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로고 교체 속내

SK의 로고가 빠르면 이달 중 본격 교체된다.
SK그룹은 지난 98년 로고를 바꾼 이후 7년 만에 다시 로고 교체를 추진하면서 그룹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
당초 7월경 로고를 교체할 예정이었으나 새로운 로고에 대해 그룹 내에서 의견이 분분해 3개월 정도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SK의 기업 경영이념을 ‘이윤극대화’에서 ‘행복극대화’로 바뀌었고, 기존 마름모꼴의 로고가 그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아 친밀감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로고로 교체키로 한 것”이라며 “현재 교체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여서 빠르면 이달 중이나 늦어도 연내에는 로고가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이러한 SK의 로고 교체작업에 대해 대규모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되는 등 이미지에 큰 흠집을 냈던 ‘최태원’ 회장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의 대규모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으며,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자격시비에 휘말리는 등 그룹 총수로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었다.
특히 이번 로고 교체작업은 최태원 회장의 직접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을 알려졌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SK가 분식회계와 경영권 분쟁을 거치면서 추락한 그룹 이미지를 로고 교체작업으로 쇄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잘 사용하던 로고를 비용부담까지 감수하며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최태원 회장의 의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SK의 주요 업종인 주유소와 이동통신 대리점의 로고를 전부 교체할 경우 수백억에 이르는 교체 및 홍보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그동안 SK그룹 내에서는 로고 교체를 놓고 계열사 경영진들 간의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당초 7월경에 예정됐던 로고 교체작업이 3개월 이상 지연됐다.
이미 지난 6월 경 로고 변경 최종안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내부 갈등으로 인해 교체작업을 미루다 최 회장이 로고 교체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의 로고 변경에 대해 일부 계열사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최태원 회장이 분식회계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로고 교체작업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국에 수천여개에 이르는 주유소와 대리점의 간판교체와 로고 홍보비용을 감안하면 수백억이 소요돼 그룹 계열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로고 교체는 ‘행복극대화’라는 경영이념과 친밀감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 단순히 그룹 총수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확대해석일 뿐”이라며 “CI 작업이 아닌 로고만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주유소나 대리점은 점진적으로 간판을 교체해 비용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로고 교체가 신중히 이뤄져야 하는 작업인 만큼 한 명이라도 반대의견을 내놓으면 그것까지도 반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지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SK로고 어떻게 바뀌나

이번에 교체되는 SK 로고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기존 마름모꼴 모양에서 탈피해 LG·GS와 같이 변형된 글자에 도형이 밑바탕에 깔리는 형태로 로고의 안정감과 친밀감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존 로고가 마름모꼴로 각진 모양이기 때문에 로고로써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둥글둥글한 도형에 ‘SK’의 변형된 글자가 삽입된 형태가 될 것”이라며 “경영이념인 ‘행복극대화’와 주력사업 등의 의미를 포괄하는 이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또 이번 로고 교체와 함께 SK의 슬로건인 ‘고객이 OK할때까지 OK! SK!’도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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