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서 C. 클라크/ 옮김 김승욱, 이지연, 송경아/ 황금가지/ 6만원

[민주신문] 아서 C. 클라크는 죽음에 이르기 전인 90세 마지막 생일에 자신의 DNA를 우주로 날려 보내 외계인들과 언젠가는 조우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언젠가 우리 인류가 사멸한 뒤 고도로 발달한 외계문명이 우리가 남긴 유물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나를 다시 되살려내 또다른 시간대에서 살아가게 해 줄지도 모르죠. 뒤를 부탁하네 스티븐 킹.”

1994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올랐고, 1999년 과학소설로는 최초로 '네이처'에 작품을 실어 사람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던 그는 2008년 3월19일 스리랑카의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로 유명한 아서 클라크는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A. 하인라인과 함께 SF의 3대 작가로 꼽힌다. 2005년에는 아서 C. 클라크의 이름으로 SF 상이 신설돼 현재까지 꾸준히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타계한지 10여년. 그는 과연 외계인들과 조우했을까. 앞선 미래 정보로 SF계를 쥐락펴락했던 그는 우리와는 다른 시간 속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을까. SF영화처럼. 일단, SF소설가이면서 미래의 예언자였던 그를 알아 보는 게 중요하다.

SF 작가의 빅3로 불렸던 '아이, 로봇'의 저자 아이작 아시모프는 "그 누구도 아서 C. 클라크만큼 통찰력 있게 미래를 볼 수 없었다"라며 그의 선견지명에 경의를 보냈다.

아서 C. 클라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작인 '스페이스 오디세이 완전판'이 국내 첫 출간됐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함께 작업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 '2061 스페이스 오디세이'만 출간됐고, 완결작인 '3001 최후의 오디세이'는 정식 출간된 적이 없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인류 진화에 대한 통찰과 우주를 향한 무한한 상상력을 담아내어 지난 반세기 동안 가장 빛나는 SF로 남은 시리즈다. 그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묘사한 장면이 현실에서 이뤄진 부분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영화에서는 우주선 디스커버리호가 목성을 목적지로 하고 있었지만, 소설에서는 디스커버리호가 목성의 중력을 이용해 속력을 올린 다음 목적지인 토성으로 날아간다. 디스커버리호가 이용한 이 ‘섭동(攝動) 기동’은 11년 후 우주선 보이저 1호가 실제로 정확히 그대로 이용했다.

유선을 통해 엄청난 정보를 주고받는 인터넷과 핵추진 우주선, 우주 정거장과 우주 방위 시스템, NASA 등에서 현재 연구 중이며 일본 학자들이 최근 그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한 '우주 엘리베이터' 등이 모두 그의 소설 속에서 가장 먼저 선보여졌다. 

미래에 대한 그의 놀라운 식견은 인류의 과학 발전과 우주여행의 원동력이 됐다. 대표적으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은 달에 발을 내딛은 그 순간에, 아서 C. 클라크가 바로 이 우주시대를 열었다는 격찬을 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우주를 꿈꾸던 SF 소설가의 작품 세계와 어떻게 우주 시대가 열렸는지를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SF 팬'이라면 꼭 읽어야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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