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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점령한 짝퉁 전문가] 시청자 골탕 먹이는 쇼닥터‧방변 ‘활개’
  • 신상언 기자
  • 승인 2016.10.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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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신문=신상언 기자] 방송가에 건강과 교육, 생활법률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전문가 난립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18일 방송가에 따르면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 등에서 방영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은 100여개가 넘는다. 이들 프로그램은 의사와 변호사 등을 앞세워 전문성을 강조하며 시청률 잡기에 혈안이다.

하지만 방송 전문가들은 대다수 프로그램이 쇼닥터와 방변(방송하는 변호사)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쇼닥터의 경우, 방송에 출연해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시술을 홍보하거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추천하는 등 간접, 과장, 허위 광고를 일삼고 있다는 것. 공익성을 담보로 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피해는 결국 시청자 몫이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징계 사례도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8월 방송을 통해 자신이 만든 어성초 제품이 발모에 효과가 좋다고 홍보한 A원장에게 ‘쇼닥터 1호’라며 중징계를 내렸다. A원장은 이 제품을 방송에서 홍보하고 인터넷으로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지만 대한모발이식학회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잘못된 정보의 전파 사례는 다양하다. 이를테면 변호사가 나와 뜬금없이 연예가 소식에 대한 논평을 한다든지 전직 형사가 나와 정치평론을 하는 식이다. 또 주식전문가로 출연해 인기를 끌던 사람이 사기꾼으로 밝혀진 경우도 있다.

이렇듯 전문가의 탈을 쓴 비전문가들이 많아진 건 출연자와 제작자 간 목적이 일치한 결과다. 출연자는 방송에 나와 자신의 얼굴을 알려 영달을 추구하고 제작자는 연예인보다 싼 출연료에도 방송을 잘 이끌어 가는 이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방송 생리상 실제 전문가보다는 전문가를 자처하는 입담 좋은 이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문가 출연자를 선정할 때 보다 명확한 검증과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비전문가?

쇼닥터 못지않게 잘못된 정보나 사적이익 추구로 문제가 되는 게 바로 변호사, 주식 전문가 등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변호사들이 법의 영역을 넘어 정치·경제·사회 심지어 문화 영역까지 나가 자신의 견해를 늘어놓는다. 자칫 오류에 빠질 수 있음에도 시청자는 있는 그대로 믿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1월 종편에 단골 출연하던 배승희 변호사가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했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조희팔 연루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사실여부를 떠나 변호사가 나와서 이야기할 영역은 아니었다.

짝퉁 주식 전문가도 있다. 지난 9월 구속된 일명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도 주식 전문가란 타이틀로 방송을 누비고 다녔지만 허위 정보를 퍼트리며 사기행각을 벌인 범죄자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변호사나 금융전문가 등의 무분별한 방송 출연에 대한 규제 방안이 마련돼 있지만 쉽게 근절되지 않고 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2조 2항은 금융·부동산 투자자 자문 행위에 관련된 행위를 처벌한다. 또 14조 ‘객관성 조항’은 분야에 관계없이 방송에 나와 객관적이지 못한 사실을 유포하는 사람을 규제한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성진 변호사는 이에 대해 “법률전문가로서 방송에 출연해 법률정보를 전달하는 건 공익차원에서 좋은 현상이지만 변호사가 정치·경제·사회에 대한 의견 표출이나 논평을 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본다”며 “변호사가 정치 경제에 대해 논해봤자 얕은 시사평론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실질적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는 경제학 전문가에게, 정치는 정치인이나 싱크탱크 연구원에게 자문하는 것이 응당하다”고 덧붙였다.

근절 대책은?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관련단체나 정부도 나서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 ‘쇼닥터 대응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과장 간접 허위 광고의 소지가 있는 제품과 시술은 추천하지 않는다 ▲TV홈쇼핑에 출연하지 않는다 ▲출연료를 직접 내고 방송에 출연하지 않는다 ▲검증 안 된 시술 안내 시 신중을 기한다 등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의사에게 중징계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 WMA) 총회에서 최종 통과 및 채택되기도 했다.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다양한 건강 정보들이 대중매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만큼 방송에 출연하는 의사들의 역할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윤리적 이슈임을 이번 총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심의를 강화했다. 방심위가 지난해 발표한 ‘건강·의료정보 프로그램 관련 심의 현황’에 따르면 2014년에는 중·징계, 행정지도 등 15건의 제재심의를 했으나 2015년에는 심의 건수가 86건으로 늘었다. 심의에 걸리면 해당 방송사 제작 책임자가 처벌을 받게 된다.

정기용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정보교양채널팀 차장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2조(의료행위)에 의하면 의료행위나 약품에 관한 방송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다뤄야 한다는 등 5가지 규정이 있다”며 “방심위에서 규제를 강화해 쇼닥터 문제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년에 3번 중점 심의 기간을 두고 관리감독하고 있다”며 “다음달에도 한 달간 중점 심의기간이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심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상언 기자  unshin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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