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장윤숙 기자] 1500년대에 살았던 '사임당'(1504-1551)은 현모양처를 상징하는 이름이다. '사임당'이라고 지은 것은 중국 고대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로 뛰어난 부덕을 갖추었다는 태임(太任)을 본받는 뜻이 담겨 있다. 태임은 신사임당의 롤모델(role model)이었다고 한다.

사임당은 시·서·화 삼절의 효시로 평가받는다. 15세기에는 포도와 대나무 그림, 산수화에 능한 화가로, 18세기 이후에는 훌륭한 아들 율곡 이이를 키워 낸 어머니, 근대 이후에 와서는 여성 계몽과 민족 주체성 확립의 과정 속에서 현모양처의 표상으로 변해왔다.

서울미술관이 개관 5주년 특별전으로 기획한 '사임당, 그녀의 화원'. 이번 전시에서는 사임당의 작품과 그녀의 작품을 평하는 후세의 여러 글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현모양처의 상징만이 아닌 당대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화가로서의 신사임당을 확인할 수 있다.

사임당의 '묵란도'는 능숙한 기교와 더불어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필선이 돋보인다. 선비의 충성심과 절개를 상징하는 난초는 섬세한 필선과 농묵(濃墨)과 담묵(淡墨)의 사용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화면 중간에 위치한다. 화폭에 자연의 이치를 담고자하는 사임당의 예술정신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서울미술관 안진우 실장은 "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 특별 전시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그동안 제한적으로 평가되었던 과거의 신사임당을 순수 예술가로 재조명한 전시"라며 "신사임당만의 특유한 조형언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전통미의 아름다운 멋과 한국 미술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1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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