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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제1탄] 도선사부터 감별사까지…‘고연봉·이색직업’
  • 신상언 기자
  • 승인 2017.02.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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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신상언 기자] 대한민국에는 현재 1만5000개 이상의 직업이 존재한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광부나 농부처럼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점점 사라지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최첨단 신기술 발달로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도 무궁무진하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새롭게 생겨나는 게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직업의 수가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기술의 발달로 기계나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각광받기도 한다. 그런 일들은 이색적이지만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직업의 세계 시리즈는 우리가 잘 몰랐던 고연봉·이색직업에 관한 이야기다.

도선사는 일반 대중에게 다소 생소한 직업이다. 도선이란 항만·운하·강 등에서 운행하는 선박에 탑승해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것을 말한다. 

도선사는 도선법에 따라 도선 업무를 할 수 있는 면허를 가진 자를 일컫는다. 쉽게 말해 자동차를 주차시키듯 배가 정해진 항구에 정박할 수 있도록 돕는 직업이다.

도선사 없이 대형 선박이 항구에 정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외국 국적선은 국내 부두 근처의 수심과 지형 등에 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도선사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3만 톤 이상의 대형 선박이 자칫 잘못해 부두에 부딪힌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도선사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다.

1억6천만원

도선사의 임무는 위험할 때도 있다. 항구에 들어오는 배가 항구로부터 약 20km~50km 떨어진 지점에서 도선 요청을 하면 도선사가 작은 배를 타고 해당 선박에 승선해야 한다. 사다리를 타고 예인선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체력도 뒷받침돼야만 한다. 

도선사가 예인선에 오르면 항구에 정박할 때까지 선장에게 지시하며 무사히 배를 정박시킨다.

도선사가 되기 위해서는 해양수산부 장관의 면허를 받아야만 한다. 면허는 1종·2종으로 구분돼 있다. 도선사 시험에 합격한다면 도선사가 될 수 있지만 시험 자격을 갖추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하다.

보통 해양관련대학이나 학과를 졸업하면 3급 항해사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2급 항해사와 일등 항해사를 거쳐 6000톤 이상의 선박에서 5년 이상 선장으로 일해야 도선수습생 전형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주어진다. 보통 20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20년 이상 바다에서 보내고 도선사 시험에 합격해도 6개월의 수습생활을 거쳐야 한다. 도선사는 1년에 10명 남짓 선발되며 경쟁률도 10:1에 달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도선사는 250여명에 불과하다. 도선사의 정년은 65세까지다.

도선사는 고액연봉직업에 속한다. 평균 임금이 1억2000만원에 달한다. 도선사 중 상위 25%의 연봉은 1억6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우리나라 고액연봉 직업 중 기업의 고위임원(1억6404만원)에 이어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선사의 임금이 높은 이유는 도선할 때마다 건당 임금을 받기 때문이다. 건당 임금은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한다. 

배가 크고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을수록 도선료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도선사들이 느끼는 직업만족도는 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선사의 직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우리나라 수출입물동량의 99.7%가 해상을 통해 운송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배가 많이 드나들수록 도선사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한다. 또 도선사는 65세라는 정년이 있기 때문에 대체인력을 계속 수급해야 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규제 완화 차원에서 전문자격자 등 신규 시장 진입 기회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어 도선사 채용인원 확대 가능성도 높다.

맛의 달인

현대사회에서는 각종 감별사가 각광받고 있다.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Sommelier)부터 병아리 감별사까지 사람의 미묘한 감각과 숙달된 기술을 요하는 직업이 고연봉·이색직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소믈리에(와인 감별사)는 포도주를 관리하고 추천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포도주의 원산지인 중세 유럽에서 식품보관을 담당하는 솜(Somme)이라는 직책에서 유래했다. 

19세기경 프랑스 파리의 한 음식점에서 와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전했다. 한국에서도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믈리에가 각광받고 있다.

소믈리에의 주요 역할은 고객의 취향에 맞는 와인을 선별·추천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전 세계 수많은 와인의 맛과 종류를 구별해낼 줄 알아야 하며 관련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포도의 원산지와 품종뿐만 아니라 숙성방법, 수확연도 등 일반인들로서는 알기 힘든 깊은 지식까지 보유하고 있어야 진정한 소믈리에라 불릴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와인의 주문과 구매·저장에 관한 일과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 정신도 갖춰야 한다.

소믈리에가 되는 과정은 험난하다. 소믈리에를 인증해주는 국가공인자격증은 없다. 하지만 전문대학의 관련학과 등을 졸업하거나 직업전문학교, 민간협회에서 주관하는 시험 등에 통과해야 한다. 

와인의 역사와 포도의 품종 등 와인과 관련된 폭넓은 지식을 묻는 필기시험에 통과해야 하며 1단계를 통과하면 블라인드 테스트 등의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모두 비공인 자격증이다.

특히 일반 소믈리에보다 훨씬 더 취득하기 어려운 ‘마스터 소믈리에’는 고시 패스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 세계에서 230여 명 만이 마스터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에도 20여 명밖에 없다.

소믈리에의 연봉은 경력과 연차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적으면 2800만원에서 많게는 4000만원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성이 있거나 실력을 인정받은 소믈리에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다.

소믈리에라는 직업의 전망은 밝다.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의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믈리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고 취미로도 즐길 수 있는 분야라서 앞으로 관련 직업을 갖고자 하는 사람과 수요가 동시에 늘어날 전망이다.

0.8 이상

병아리 감별사는 1960년대 국내에서 시작돼 한때 인기를 끌었던 직업이다. 병아리의 암수를 감별하는 것은 암병아리만 따로 관리해 산란계, 육계 등으로 키워 내기 위함이다.

병아리 감별사는 부화한 산란용 병아리를 감별대에 올려놓고 날개 밑, 항문, 색깔 등을 관찰한다. 병아리의 항문을 까서 비벼서 광택과 돌기의 형태를 관찰하면 암수를 구별해낼 수 있다고 한다.

병아리 감별사는 보통 시간당 700마리 정도의 병아리를 감별한다. 병아리 한 마리의 성별이 3초에서 5초 사이에 판가름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8% 이상의 정확성을 가져야 감별사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병아리 감별사가 되기 위해서는 병아리 감별학원이나 관련 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1993년까지 대한양계협회에서 주관하는 병아리 감별사 자격시험이 있었지만 지금은 폐지된 상태다. 병아리 감별사는 갑종감별사와 고등감별사로 구분할 수 있다. 

갑종감별사는 병아리 200수를 100수씩 나눠 9분 이내에 감별해내야 하는데 97% 이상의 정확도를 가져야 한다. 고등감별사는 병아리 500수를 100수 단위로 끊어 7분 이내, 98% 이상 정확하게 감별해야 한다.

감별사의 가장 중요한 자격 요건은 시력이다. 장시간 밝은 불빛 아래에서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력도 교정시력 기준으로 0.8 이상이 돼야 한다. 

어린 병아리들을 빠른 시간 내에 감별해야 하므로 조심성과 침착함이 기본이며 하루에 수만 마리의 병아리를 감별하기 위한 집중력과 끈기도 필수다.

병아리 감별사의 연봉은 국내에서는 최소 120만~13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능력과 숙달 정도에 따라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특히 고등감별사가 되면 해외 취업도 가능한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고액연봉을 받는다. 미국에서는 월 300만~700만원 정도, 유럽에서도 월 700만원 이상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병아리 감별사가 고액연봉임에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영국 CBNC는 최근 영국에서 병아리 감별사의 연봉이 4만 파운드(한화 약 6700만원)이지만 인력 부족으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영국 직장인의 평균 연봉 2만5600파운드보다 약 1.5배 더 받는 셈이다.

병아리 감별사의 향후 전망은 단기적으로는 밝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리 좋지 않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고소득 직종이지만 인력난이 상당하다. 

고용의 기회가 많다. 하지만 병아리의 성별을 구별해내기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사람이 직접 감별하는 일도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고 시설이 보급되면 병아리 감별사라는 직업이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트라우마

현대인들의 스트레스가 날로 증가하고 트라우마·공황장애 등 심리적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치료해주는 직업이 떠오르고 있다. 

심리적 질환에 대해 상담하고 약을 처방하는 정신과 전문의도 있지만 그림·음악·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이용해 심리적 질환을 치료해주는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미술심리치료사가 뜨고 있다.

미술심리치료는 미술작업을 통해 개인의 정서적 갈등에 대해 파악하면서 상담을 통해 심리적인 증상을 완화시키는 심리치료법을 일컫는다. 

언어적 표현능력이 부족한 아동, 청소년, 장애인의 심리적 문제를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큰 장점이 있다. 차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심리적 갈등과 미래에 대한 소망을 표현하는 데에 미술치료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술심리치료사는 이러한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해야 하는 만큼 타인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이 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미술심리치료사가 되기 위해서는 ‘미술심리상담지도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자격이 주어지며 15주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1급은 총 6과목을 이수해야하고 2급은 4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사이버강의로도 취득이 가능하다.

미술심리치료사의 평균 연봉은 3000만원 정도다. 상위 25%의 연봉은 5000만원 이상이다. 미술심리치료사는 아직 보편적인 직업이 아닌데다 활동하는 사람의 수도 많지 않아 전도유망한 직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갈수록 심리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미술심리치료사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상언 기자  unshin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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