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신상언 기자] 매스미디어의 대표 주자로 활약하던 TV의 시대가 저물고 ‘1인 미디어’가 부상하고 있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이 먹방과 여행, 게임, 토크 등을 주제로 한 BJ를 앞세워 콘텐츠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유튜브의 월 사용자는 전세계 약 10억명에 달한다. 국내 대표 1인 미디어 플랫폼인 ‘아프리카TV'도 하루 평균 편성 건수가 10만 건에 이른다. 하루에만 10만명을 넘는 사람들이 개인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1인 미디어의 성장세에 발맞춰 MCN(Multi Channel Network)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도 생겨났다. MCN이란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1인 미디어와 창작자를 육성하는 사업이다. 아프리카TV, 유튜브뿐만 아니라 네이버의 ‘V앱’, 다음의 ‘TV팟’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최근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단법인 MCN협회가 올해 3월 공개한 ‘국내외 MCN산업 동향 및 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미디어’를 이끄는 MCN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1650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 및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국내 유튜브에 업로드된 1000개의 인기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지상파 콘텐츠가 101개, MCN 사업자가 생산한 콘텐츠가 413개를 차지하고 있었다. 1인 미디어의 위상은 수익면에서도 드러난다. 1000개의 영상이 벌어들인 광고 수익은 1000억원이었는데 이 중 지상파가 283억, MCN사업자가 314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의 영향력이나 수익 측면에서 1인 미디어가 지상파를 따라잡고 있는 형국이다.

기업과 정부도 1인 미디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5월 체계적인 미디어교육을 위해 시청자미디어재단을 설립, 시청자에게 방송장비를 무료로 대여해 주고 방송을 직접 제작할 수 있도록 시청자 중심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미 청소년, 주부, 장애인, 어르신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1인 미디어시대의 주역으로 탄생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1인 제작자들이 만든 방송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IPTV에 스타 BJ(Broadcating Jockey) 유튜브 콘텐츠를 채널화 하는 등 관련 플랫폼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최재용 한국1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은 “기업도 1인 미디어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해외 마케팅 등 성장 전략을 모색해 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1인 방송인이 화장하는 콘텐츠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으로 송출되면 그것을 본 사람들이 한국 화장품에 대해 호감을 갖고 곧 매출로 연결 된다”고 설명했다.

인기 크리에이터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중심에 있는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명 BJ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수입을 얻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도 출연하고 광고도 찍는 등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대도서관’은 지난해 기준 유튜브 구독자 수가 무려 110여만명에 이른다. 게임을 하면서 해설을 덧붙이는 콘텐츠를 주로 생산하는데 총 조회수가 4억 뷰에 달한다.

지상파 개그맨으로 데뷔했다가 1인 미디어 방송인으로 전향한 ‘최군’ 역시 인기 크리에이터다. 유튜브 구독자는 10만여명으로 다른 인기 크리에이터에 비해 적지만 아프리카TV 방송국 내에서 누적시청자 수는 1억8000만명을 넘는다.

이밖에 게임 방송을 하는 ‘로이조’, 시사방송을 진행하는 ‘망치부인’ 등 다양하고 개성 있는 1인 방송인들이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1인 미디어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부작용은?

1인 미디어의 위상만큼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크리에이터와 유통·송출을 담당하는 플랫폼 사업자간의 광고수익을 둘러싼 갈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대도서관, 양띵, 밴쯔 등 아프리카TV의 유명 BJ들이 탈퇴 선언을 했다. 사전 협의 없이 광고 송출을 한 BJ에 대해 아프리카TV측이 제재를 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BJ들은 “우리는 아프리카TV의 소속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간섭과 규제를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튜브의 경우 광고 수익의 45%를 취하고 MCN 사업자와 크리에이터가 나머지 55%를 가져가는 구조다. 때문에 1인 방송인이 실질적으로 가져가는 광고 수익은 전체의 11~16%에 불과한 실정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가의 문제와 역할에 따른 수익구조 문제는 이제 막 성장세에 들어선 1인 미디어 사업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밖에 음란 콘텐츠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다. 사전심의가 지상파 방송에 비해 소홀할 수밖에 없고 음란 콘텐츠로 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재용 한국1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은 이에 대해 “몇 달 전에도 아프리카TV에서 음란 방송 때문에 대대적인 규제에 나선 적이 있다”며 “모니터링 강화와 방통위 차원에서의 규제를 통해 처벌을 강화하고 선례를 남긴다면 음란 콘텐츠가 근절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유진희 MCN협회 사무총장도 “규제 대신 지원 차원에서 1인 미디어를 관리 감독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민-관을 연결하는 중립단체들이 관리와 운영을 총괄하면서 양질의 콘텐츠에 ‘클린 콘텐츠’의 지위를 부여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조언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