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현)

독자 여러분 중 저유적금을 만기까지 유지한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돈이 생기면, 생활의 여유가 좀 생긴다면 꼭 저축하리라 다짐하며 만들었던 적금 계좌의 잔고가 최고 가입금액인 5만원 그대로 남아있는 암담한 현실. 오늘은 너무도 뻔 한 얘기이지만 소비 이전에 저축부터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주제다.

사실 자동이체란 주기적으로 보통은 매월 단위로 정해진 날짜에 약정된 금액을 출금해 해당 계좌에 이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견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이 행위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돌이켜 보면 본인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의 많은 일을 가능케 한다. 자동이체는 인간의 소비 욕망이라는 본능을 거스르게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복리의 마법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유적금은 말 그대로 ‘내가’ 원할 때 ‘나’의 의지로 수시로 저축하겠다는 상품이다. 그러나 경험으로 볼 때 이게 참 쉽지 않다. 결국 시스템적으로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입금이 돼야 저축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안 될 것 같아 보여도 시간이 흐르다 보면 남은 예산 범위 내에서 생활하는 법도 익숙해지게 된다. 이것은 독자 여러분 중 상당수가 경험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개가 끄떡여질 것이다.

덧붙여 자동이체를 잘 활용하면 ‘복리효과(Compoundding Effect)’를 누릴 수 도 있다. 가령 1년 후 만기된 상품의 원리금을, 원금은 재예치하고 이자는 써 버리면 결국 연단리가 되지만 원금뿐만 아니라 이자도 함께 재예치한다면 연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매월 이자를 지급받는 예금이나 월 이자 지급식 ELS의 월 수익을 자동이체를 통해 월 적립식 상품에 추가 가입한다면 ‘월복리’로 자금을 운용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복리의 마법’이란 어쩌면 금융상품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복리 개념을 적용한 투자에서 비롯된 결과인지도 모른다.

효율성 극대화

북리효과외에도 자동이체를 통해 방카슈랑스의 대표적 상품 중 하나인 저축성보험의 만기 환급율을 보다 효율적으로 높이는 방법도 있다. 상품마다 다소 상이하지만 일반적으로 저축성보험은 납입금액의 두 배까지 추가납이 가능하다.

최초 상품 계약 이후 자금의 여유가 생길 때 추가로 납입한다면 수수료 측면에서 신규계약을 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그런데 이를 알면서도 여유자금이 있다고 수시로 번거롭게 은행에 혹은 보험사에 전화해서 추가납입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 적은 금액이라도 추가납 자동이체를 약정해 놓으면 어떨까. 만기 시 당초보다 닙입원금이 많아졌기 때문에 당연히 환급금액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자동이체로 인한 꾸준한 납입으로 적은 수수료 비용으로 기 투자된 자금과 함께 연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원금 대비 만기에 돌려받는 비율인 만기환급률은 더 높아지게 된다.

이처럼 더 많이 저축하면 더 많은 원리금을 받게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습관의 시작은 ‘자동이체’로 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복리의 마법도, 추가납 이체의 효과도, 이젠 자동이체를 통해 한 번에 누려보자.

 

Who is?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PB팀장(현)

서강대 경제학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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