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모습의 차은택-청와대 '비선실세' 최순실의 최측근이자 직권남용 공범, 공동강요, 횡령, 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된 차은택이 11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지난 6월 우리는 브렉시트(Brexit)라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영국이 EU(유럽연합)에서 탈퇴한다는 결정을 한 것 입니다. EU에서 영국은 높은 독립성을 가지고 있었고 EU로부터의 지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왜? 많은 영국 사람들이 EU에서 떠나기로 결정했는지 입니다.

영국 보수당 케머런 총리는 “EU에서 중요한 결정은 프랑스와 독일이 다 하고 우리는 돈만 내고 심지어 주변국 각지에서 들어오는 난민들과 EU 편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터키에서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어 영국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선거기간 내내 주장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들은 대부분 거짓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케머런은 EU 분담금을 내지 않고 그 돈으로 복지에 지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나중에 알게 되었죠. 외국인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지고 그들 때문에 복지 혜택이 줄어들고 있다는 막연한 생각은 영국 보수층에게 공포가 되었습니다. 보수당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정책과 공포감을 조성해서 권력을 잡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주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의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브렉시트와 이번 미국 대선은 공통점이 너무 많습니다. 우선 반(反)이민 정서를 이용한 포퓰리즘 선거였다는 점입니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내내 “멕시코 국경에 거대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을 뿌리 뽑겠다”고 공약하고 또한 “한·미 FTA 때문에 우리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고 한국과 일본은 국방비를 부담하지 않고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닌 것은 여러분들도 아실 겁니다.

트럼프는 더 나아가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했습니다. 앞서 브렉시트 찬성 진영도 인구 7600만명의 이슬람 국가 터키가 EU에 곧 가입해 영국을 ‘이민자 천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며 위기감을 부추겼습니다.

포퓰리즘

트럼프와 브렉시트의 핵심 지지층은 백인과 노동자 계층입니다.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면 기독교를 기반으로 한 백인들은 테러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사회적 소수자로 전락할 것이라는 공포에 빠진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빈부 격차가 커진 데다 그나마 있던 일자리마저 이민자들이 빼앗아간다는 공포가 백인 노동자 계층의 보수적인 표심을 자극했다고 합니다.

신자유주의를 시작한 영국과 미국에서 정치인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당신이 어려운 것은 우리 정치가가 아니라 외부세력이라고 이야기했고 조금만 지나면 저 무도한(?) 외부세력이 당신의 일자리와 당신이 누려야할 복지를 가져갈 것이라고 공포감을 심어 주었습니다.

이것으로 끝일까요?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탈락된 많은 사회적 약자에게 공포감을 주고 그들에게 지지를 얻어 정권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에서는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운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이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얻고 있어 결선 투표 진출이 유력합니다.

프랑스 국민전선은 “사하라사막 북쪽지역의 이민자들의 유입에 따라 범죄가 늘어나고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중동지역의 난민 유입으로 프랑스 국민들에 지급할 복지 예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반 EU, 반 이슬람을 주장하는 AFD가 약진하고 있고 덴마크의 경우 극우정당이 집권의 한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이민 정서가 지금의 세계화와 전 세계적인 불황의 해결책일까요? 미국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의 공약을 상기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다루어야 할 것은 미국과 전 세계의 <심각한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문제>입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치적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자산 상위 10%가 우리나라 전체의 자산의 66%를 보유하고 있고 하위 50%의 자산은 겨우 2%에 불과한 나라(김낙년 동국대 교수 논문). 상위 10%의 사람들이 우리나라 소득의 41%를 차지하고 있고 가난한 이유를 오직 개인의 능력으로 규정하니 소위 돈 없는 사람들은 자존감의 하락. 그래서 우리가 OECD 자살율 1위인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하고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라는 광고를 다시 생각해보면, 역으로 대기업이 거의 없는 유럽이나 캐나다, 북유럽 국가들은 다 망했나? 석유가 나오지 않는 중동국가 이스라엘은 다 망했나?하고 자문해보면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멀쩡한 강을 파헤쳐 수질을 오염시킨 4대강 사업에 투입된 돈이 22조원이 넘습니다. 물론 엄청난 유지 관리 비용도 매년 투입되고 있습니다. 22조원이면 대략 공공 임대주택을 15만호 (4인 가족으로 본다면 무려 45만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를 건설할 수 있는 돈이었으며 이렇게 공공 임대주택 15만호가 건설되었다면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끝없이 상승해 서민들을 좌절시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창조 경제’는 박근혜 정부의 화두였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3년간 21조원이라는 자금이 투입되었는데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과 차은택씨가 모두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 단장으로 활동한 것을 빼고 나면 몇몇 기업의 부정부패 말고 그 성과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집권세력은 전가의 보도처럼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항공모함 몇 척을 건조했다면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저렇게 허망하게 무너졌을까라는 망상까지 해봅니다.

자신들의 치적에 엄청난 나랏돈을 쓰고, 선거철만 되면 국민들에게는 불안감을 인식시키고,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정치인. 그런 정치인 이제는 뽑지 맙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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