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와 어우러진 한옥…가족 힐링 여행지 안성맞춤
도깨비 촬영지 주문진 해변 비롯한 볼거리 먹거리 풍성

[민주신문] 강릉은 힐링을 위한 한옥 여행으로 좋다. 날 선 겨울 바다와 한옥의 온기가 대비되는 것도 반전의 묘미가 있다. 고택은 거친 파도와 찬바람에 쓸린 몸과 마음을 따사롭게 보듬어준다.
강릉의 고택을 만나려면 경포로 향한다. 바다 향 머무는 길목에 수백 년 된 옛집과 한옥 숙소가 어우러진 곳이다. 예부터 ‘동대문 밖 강릉’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울 동쪽에 가장 번성한 고장이 강릉이다. 그 윤택함에 기댄 오죽헌, 선교장 등이 문화적 향취를 머금고 외지인을 반긴다. 한옥에서 머무는 하루는 시린 겨울을 훈훈하게 녹여준다.

오죽한옥마을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오죽헌 율곡 동상 <사진=한국관광공사>

강릉선교장

경포 바다로 접어드는 초입에 신사임당과 그의 아들 율곡 이이가 태어난 강릉 오죽헌(보물 165호)이 있다. 오죽헌 구경은 사임당과 율곡의 자취를  되새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임당은 홀로 남은 친정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 강릉에 기거하다가 율곡을 낳았다. 오죽헌은 조선 초기에 지어진 별당 건물로, 이곳 몽룡실에서 율곡이 태어났다. 집 주변에 그 이름의 유래가 된 검은 대나무〔烏竹〕가 있다. 선현의 흔적이 서린 담벼락에서 온기가 전해지고, 서까래에서 은은한 나무 향이 풍긴다.

사임당 신씨는 시와 그림, 자수에 뛰어난 예술가였다. 율곡 이이는 이황과 쌍벽을 이루는 사상가이자 철학자로 일본, 중국의 침략에 대비한 ‘십만 양병설’을 주장했다. 모자의 모습은 우리에게 역사적 유래만큼 익숙하다. 5만원권에 신사임당의 초상화와 ‘묵포도도’가 있다. 5000원권에는 이이의 초상화와 오죽헌(몽룡실), 오죽이 도안됐다.

오죽헌 옆에는 수령 6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율곡매가 있다. 사임당의 매화 그림과 율곡이 쓰던 벼루 장식의 소재가 됐다고 전해진다. 사랑채, 율곡의 영정을 모신 문성사, 정조대왕이 율곡을 칭송한 사연이 담긴 어제각 등도 함께 둘러볼 곳이다.
지난해 12월, 오죽헌이 바라보이는 너른 터에 강릉오죽한옥마을이 개관했다. 선현의 온기 서린 땅에서 머무는 하룻밤이 설레게 한다. 강릉오죽한옥마을은 전통 공법으로 지어 한옥 고유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내부에는 현대식 편의 시설을 갖췄다. 일반형부터 고급형까지 30여 객실은 화부가 직접 데워주는 전통 온돌방이다.

오죽헌과 강릉오죽한옥마을 주변에는 다양한 문화 공간이 옹기종기 모였다. 유교 문화를 체험하는 율곡인성교육관과 시립미술관이 오죽헌 경내에 있다. 지역 공예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수와 목공예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강릉예술창작인촌도 인근에 자리한다.

선교장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오죽헌에서 경포생태저류지를 넘어서면 수려한 옛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영동 지방 최고의 고택으로 여겨지는 강릉 선교장(중요민속문화재 5호)이다. 300여 년 동안 원형이 잘 보존된 사대부 가옥으로 세종대왕의 형 효령대군의 11대손인 이내번이 지었으며 10대에 걸쳐 증축됐다.
선교장 연못 옆에 있는 활래정은 경포호를 바라보며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의 안식처다. 가장 오래된 안채, 사랑채인 열화당, 서재로 활용하던 서별당의 건축양식이 각각 다르다. 마루가 높고 마당이 널찍한 열화당은 개화기에 서양 문물의 영향을 받은 차양이 고스란히 남았다.

선교장의 고택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데, 주변 풍광이 더해져 한옥 숙박의 묘미를 전해준다. 선교장 가옥과 마당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뒤뜰 언덕의 노송 숲 산책도 품격을 더한다.
고택을 나서면 경포호와 바다로 연결된다. 경포호를 거닐면 관동팔경 중 으뜸으로 꼽는 경포대, 에디슨의 발명품과 축음기 등 4500여 점이 전시된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이 소소한 볼거리로 다가선다.

경포해변<사진=한국관광공사>
주문진 소돌해변 <사진=한국관광공사>
커피박물관 <사진=한국관광공사>

경포 해변 

강릉 한옥 여행을 부추기는 절대 동력은 경포해변이다. 담장 높은 한옥과 차갑게 열린 경포해변이 아득한 대비를 이룬다. 경포해변은 나무 데크로 단장된 솔숲 산책로가 모래사장을 따라 이어져 겨울 사색을 돕는다. 강릉은 최근 커피의 메카로도 명성이 높다. 경포 인근 안목해변에 강릉커피거리가 조성됐으며 왕산면의 커피커퍼커피박물관에서는 커피나무, 커피콩, 옛 커피 기구 등을 볼 수 있다.

따끈한 순두부 한 그릇도 겨울 추위를 녹이기에 안성맞춤이다. 강릉 곳곳에 초당순두부 간판이 내걸렸지만, 제맛을 즐기려면 초당두부마을로 가야 한다. 입에 넣자마자 부드럽게 녹아야 진품 초당순두부다.

강릉 나들이는 국도7호선을 따라 주문진으로 거슬러 오르며 무르익는다. 주문진 해변은 최근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돼 연인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소돌아들바위공원이 자리한 소돌해변 일대 바다가 좀 더 한갓지고 운치 있다. 오징어잡이 배가 빼곡한 주문진항이나 해산물이 진열된 주문진수산시장을 거니는 것으로도 강릉 여행의 마무리는 넉넉해진다.
자료출처: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