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강남 구마을 2지구 위치도(상단)와 지구 내 단독주택 전경(하단) 모습.

‘2강 1약’ 경쟁 구도 속 시공사 선정 긴장감↑

설명회 등 승부 ‘정점’…조합 “공정 경쟁” 당부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서울 강남 유일의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를 두고 뜨거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롯데건설ㆍ대림산업ㆍ중흥건설이 대치 구마을 2지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최종 입찰에 참여해 3파전이 벌어졌다.

롯데건설과 대림산업은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브랜드’를 앞세워 시공권을 따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중견 건설사인 중흥은 저렴한 ‘건축비’로 조합원의 선택을 받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치 구마을 2지구 재건축 조합(조합장 이승호)은 각 건설사가 제시한 재건축 사업안을 거주 편의성과 조합원의 요구 조건 수용 여부 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해 시공사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치 구마을 2지구 수주전은 내달 2차례 열리는 조합원 시공사 설명회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0일 건설ㆍ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ㆍ대림산업ㆍ중흥건설이 지난달 24일 최종 입찰에 참여하면서 대형건설사 대 중견건설사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특히 중견건설사가 대형건설사의 텃밭인 서울 재건축 사업지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건설업계의 관심도 뜨겁다.

겉으로 보기엔 ‘2강 1약’ 구도다. 하지만 중흥건설의 재건축ㆍ재개발 경쟁력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에 롯데와 대림 모두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사업성

건설사들은 사업성과 향후 서울 강남권에서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대치 구마을 2지구 사업지 수주에 뛰어들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일대 사업지 수주 실적이 향후 강남권 전체에서 발주될 사업을 잡는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관측이다. 일반 분양물량이 적은 점도 요인 중 하나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치 구마을 2지구는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평가되는 곳이다. 우선 구마을 일대가 대치 학원가와 휘문고, 대명중ㆍ대현초 등 교육시설이 둘러싸여 있고 거주 여건도 강남의 노른자 땅의 입지에 위치해 편리하다.

코엑스몰 등 각종 편의시설 역시 1㎞ 반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자가용을 이용하면 강남역도 접근이 수월하다. 이 때문에 실 거주 및 교육 수요가 적지 않은 곳이다.

향후 가치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올해 2월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지하에 42만㎡ 규모의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배후 거주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말 착공을 목표로 영동대로 지하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용역에 착수한 상태다.

대치 구마을 2지구는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92길 53일대 1만 4593㎡를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의 아파트 268가구를 짓는 재건축 사업이다. 이 가운데 일반 분양 물량은 41가구이며 건축비는 총 1000억원 정도다.

대치 구마을 1~3지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84길 19ㆍ92길 53ㆍ84길 5일대 5만8958㎡를 총 1025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강남 유일의 단독주택 사업지다. 대치 구마을 1ㆍ3지구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740억원과 730억원에 시공권을 따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치 구마을 지구 3.3㎡당 평균 분양가를 4000만원대 전후로 전망하고 있다. 대치 구마을 1ㆍ3지구는 올해 분양 예정이며 1지구는 관리처분인가, 2ㆍ3지구는 사업시행인가 받은 상태다.

사진은 구마을 2지구 롯데건설 조감도(왼쪽)와 대림산업 '아크로 리버파크 조감도(오른쪽)'.

전략

롯데건설과 대림산업은 브랜드를 앞세워 대치 구마을 2지구 시공권을 따내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롯데건설은 지난해 새롭게 리뉴얼한 롯데캐슬 브랜드와 디자인 특화설계를 내세워 조합원의 마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아파트 외관부터 단지 출입구, 조경 등 단지 내에 적용되는 특화된 디자인과 실용적인 특화 평면설계,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를 위한 홍보를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준공한 롯데월드타워의 기술력도 이번 수주 전에서 적극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강남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대림산업도 ‘아크로 브랜드’를 내세워 승부를 버린다는 생각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아크로 리버파크(신반포1차)’입주를 시작했고 신반포5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 리버뷰 분양 역시 서울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강남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신반포7차를 재건축하는 ‘아크로 리버마크’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크로 브랜드’라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시공사 선정에 임할 것이다”고 전했다.

중견건설사 중흥은 탄탄한 자금력에 바탕을 둔 저렴한 건축비로 조합원의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다.

중흥건설은 현금보유액이 많아 지난해부터 전국 40여 공사현장의 기성지급을 100% 현금결제를 하고 있다. 현재 기업신용등급은 AA-로 우량하고 유동성 자금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이자 등 간접비가 적어 건축비에 대한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재건축 수주실적도 대형건설사에 뒤지지 않는다. 재건축 수주 규모는 연간 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영등포 기계 상가,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 81-12 일대 재개발 등 총 9개 현장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2015년 광교신도시에서 ‘광교 중흥S-클래스’를 분양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수도권 북부에서는 덕은ㆍ향동ㆍ지축지구 등 경기 고양시 내 택지개발지구에서 아파트 용지를 확보하며 수도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흥건설은 서울 진출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만큼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증흥건설 관계자는 “이번 강남 대치 구마을 2지구 재건축 수주는 서울 진출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만큼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저렴한 건축비와 성실 시공으로 시공권을 따 내겠다”고 강조했다.

대치 구마을 2지구 재건축 수주 경쟁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열리는 내달 4일과 8일이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 조합은 이에 대해 거주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공정하게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승호 대치 구마을2지구 재건축 조합장은“시공사는 거주 편의성과 조합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건설사를 선택하도록 조합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며“시공사는 공정한 절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