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흔적’에 주민들 ‘벌벌’

 

주택가, 원룸 밀집지역 대문 초인종 옆에 ‘α’ ‘β’ ‘x’ 라는 알 수 없는 표식이 적혀진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원인 모를 기호들, 일명 ‘도둑표식’에 대한 괴소문이 확산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범죄 예고 신호’ 인가
 
연말연시를 맞아 흉악범, 또는 빈집털이범들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괴한이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자신만의 표식을 적어둔 것이라면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서울 관악구, 송파구, 동작구 등에서 발견된 도둑표식은 최근 인천에서도 확인돼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통 도둑들은 흔적을 남기는 방법을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어서 방역업체, 소방기관, 종교단체, 신문배달원 등이 남겨놓은 표식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해당 주민들은 여성이나 빈집을 노린 강도가 적어놓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α’는 여성, ‘β’는 남성, ‘x’는 괴한이 혼자 있는 여성을 목격한 횟수라고 해석하고 있으며, 최근 주민 거주 상황으로 미뤄보아 이러한 해석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고 알려진다.

알 수 없는 도둑표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수개월 전에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파트, 주택가 주변에 ‘o’, ‘v’, ‘△’, ‘vx3’, ‘ⓧ’ 등의 문자가 발견되며 인터넷에서는 도둑이 적어놓고 간 표식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지난 2007년 7월경 수원과 안성 일대에서도 빨간 펜으로 ‘B’라고 적혀져 있는 주택들이 대거 발견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당시 네티즌들은 “도둑이 빈집을 털기 위해 남기고 간 기호”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네티즌들의 주장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 여성이 혼자 거주하는 주택, 원룸촌 등은 사람들 간의 왕래가 드물고 침입이 수월해서 성폭행, 강·절도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동안 주택 일대, 특히 여성이 혼자 거주하는 원룸촌 등에서 연쇄 성폭행·빈집털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휘경동의 한 고시원에 거주하던 강모(37) 씨는 서울 전체 지역을 떠돌며 여성이 혼자 거주하는 원룸, 주택 등을 미리 파악한 다음 27차례에 걸쳐 절도행각을 일삼았고, 피해자 여성 중 3명은 성폭행까지 당해야 했다.

청주 죽림동에 사는 최모(45) 씨는 청주지역 원룸촌에 거주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45차례에 걸쳐 금품 갈취 및 성폭행을 일삼아 왔다. 또 경기도 북부 일대에서 10년 동안 125명의 여성을 연쇄 성폭행한 차모(37) 씨도 경찰에 검거됐다. 차씨의 범행 행각이 세상에 알려지자 국민들은 분노로 치를 떨었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 볼 때 표식이 적힌 해당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은 결코 지나친 ‘예민함’ 때문만은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다. 오히려 연쇄 절도·성폭행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포감과 두려움은 배가 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현지 경찰은 해당 표식과 연관성이 있거나 이와 관련된 사건이 신고·접수된 바 없는 관계로 수사를 벌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 과연 ‘의문의 표식’들이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범죄 예고 신호’인지, 아니면 일부 몰지각한 이의 장난인지, 서울을 비롯해 인천까지 확산되고 있는 ‘표식괴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신찬 기자
noni-jjang@hanmail.net
 

한 사기범의 기막힌 범행수법
다중트릭, 심리 이용한 고단수 사기 행각
지난 2008년 8월, 비상한 머리로 기막힌 사기행각을 벌이다 징역을 산 김모(34) 씨가 출소 후 6개월 뒤 또 사기를 쳐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2009년 11월 초 김씨는 부산 금정구 서동에 있는 손님이 드문 한 식당을 찾았다. 김씨는 식당 주인에게 “인근 건설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급히 회식을 하게 됐으니 20인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간만에 손님을 맞이한 식당은 사장까지 주방에서 나와 식탁을 차리는 일에 분주해졌다. 김씨는 유유히 주방으로 들어가 한 쌀집에 전화를 했다. 그는 쌀집 종업원에게 “지금 식당에 쌀이 없으니, 쌀 20kg 짜리 3포대를 빨리 가져와 달라”고 말했다. 쌀집 종업원을 식당 문 앞에서 맞이한 김씨는 “거스름돈을 주면 가게 뒤에 있는 집에 가서 수표를 가져 오겠다”고 말한 뒤 거스름돈 80만원을 받고 그대로 도주했다.
또 김씨는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수건집을 찾아가 “이 앞에 나이트클럽을 개업했는데 손님에게 나눠줄 수건이 없다”며 “수표 밖에 없으니 잔돈을 가지고 나이트클럽 VIP실로 와서 나를 찾으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나이트클럽에 들어가서 “사장님이 오시기로 했으니 가장 좋은 VIP룸으로 안내해 달라”며 쇼파에 태연히 앉았다.
수건집 종업원은 VIP룸에 앉아 있는 김씨를 찾았고, 김씨는 이전과 비슷한 수법으로 잔돈을 가지고 도망갔다.
김씨는 이런 방법으로 지난 7월부터 총 8차례에 걸쳐 640만원의 현금을 챙겼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고급승용차를 빌리고 특급호텔에서 숙박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로 돈을 모두 탕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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