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최순실 사태 해결을 놓고 당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절대 당이 깨져선 안된다"고 강조하며 "새누리당 집터만 남기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모두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dada2450@hanmail.net>

"'최순실 사태', 20대 총선 전 불거졌으면 수도권 전멸했을 것"
"5년 단임제 폐해…의원내각제 등 권력 분점 방향 개헌해야"

[민주신문=강인범, 강성우 기자]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새누리당이 역대 유례를 찾기 힘든 위기 상황으로 내몰렸다. 국정농단 최순실 게이트는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도 텃밭으로 불리는 곳에서까지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며 총체적 민심이반에 직면하게 했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백가쟁명'식 해법이 논의되고 있지만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친박계 지도부의 퇴진 및 대통령의 2선 후퇴를 놓고 당내 계파갈등도 첨예하다.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대표주자로 최고위원에 선출된 후 최근 지도부에서 물러난 강석호 의원에게 향후 정국에 대한 전망과 해법을 들어봤다. 다음은 강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에 10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이후 최대 규모다. 민심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 근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해 실망감이 표출된 것으로 본다. 게다가 과거사에서 보면 피로 맺어진 가족이나 친척 등이 비리를 저지르고 국정에 부담을 주면서 대통령이 탈당했던 사례와 달리 측근 비리 차원을 넘어 대통령이 직접 연관된 사건이고 이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의 과정이 부족했다. 지금처럼  버티기가 계속된다면 국민 분노는 점점 높아갈 것으로 생각한다.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새누리당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로 최대위기에 직면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공식적으로 주장하고 나섰다.

▶하야보다는 탄핵이 보다 정당한 법 절차를 지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이 실제 하야를 하고 2개월만에 조기대선을 치른다면 상당한 혼란과 불행한 사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정정당당하게 물어보자는 뜻으로 탄핵을 이야기 한 듯 하다. 국회 재적 3분의 2동의가 있어야 하고 헌법재판소까지 가는 시간이 있다보니 그 사이에 혼란에 대처할 시간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가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당선된 대통령이 저런 식의 비리 의혹에 휩싸였던 것에서 김무성 전 대표뿐만 아니라 당 전체 의원도 일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 않나. 김 전 대표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장본인이라 마음이 무겁다.

강석호 의원은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경우 워낙 불행한 일을 많이 겪었다며 개헌의 방향은 분권형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박계 대표격으로 유일하게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사퇴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고위원이 됐을 때 서로 품격 있는 정치하자 했고, 당 화합과 소통 위해 애썼다. 이정현 대표가 열심히 하려고 한 건 맞다. 이 대표가 당선된 힘도 개인적 능력도 있지만, 당원들도 '박 대통령과 소통부분에선 누구보다 탁월할 것이다' '당청간 역할도 잘 될 것이다'라는 기대감에 친박 수뇌부로 뽑아준 거다.

최순실 사태가 벌어지기 전부터 우병우 민정수석, 문고리 3인방의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통령은 어떻게 의혹으로 할 수 있느냐 했지만 현실로 드러나지 않았나. 이 대표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과 90분 동안 독대하고 인적쇄신 요구와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했는데 며칠 후 최고위 중진회의 자리에서 갑자기 청에서 총리 내정 발표를 했다. 

그러면 이정현 꼴이 뭐가 되느냐. 우리의 요구 이것마저도 대통령은 귀에 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를 해버리니 제가 그 주에 의총 소집하고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물러나야겠다 했고, 이 대표는 대통령이 심사숙고 했으니 우리가 따라야 한다고 언론에 말을 한 것이다. 그것을 보고 '이 대표 체제에서는 쇄신을 기대할 수 없겠다' '청과 수평적으로 갈 수 없겠다'고 또다시 느꼈다.

이정현 대표 사퇴와 관련, 비박이 흔든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 최소한 로드맵을 내놔라. 언제 사퇴하고 어떻게 할지. 그게 안나왔을 때 저는 혼자 사퇴하니 양해해달라고 했다. 이후 전혀 언급이 없어서 사퇴한 것이다.

▽'제왕적 권력'으로 불리는 5년 단임제 대통령제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개헌의 방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5년 단임제도 하기 나름이다. 국정드라이브를 더하나 덜하나 그런 부분이고 하기 나름이다. 단임제는 앞만 보고 간다. 좌우를 살피지 않는다. 5년 동안 모든 걸 개혁하고 혁신하고 정책을 바꾸려는데 본인은 개혁한다고 생각하지만 따라가는 국민들 정치인들 관료들은 다리가 찢어진다. 이 때문에 능력 없는 대통령은 국가를 혼란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정이 혼란하니 20대 국회 들어 협치가 중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개인적으로 5년 단임제는 워낙 불행한 일을 많이 겪어서 맞지 않고 의원내각제, 분권형제로 가야된다고 본다.

▽새누리당의 재창당 로드맵은 무엇인가.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최순실 사태가 만약 지난 4월 총선 전에 터졌다면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전멸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정당은 민심을 먹고사는 집단이다. 그런데 당 로고 마저 말안장을 닮았다고 희화화하는 글들이 나오고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이다.

민심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원외위원장들이 단식투쟁에도 그 고뇌가 절실히 묻어난다. 당장 내년 재보선이 있고 대선과 이후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당 혁신에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다 바꿔야 한다. 당명을 비롯해 모든 게 포함됐다고 본다. 보수는 헤어져서는 깨져서는 안되고 집터는 놔두고 새로운 집을 짓겠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대통령 팔아 호가호위 한 사람은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친박 중에도 훌륭하신 분 많다. 비박도 그렇다. 그분들이 다시 손잡고 한다면 새로운 보수 정당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나 싶다.

당이 엉망인 가운데 새누리당의 대권주자로 불리는 인물들도 본인 나름대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모든 것을 창당 정신으로 쇄신하고 바꾸고 국민 앞에 진실 되게 선다면 희망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치'의 위기는 물론 사상 최대 가계부채 등 한국경제를 관통하는 문제가 즐비하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중소기업 생존율이 최하위이다.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독일을 꼽을 수 있다. 격차해소 문제는 경제민주화가 좀더 강하게 가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과거 재벌들, 우리 어릴 때 국산품 애용 즉 내수가 뒷받침 돼서 지금까지 성장했다. 

정부가 밀어주는 수출정책 등에서도 효과를 봤다. 물론 재벌들이 경제적 사회적 소임을 다 한다지만 최근 행태는 문어발식으로 확장하고 중소기업이 재벌 밑으로 들어가 협력화 되는 산업구조도 문제다. 공정거래 규정 등을 더욱 강하게 해서 근본적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트럼프 체제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출을 통해 집 산사람은 금리가 올라가면 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다. '빚내서 집사라'는 식의 정책기조가 불려온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경기를 부양하고자 했지만 정책적 부작용을 대비했어야 했다.

국가예산 400조 가운데 수십조원의 예산이 저출산 예산에 들어가고 있지만, 효과가 별로 없다. 오히려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온다. 근본적으로 여성들이 마음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석호 의원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생존율이 OECD 국가중 최하위라고 진단하며 공정거래 규정등을 강화해서 재벌의 문어발 식 산업 편중화 및 격차해소 문제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외교·안보·경제 등에서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됐다. 영향력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일장일단이 있을 것으로 본다. 제가 경제전문가는 아니지만 과거 작은 기업을 경영해본 경험이 있다. 트럼프는 사업가다. 정치 경험도 사실 전무하다. 돈 버는 재주 있고, 사업하는 마인드 자체는 영악스러울 만큼 귀재다. 이런 부분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건데, 실물 경제는 밝을 것이다. 과거 오바마 부시는 정통 정치인으로 물론 그들도 나름대로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도 밝았다. 실물과 이론경제인데, 트럼프의 당선이 서민들이 바라는 정책 부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역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정국이 혼란스럽다.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대통령이란 자리는 그 누구보다 엄격하게 자기 자신을 다뤄야 하는 자리다. 그런데 그러지 못해서 국민에게 신뢰를 잃었을 때 신뢰 정도에 따라 거취를 정해야 할 때라고 본다. 지금은 국민들의 마음이 다 떠났다고 보면 된다. 연민과 동정심 일부가 남아있는 것이다. 안타깝다. 국민 신뢰 잃어버렸으니 모든 것은 연연하지 말고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은 지금 이정현 대표가 수습하고 물러난다고 했지만, 이미 수습은 다 됐다. 현 지도부가 물러나면 제2의 세력들이 당을 재건 할 테니 이정현 대표는 당을 위해 빨리 물러나는 게 맞다고 본다. 국민들에게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서 무척 죄송하고 우리도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전문 산악인 못지 않는 등산 애호가, 해병대 출신, ‘의리의 사나이’ 시의원부터 시작해서 3선의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 강석호 의원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본인의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제가 경북지역 출신의원인데 이 지역이 완전 보수지역이다. 저도 '머리' 소위 주류에 들어가면 편했겠지만 때론 아닌 것은 아니다고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의원 시의원도 했고 낙선도 하는 등 바닥부터 정치를 배웠다. 

너무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합리적인, 올곧은 소신을 갖고 넓게 보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다짐해왔고 이 부분을 국민들이 좋게 봐주셔서 3선도 하고, 지난 최고위원 선거에선 비박계로서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도 나눴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들을 줄도 알고 자신을 지켜나가는 의지는 갖고 가는 '화이부동'을 실천하려고 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