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연구소. 자일리톨 껌 ‘충치예방 효과 없다’ 결론 내려

과장광고 논란에 식약처 ‘변명’만 … 관련문구 제품 유통 중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롯데제과가 자일리톨 껌에 충치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자체적으로 확인하고도 제품에 관련 문구를 넣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감사원 감사결과 과장광고로 결론이 났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허가에 따라 충치예방 문구를 사용했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충치예방 오인 문구 제품 회수엔 미온적으로 나섰다.

현재 시중에는 ‘충치예방에 도움이 되는 자일리톨이 함유돼 있다’는 문구가 포함된 자일리톨 껌 제품이 버젓이 판매 중이다. 소비자는 안중에 없는 영업방식에 대해 비난 여론이 점증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자일리톨 껌 제품이 과장광고 문구를 사용하며 여전히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달 19일 충치예방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 관련 제품 회수는 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일리톨 껌을 씹으면 충치예방을 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해당 제품을 구입하는 실정이다.

롯데제과 지난해 자일리톨 껌 단일상품 매출은 11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150억원)대비 0.8%증가한 수치다. 2014년 매출은 1140억원이다. 자일리톨 껌 전체 시장 점유율은 약 90%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알고도’ 판매

취재 결과, 롯데제과는 일반 성인이 하루 소비하는 자일리톨 껌 개수로 충치예방 효능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충치예방에 도움이 되는 자일리톨이 함유돼 있다’는 문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이 회사 연구소는 소비자가 통상 2~3개 자일리톨 껌을 씹어서 충치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롯데제과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식약처의 표시 광고 허용에 따라 충치예방 관련 문구를 사용해왔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일반 성인이 하루 소비하는 자일리톨 껌 양으로 충치예방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자사연구소에서 확인한 바가 있다”며 확인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자일리톨 껌이 충치예방 효과가 있으려면 12~28개를 씹어야 가능하다. 자일리톨 섭취량으로 보면 10~25g 정도다. 이 섭취량은 건강기능식품 기준 규격에 따른 기능성 원료 인정서의 기능성 유지 기준에 따른 것이다.

사진=허홍국 기자

‘과장’ 논란

롯데제과 자일리톨 껌은 감사원이 식약처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과장 광고 논란이 불거졌다. 감사원은 이날 일반식품인 자일리톨 껌의 충치예방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건강기능식품과 오인ㆍ혼동될 관련 문구에 대해 시정 조치하라고 식약처에 통보했다.

과장광고 논란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자일리톨 껌은 2009년도에 효능과 관련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에도 ‘충치예방’ 등 효과 유무 여부가 논쟁이 됐다.

롯데제과 자일리톨 껌은 ‘충치예방’ 문구를 껌 제품에 넣으면서 ‘충치예방’ 단어를 강조하는 외관으로 디자인됐다. 실제 제품의 앞 표면에는 ‘충치예방’ 단어를 크게 부각시켜 관련문구를 넣었다. 이는 소비자가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케 하기에 충분하다.

식약처는 이달 초 식품제조업체가 만들어 파는 자일리톨 함유 껌에 ‘충치예방’이란 표시를 못 쓰게 ‘일반식품의 유용성 표시ㆍ광고 인정범위 지침서’를 개정해 할 방침을 천명했다. 그동안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인 자일리톨껌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충치예방 표현을 허용했다.

롯데제과는 과장광고로 판명된 자일리톨 껌 회수를 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식약처와 유통된 제품 조치에 대해 관련 문구가 표시된 포장재 생산 중단, 제품회수 조치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과장 광고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입장이다. 이혁 롯데제과 홍보팀장은 “식약처에서 허용해서 충치예방 문구를 사용했을 뿐 절대 과장 광고가 아니다” 항변했다.

자일리톨 효과 의견 분분

한편 자일리톨 충치예방 효과에 대해 의견도 분분하다. 다수의 논문은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일부 논문은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치과연합(FDI) 국제치과저널이 2012년 8월 게재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며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치과협회도 협회지(JADA)에 게재한 연구보고서에서 자일리톨을 매일 복용해도 충치를 예방하는데 통계적으로나 임상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론은 33개월간 69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자일리톨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을 무작위로 대조하면서 얻은 결론이다.자일리톨이 충치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2001년 식품업계가 자사 발효유제품에 자일리톨 성분이 함유돼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홍보하자 충치예방연구회가 6곳 회사에 홍보 자제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반면 하루 4~9g의 자일리톨 섭취만으로도 충치 예방효과가 나타난다는 일부 논문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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