 종합저축과 정기적금을 단거리 선수로 추천하며, 2) 3년~5년 내외 중장거리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활용한 적립식펀드, 3) 장거리는 보장성 보험과 연금저축, 개인형 IRP 등을 우선적으로 추천한다. 아직 준비하지 못한 상품이 있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시작해보자.

투자

사회초년생 재테크 1차 목표는 무엇보다 일정 규모 목돈을 만드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이자율이 아닌 시간과의 싸움이며, 시간에 대한 투자의 결과가 목돈이고, 목돈을 만들어야 비로소 본격적인 재테크와 포트폴리오 분산투자가 시작된다. 여유자금이 준비돼야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자금을 만들기 위해 투자하는 것임을 기억하자.

투자(Investment)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고, 저금리 시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친구이자 동반자이다. 이제 일상이 돼버린 저금리시대의 투자 리스크 (Risk)는 단순한 원금손실 우려와 걱정이 아니라,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는 나약한 현실임을 직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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