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도전하는 문재인(왼쪽부터)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후보들의 대선 지지율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이 때문에 경선 통과는 곧 청와대 입성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3파전 양상이다. 관전 포인트는 문재인 전 대표의 ‘굳히기’,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바람’, 이재명 성남시장의 ‘반전’으로 압축된다. 또 꼴찌의 반란을 노리고 있는 최성 고양시장의 분전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치권은 민주당 경선의 변수로 ▲선거인단과 ▲완전국민경선제+결선투표제를 꼽고 있다. 각 후보 캠프가 최대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인단 중 지지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

아울러 민주당은 경선은 1차(완전국민경선제)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위와 2위를 대상으로 2차(결선투표제) 투표를 진행한다. 만약 문재인 전 대표가 1차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2위 주자(안희정, 이재명)에게 역전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5일 오전 10시 대선 경선 예비후보등록을 마감하고, 1차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 최성 시장이 나선다.

민주당의 1차 선거인단 모집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3일전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일단 반응이 뜨겁다. 콜센터와 홈페이지가 신청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될 정도였다. 모집 하루(15일)만에 21만명(국민, 당원)을 넘어섰다.

뜨거운 반응이 계속된다면 민주당이 예상한 2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또 탄핵이 인용되면 2차 선거인단을 모집할 예정이어서 300만명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으로 인해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우리당 후보들의 지지율도 상당히 높게 조사되기 때문에 18대 대선 경선보다 더 많은 선거인단이 모일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완전국민경선제와 결선투표제로 치러진 민주당 18대(2012년) 대선 경선은 약 108만명의 선거인단이 구성됐다. 당시 1차 투표에서 문재인 후보가 과반 이상의 득표에 성공하며 결선투표는 이뤄지지는 않았다.

한편 민주당 선거인단 모집은 만 19세 이상이면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선거인단 신청은 중앙당과 전국 17개 시‧도 당사, 그리고 콜센터(1811-1000)와 홈페이지를 통해서 가능하다. 경선투표는 전국 226개의 시‧군‧구 청사와 관공서, 서울시청 앞 광장 등 총 244곳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전쟁

민주당의 1차 선거인단 모집이 시작되면서 각 후보 선거캠프는 물론 지지자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특히 민주당 대선 경선이 완전국민경선제와 결선투표제로 이뤄지는 만큼 각 후보자 선거캠프는 선거인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완전국민경선제의 경선룰을 두고 역선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각 선거캠프는 선거인단 확보에 주력할 뿐, 이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문재인 전 대표는 외곽조직인 ‘더불어 포럼’을 비롯해 팬클럽인 문팬이 주축을 이루는 ‘바람개비 자원봉사단’을 통해 문 전 대표를 홍보하는 국민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선거인단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현재 민주당의 주축인 권리당원과 국민들의 지지도 등을 감안한 듯 다른 선거캠프보다는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다. 또한 민주당 18대 대선 경선과 본선 경험도 여유의 한 배경이다.

문 전 대표 선거캠프 관계자는 “당에서 예측한 200만여명의 선거인단 중 100만~120만명의 선거인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와 이재명 시장 측은 각각 원칙과 소신을 바탕으로 한 선거인단모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안 지사 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고, 이 시장 측은 50만명 정도를 예측하고 있다. 또 안 지사와 이 시장의 팬클럽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지사 선거캠프의 박수현 대변인은 “우리는 선거인단모집에 선거 공학적‧정치 공학적인 접근을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나 수치를 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당심은 국민 민심 속에 수렴돼야 한다. 그렇게 수렴돼야 마땅한 당위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경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 선거캠프 제윤경 대변인은 “최근 TV토론회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낸 것이 지지자들에게 좋은 기운을 줘, 적극적인 선거인단 참여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선거인단 200만명을 기준으로, 선거인단 50만명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꼴지의 반란을 꿈꾸고 있는 최성 시장 선거캠프측 관계자는 “선거인단 모집은 최대한 많이 받는다는 것이 목표”라며 “실제로 3주 동안 선거인단 모집과 4자 구도로 확정이 된 상황에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4자 구도 속에 최 후보의 적극적인 모습은 선거인단 모집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최 후보의 입지를 일정 수준까지 높인다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완전국민경선제, 역선택의 우려는?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인단에 참여하는 국민과 당원이 직접 투표권을 갖는 완전국민경선제를 놓고 ‘역선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역선택은 당선이 유력한 특정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완전국민경선제를 위한 1차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공식 카페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당선을 막기 위해 민주당 경선 참여 독려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익명을 밝힌 선거캠프 관계자는 역선택의 가능성에 대해 “150만명~200만명이 참여하는 민주당 완전국민경선에서 역선택의 가능성은 낮다”며 “역선택을 위해서는 조직 동원이 필수적인데, 1만명 이상의 사람을 동원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역선택을 하더라도 효과는 미미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결선투표제가 이뤄질 경우 결과는 쉽게 장담할 수 없다”며 “역선택의 힘은 결선투표제에서 발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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