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강인범 기자] 범보수진영의 유력 대권 주자 중 한명으로 꼽혀온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9대 대선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보수진영 대선 판도와 이른바 제3지대 빅텐트는 시계제로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반 전 총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교체를 이루고, 국가의 통합을 이루려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이 19대 대선 경쟁구도에서 이탈함에 따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 반 전 총장 영입 카드를 타진하던 보수정당의 대선 판도는 물론 3지대 빅텐트 가능성도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형국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 전 총장이 최근 지지율 하락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지만 범보수진영 후보 중 두자리 수 지지율을 유지하던 유일한 주자였다. 이에 야권의 문재인 대세론에 맞설 보수진영 후보로 누가 급부상 할 수 있을 지도 최대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당장 반 전 총장의 개헌을 고리로 한 제 3지대 빅테트 구상도 재편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빅텐트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반 전 총장이 빅텐트를 치기도 전에 일찌감치 백기를 들면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정치적 진로가 야권 대권 레이스에 주요 변수이자 무시할 수 없는 방향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갑작스런 반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여야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여권 대선주자 배출을 기대했던 충북 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지역구 국회의원 4명이 반 전 총장 지지를 위한 탈당을 공식화한 한 것은 물론 해당 지역구 지방의원들의 줄 탈당까지 예상된 상황이었던 탓에 충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 “야당과 일부 좌파의 과도한 흠집내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좋은 경쟁을 기대를 했는데 안타깝다”면서도 “반 전 총장은 꼭 정치가 아니더라도 외교 등 다른 분야에서 국가를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인한 향후 대선 정국 판도와 관련,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보수가 일정부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쪽으로 집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집결한다고 해도 박 대통령을 이어가는 정권 재창출은 단연코 없다. 정권교체는 확실히 돼야 한다.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대결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