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신상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오는 12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중산층이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27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 대출금리도 인상될 것이라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시중금리도 자연스레 오르기 때문.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은행들이 지난달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신한은행 2.75→2.94% ▲국민은행 2.80→2.90% ▲우리은행 2.85→3.17% ▲하나은행 2.71→2.77% 등으로 한 달 새 0.06~0.32%포인트 올랐다.

금리인상은 가처분소득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중산층이 안고 있는 부채 상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257조 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다. 9월 기준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517조 9000억원에 달한다.

또 당장 내년부터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과 2018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각각 37만3360가구, 39만5913가구로 추산된다. 지난 5년간(2012~2016년) 연평균 입주 물량(23만8225가구)보다 10만 가구 이상 많다.

집값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부동산 시장도 침체되기 때문에 집을 처분해 빚을 갚고 싶어도 거래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비싼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제2금융권을 이용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결국 과도하게 대출을 끌어다 집을 장만한 경우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위험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계부채는 단기적으로 못 줄인다. 서민들 생계형 대출을 금리 올리고 안 빌려주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파산하란 얘기 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3% 수준인데 1%만 올라도 원리금 부담이 30% 증가하게 된다"며 "내년부터 공급과잉으로 집값이 조정을 받게 되는데 금리까지 갑자기 오르면 하우스푸어가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발 금리인상에 대해선 "최근 국내 경제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바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며 "충격 완화 차원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6~8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금리를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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