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국회의원 도전…어머니 얼굴 먼저 떠올라
차기 대통령은 남북‧북방경제로 경제 활로 뚫어야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88년 13대 국회의원 선거에 첫 도전 후 28년이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4전5기 끝에 국회에 입성한 것. 김 의원은 비록 초선이지만 경력은 화려하고 이야기가 있다.

김두관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출마 당시 브라질 룰라 대통령과 흡사한 삶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또한 경남 남해 고현면 이어리 이장에서 시작해 군수, 행정자치부 장관을 거쳐 경남도지사까지 역임하면서 다양한 실무를 경험했다. 그런 김 의원에게 초선 같지 않는 초선의원이라고 부르니 그는 멋쩍은 듯 웃음을 지었다.

김두관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현안 문제와 개인적으로 인연이 깊은 김병준 국무총리후보자의 거취 문제, 한국 경제의 위기 탈출에 관한 생각 등을 본지와 만나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다음은 김두관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20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 중 초선 같지 않는 거물급 초선의원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포부와 소회는.

▶정말 국회를 어렵게 왔다. 1988년 13대 국회에 남해‧하동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28년 만에, 5번의 도전 끝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다른 사람보다도 어렵게 와서 그런지 국회의원 자리가 정말 엄중하다 생각한다.

△당선까지 어려운 과정이었다. 당선 확정 후 누구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나.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우리 6형제를 뒷받침 해주시면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솔직한 속마음으로 아들이 4번 떨어지고 5번째 당선이 됐는데, 이 모습을 보시고 가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어머니가 자식에게 선물을 주셨다 생각한다. 어머니들의 마음은 다 같지 않겠나.

△4.13 총선 전 천정배 의원이 신당을 준비할 때 깜짝 등장했다. 또한 축사를 해 천정배 신당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당시 배경이 궁금하다.

▶천정배 의원이 축사를 부탁을 해 제가 축하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 거절했다. 당시 문재인 대표나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수석최고위원이 가서 축사를 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아무도 안 온다고 해서 내가 간 것이다(웃음). 당시에는 총선을 앞두고 있었고, 대선을 앞둔 중요한 시기였다. 오직 민주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천 의원의 세력까지 우리가 껴안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가 승리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있었기에 축사를 한 것이다. 천정배 신당에는 합류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민주당과의 연결고리는 있어야한다고 생각했다.축사한다고 했을 때 말리는 사람도 정말 많았다(웃음). ‘우리와 경쟁할 당에 왜 축사를 하느냐’와 ‘역시 김두관’이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로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정말 큰 문제다. 현안에 대해 국정 전반에 혼란과 말이 많은데, 이 문제는 위법을 떠나서 위헌을 한 것이다.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국기를 문란하게 만들고, 국정을 농단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 더 이상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고 박 대통령이 국정을 보는 것 자체가 국정 혼란이자 국정마비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하고 있기에 대통령도 아닌 것이다.

그러나 형식적이라도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심과 배척이 생기면서 국정혼란이 생기는 것이다. 적어도 그 분한테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이지만, 그 분은 애국심이 있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유일하게 합법적 선출기관인 국회가 선출하는 총리에게 전권을 주고, 국정에서 손 떼고, 2선에 남아야 한다. 그렇게 안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과도거국내각을 생각하는 건가.

▶대통령의 하야는 차치하고 대통령이 국정을 계속 보는 것 자체가 헌정중단이라고 본다. 어쨌든 대통령이 질서 있는 퇴진을 하는 것이 국정혼란을 수습하고, 정리되는 게 바람직하다 보고 과도거국내각으로 합의를 해 진행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회가 추천하는 과도내각 총리에게 1년 4개월을 위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자당 민병두 의원이 주장한 것처럼 6개월 정도의 시간 갖고, 각 당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정권을 승계하는 것이 헌정중단도 막을 수 있고 바람직하다. 답은 이미 나와 있는데 실행을 안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여당 내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탈당, 野3당은 하야를 주장하는데.

▶박 대통령의 지금 행보를 보면 하야할 것 같지는 않다. 한광옥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이 새로 보강됐는데 솔직히 이 사람들이 대통령에게 정확한 민심을 전달하는 것 같지는 않고, 이들을 중심으로 대통령은 끌고 가겠다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며칠 전 국회 방문도 시간벌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헌법에 있는 국무총리에게 내각 통할권을 준다? 각부처 장관을? 임명제청권, 해임건의 자체가 대통령이 키를 쥐고 있는 상황에 이중권력을 야기할 수 있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본인이 애국심이 있다고 했지 않나. 이럴 때 국민의 민의를 받아 결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하야를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과도중립내각을 말하는 것이다.

광장에서는 하야를 주장하지만, 국회에서의 권한은 탄핵이다. 하야와 탄약이라는 투트랙으로 가던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것은 탄핵이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헌재 심판까지 6개월 정도 걸린다. 제왕적 대통령제, 5년 단임제라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다 느끼지 않나. 이 상황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거법도 바꾸고, 선거구도 정리하고, 정치시스템을 바꾸는 권력구조를 새로 바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치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

또한 탄핵 절차에서 새누리당이 반대하면 그게 되겠나. 수사를 지켜보고 위법사실이 더 들어나게 되면 탄핵을 할 수밖에 없다. 탄핵 절차를 밟으면 최장 180일인데 오히려 질서 있는 퇴진이 될 수 있지만, 광장 민심이 그걸 또 허용할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학생들도 나서는 상황이라 6월 항쟁, 4.19를 능가하는 것 같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와도 인연이 깊다. 거취 문제에 대한 논란이 크다.

▶직접 통화는 못해봤다. 주변 정황을 듣고 주변 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는 했는데 심정은 이해가 간다. 본인 말로는 충분히 야당과 이해가 됐다 생각하고 받았는데, 알고 보니 청와대 정무라인이 무너져 있었다.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총리 제안을 받은 것으로 비쳐져 본인은 모르지만 야권에서 보면 총리하고 싶어 받은 것이라 생각하는 거다. 또한 국회의 동의 없이, 어떻게 보면 국민으로부터 탄핵을 이미 받아 권위가 없고 대통령 자격도 없는 사람이 임명한 것이라 어떻게 보면 총리직을 수행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본인 스스로 총리 내정직을 철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참 안타깝다.

△상임위가 기획재정위다. 최근 한국 경제의 위기와 미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경제 기조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주력 산업인 조선, 해운, 석유, 화학, 철강 등 전반적인 한국 경제가 다 어렵다. 국가부채와 가계부채도 증가하면서 저성장기조로 가는 상황인데 이것을 돌파하는 것이 정치인의 리더십이다. 우리 국민은 어려운 과정 거쳐서 성장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실제로 남북경제협력, 더 나아가 북방경제를 통해 경제 활로를 뚫어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통일문제나 남북경제문제를 굉장히 중요하다 본다. 북한의 무궁한 자원과 노동력,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을 통해 활로를 뚫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되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북한의 김정은이 통제가 불능이라 표현을 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을 완벽하게 통제를 해야 한다. 그것이 외교를 통해서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서든 노력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을 잘 관리해 북방경제 활로를 열지 못한다면 일본의 20년 침체를 대한민국도 겪을 수 있다. 경제문제와 남북문제는 더 깊게 연계 돼 있는 것이다.

또한 얼마 전 브렉시트 상황이 왔을 때 우리 정부는 그야말로 호들갑을 떨었다. 미국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니 한은 총재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던데, 사실은 시간을 갖고 대응을 해야 한다. 트럼프 체제가 출범하고 나서 차분하게 봐도 늦지 않다. 대한민국은 수출 국가다. 트럼프는 미국 중심의 고립주의를 채택하고, 한미FTA는 일자리를 뺏는 부정적인 인식과 방위비 문제도 있지만, 그 흐름에 대응을 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청년 실업 및 양극화 심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년 실업,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문제까지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할 만큼 심각하다. 정부에서는 매번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들이 시장과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야긴데, 그래서 현장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 정부 담당자들과 정치인들이 자료와 통계에 의존하는 한 이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다.

△차기 리더십을 말했다.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고 대한민국 미래를 말할 수 있나. 사회안전망이 무너지기 때문에 부동산‧조세 정책 등을 통해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도 계층간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바로 국회가 그 구조와 생태환경을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격차해소가 될 수 있는 구조를 짜고, 정치집단이 그 기조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되지 않겠나.

장기적으로 보면 개혁적 보수세력과 합리적 진보세력이 주도권을 잡거나, 번갈아 가면서 집권을 할 수도 있고 정말 어려우면 대연정을 할 수도 있다. 대연정과 관련해 독일에서 겪은 것은 지방정부를 운영하면서 소속 당이 다르더라도 “우리 시가 어려워서 힘을 합하게 됐다”고 항상 그들은 답했다. 지금 우리는 레토릭으로만 ‘경제‧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하지만(웃음). 우리도 당론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정당이 좋은 법안, 좋은 정책을 낸다면 국회도 서로 협력도 하고 그것을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또 기억나는 것은 독일에 있을 때 여야 의원들이 독일을 방문했는데 독일을 방문한 모든 의원들은 독일식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인천공항 도착하면 다 까먹는다(웃음). 저도 까먹지 않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향후 대선 정국을 전망한다면.

▶현 정국에서 내년 대선까지 전망한다는 게 쉽지가 않다(웃음). 그야말로 변수가 너무 많다. 박 대통령이 하야나 탄핵이 되면 대선 일정에서 앞당겨지는 또 상황이 바뀐다. 어쨌든 현재 문재인 전 대표가 야권에서도 압도적이고, 전체도 1위인 상황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치 역동성이 커 장담할 수는 없다.

민주개혁진영이 어떻게 하면 대선을 승리를 해 국가 경영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이 크다. 민주당 중심으로 야권, 시민세력이 함께 대선을 잘 준비해 정권교체를 위한 고민도 많다. 향후 대선 정국에서 크던 작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열심히 활동하며 대선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

△20대 국회에서 주력하고자 하는 법안이나 지역구 현안이 있다면.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실현해보고 싶다. 행자부 장관과 경남도지사를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 지방자치의 실질적 인정과 발전을 모색하고 문제점들은 개선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간 대등한 입장에서 지방분권의 발전을 위한 ‘중앙-지방협력회의 설치법’을 대표발의 했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고 법안을 8개정도 발의했는데 대한민국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양극화 격차를 해소하는 법안을 꾸준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역구 현안은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있다. 김포시는 수도권 중 인구가 가장 급속도로 늘어나는 곳이라 교통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2018년에 김포 지하철을 준공하게 되는데 투입되는 비용이 전부 김포시 예산과 신도시개발이익금으로 하다 보니 다른 부분에 투입될 필요한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국비확보가 가장 중요하고, 국도와 시도의 개선을 통해 또 다른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20대 총선 때 어렵게 당선시켜 준 김포시민들을 위해 약속했던 일들을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논어에 나오는 ‘민은 불환빈 활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말이 있다. 국민은 가난에 분노하기보다 불공정한 것에 화낸다는 말인데, 고등학교 이후 40여년을 좌우명으로 삼아왔다. 이 좌우명처럼 요즘 말로 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어머니께서 늘 말씀하시던 ‘언덕은 낮춰 봐도 사람은 낮춰보면 안 된다’는 말이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사람을 존중해야 하고 애국심을 가져야 한다. 애국심이 국기에 대한 경례나 거창한 것이 아닌 늘 국민과 나라를 사랑하고 사심 없이 노력하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정치인 김두관은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은가.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의 시대를 여는 대통령이 되고 싶지만(웃음) 농담이다. 그래도 차근차근 해야 할 일이다(웃음). 초선 의원이지만, 28년간 많은 정치권 안팎으로 많은 경험을 했다.

개인적으로 한국사회가, 특히 자라나는 미래 세대들에게 조금 더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 시스템은 너무 경쟁에 치우쳐져 있다. 게다가 경쟁 과정에 있어 반칙들이 너무 많다. 최소한 출발 선상에서 같이 출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헬조선’이란 말이 왜 나와야 하는가. 실력이 있으면 실력을 인정받고 그것으로도 충분히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정치적 역량을 전력을 다하고 싶다.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유연한 행보를 보이니 항간에선 저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선이 있다고 살아왔고 행동해 왔다. 민주당에 몸을 담고 있으면 당의 이념, 노선, 가치를 지키며 유연하게 행보를 할 수 있지만 그 선을 넘어가는 발언이나 행동을 해선 안 되는 것이다. 이런 정치는 절대 동의하지 못한다.

저는 유연하게 행동하면서 누구보다 중심을 잘 잡았다. 경남에서 새누리당이 유리한 것을 왜 모르는가. 나 자신의,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여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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