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신상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삼성전자 사내 등기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지난 2008년 이건희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8년 만에 다시 삼성 오너가에서 등기이사직을 맡게 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그룹을 직접 진두지휘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등기이사에 오른다. 향후 이 부회장은 이사회의 일원으로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이는 최근 갤럭시노트7의 리콜에 이어 단종 사태로 야기된 삼성 전반의 위기상황을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이번 등기이사 등재가 악재를 털어낼 묘수가 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단종함으로써 내년 1분기까지 총 7조원의 비용이 소모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3분기 잠정실적 수정 발표를 통해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으로 각각 2조원과 2조6000억원을 하향 조정 발표했다.

이번 책임경영 행보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한 기업역량 강화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주주총회를 통해 프린팅 사업부 분할 매각을 결의한다. 미국 HPI에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문 일체를 포괄 양도하는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결정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11월1일자로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를 분할, 자회사를 신설하는 절차를 거쳐 1년 내 회사 지분 100%와 관련 해외자산을 HPI에 매각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프린팅 사업을 HPI에 매각한 후에도 국내에서 당사 브랜드로 프린터 판매를 대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룹 역량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삼성전자의 인수합병은 이재용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올해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와 캐나다 스타트업 광고 업체 애드기어 인수에 이어 북미 가전 업체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IoT(사물인터넷)와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단행할 올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갤럭시노트 7 중단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관련 회사들에 대한 인사 범위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이상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어 관계사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는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향후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 체제로 운영되며 이 부회장은 신사업 및 해외사업 진출 등 규모가 큰 의사결정과 대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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