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사진=뉴시스

‘벚꽃 대선’↑… ‘온라인 표심 잡기’ 혈안
유언비어‧가짜 뉴스 등 부작용 ‘골칫거리’

[민주신문=강소영 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이 다음달 13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벚꽃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선주자들 입장에서는 이제 시간이 없다. 시간과의 싸움이 되면서 홍보 방식도 달라졌다. 출판 기념회와 세미나 중심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어플리케이션 등 시‧공을 초월한 사이버 유세가 대세가 됐다. 국민과의 실시간 소통이 최대 강점이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벚꽃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유언비어와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있는 것. 사이버 대전에서 마지막에 웃을 대선주자는 누구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주자들의 사이버 유세 전쟁이 치열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유력 주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SNS를 통한 국민과의 소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앱’, ‘우리희정이’ 등 어플리케이션 앱을 통해 자신의 장점이나 공약을 소개하는 방식을 선보이는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다양성도 증대되고 있다. 또 ‘벚꽃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지지자들이 직접 유튜브 등에 특정 후보를 홍보하는 영상물을 제작해 올리는 등 선거 트렌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이버 유세전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이번 선거가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헌재가 3월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 4월26일~5월9일 이전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대선주자들 입장에서는 두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당내 경선과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출판기념회, 세미나, 토론회를 지양하고 사이버 유세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유언비어와 가짜 뉴스가 쏟아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각 당과 대선주자들은 유언비어 등의 차단을 위한 신고 계정을 만들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재 기준을 만들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계은 선거관리위원회 공보실 주무관은 이에 대해 “사이버선거범죄대응시스템과 사이버공정선거 지원단을 통해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현재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포털과 제휴해 유언비어 등을 필터링하는 업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나를 알린다”

유력 대선주자들의 사이버 활용법은 큰 틀에서는 지지세력 확대 및 결집이지만 각론에서는 각자 노림수가 분명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에 ‘주간 문재인’이라는 제목으로 치매와 육아,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 등에 대해 누리꾼들과 소통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치매국가책임제를 역설하며 건강보험처럼 치료비 본인 부담액에 상한선을 두는 ‘본인부담상한제’와 경증환자에게도 혜택을 줘 조기에 치매를 발견하는 ‘장기요양보험혜택’, 치매지원 센터증설 문제 등을 언급했다.

육아제도에 대해서도 육아휴직급여 인상과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를 둔 엄마, 아빠에게 임금 감소 없이 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줄이도록 하는 유연근무제 도입 등 현실적 접근에 집중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또 ‘주간 문재인’ 유튜브 영상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소방관은 지방공무원인데 지자체 형편에 따라 소방관의 처우나 장비 상황이 다르다”며 국가공무원 전환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대담집 형식의 저서 출간과 4차 산업 육성방안 발표 현장을 페이스북 라이브 생중계와 연계하는 등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SNS의 대표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SNS를 통해 시민 의견수렴‧민원처리‧의견전달‧시정 홍보를 할 수 있다”고 SNS 활용법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SNS 콜센터’를 운영하며 직접 민원을 수렴한 뒤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다.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민원을 바로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뜨겁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자신의 SNS 능력을 십분 발휘해 대선 공약을 카드뉴스로 제작해 캠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도 특징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는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쌍방향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안 전 공동대표는 지난 4.13 총선 당시 페이스북 라이브로 소통한 경험을 살려, 설 연휴인 1월29일 자신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안철수 부부의 설날민심 따라잡기-올 댓(글) 퍼포먼스’를 진행해 소탈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충남 엑소라는 별명을 얻으며 아이돌 가수 못지않은 인기와 지지율 수직 상승을 구가하고 있는 안희정 지사는 1월22일 서울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5시간 동안 온‧오프라인에서 소통하는 ‘전무후무 SNS 즉문즉답’으로 대선 출마를 알렸다. 

또 자신의 SNS에 수많은 팬을 양산한 tvN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하는 장면을 게재하고, 해시태그로 ‘#널 만난 내 생은 상이었다’ ‘#비로 올게 첫눈으로 올게’ 등 명대사를 적어놔 ‘안깨비’라는 별명을 얻는 등 젊은 층에 격의 없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희정이’라는 어플리케이션 앱을 만들며 소통 면적을 넓혀 가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셀프 동영상을 올리며 근황을 전하고 있고, 유승민 의원은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등 젊은 세대가 공감할만한 문구로 유권자 마음 사로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얼마 전 한국에 출시된 현실증강 게임 포켓몬고를 패러디한 ‘국회 최강 몬스터 상정몬’ 영상을 제작해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심 대표는 앞서 탄핵정국 때 배우 이나영의 히트텍 광고를 패러디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당신을 알린다”

대선주자들과 함께 지지자들 역시 사이버 유세전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대표적인 지지자 활동은 자신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설홍보팀’이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이다. 

그는 “문재인 캠프에 홍보팀이 따로 있겠지만 보다 보면 답답하다”며 “다년간의 문재인 관찰 노하우로 그냥 내가 알리기로 했다”고 유튜브 영상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이 지지자는 ‘답답해서 내가 홍보한다’는 제목의 영상에서 ‘문재인 성대모사 요령’ 등 각종 챕터로 문 전 대표의 장점과 함께 웃음을 유발시키고 있다. 

이밖에 문 전 대표의 의원실 계정인 ‘문재인 서포터즈’는 문 전 대표를 패러디한 사진이나 영상 등을 모집하는 ‘문아트 공모전’을 주최하며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뒤에는 지난달 1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출정식을 가진 ‘손가락혁명군(손가혁)’이 뒷받침 하고 있다. 손가혁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이 시장의 행보와 공약 등을 전달하며 이 시장의 대선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 9일 기준 이 시장의 트위터 팔로워는 37만1304명이며, 페이스북 팔로워 숫자는 23만8682명에 이른다.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1월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 전 SNS에 올라온 악성유언비어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작용

SNS는 정보의 전달력과 파급력이 높은 만큼 비방, 가짜뉴스 등 흑색선전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일례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SNS에 퍼진 동영상으로 곤욕을 치렀다. 대선 불출마 선언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 전 총장은 꽃동네 방문 당시 턱받이 착용 논란에서부터 선영에서의 퇴주잔 논란까지 사실과 다르거나 일부 짜깁기된 동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에도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유언비어와 가짜 뉴스가 급증하면서 민주당과 새누리당 등은 악의적인 SNS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SNS 전쟁’을 선포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악의적인 유언비어의 생산‧유포세력은 물론 단순전달자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새누리당도 2월부터 페이스북에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만들고 “여러분의 제보가 진실을 밝힙니다”라는 글을 게재해 “보내주신 소중한 제보 메시지들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팩트체크 후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겠다”며 제보를 독려했다.

정의당도 가짜뉴스를 견제하고 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9일 “가짜 뉴스는 담고 있는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르지만, 기사의 형식을 교묘히 빌려 사람들이 믿게 만든다”며 “가짜뉴스가 무수히 배포되고 SNS에서 급속도로 퍼지는 것은 그저 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검찰 또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처럼 조직적이고 음험한 특정세력의 개입과 지원 의혹에 수사의 칼을 들이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유세가 새로운 선거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국민들 역시 홍수를 이루는 각종 홍보전에 지친 듯 한 모습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9일 본지와 통화에서 “SNS가 등장하고 선거운동에 도입되던 초기에는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그것으로 차별화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SNS의 영향이 대선에 영향을 똑같이 준다면 SNS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 시장의 지지율도 가장 높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평소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SNS를 통해 대선주자들의 동향을 살펴본다는 A(50세/여)씨는  “워낙 검증되지 않은 말들이 SNS 상에 넘쳐 어느 정보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대부분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타 후보를 비방하거나 편향된 이야기를 해 편견이 없던 사람까지 괜한 오해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지 않느냐”면서 “이제는 오히려 TV토론 등 정책공약을 보고 결정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