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조영곤 기자] 본지는 매주 월요일 주요 포털 사이트와 지면을 통해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따끈따끈한 신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승기를 게재한다. 눈치 보지 않는 솔직 담백한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의 니즈를 충족할 ‘짜릿! 쫄깃! 리얼 드라이빙 토크’. 이번호 주인공은 자유와 모험, 열정의 상징 지프(Jeep)의 소형 SUV ‘지프 레니게이드’이다.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대명사 지프의 75년 역사상 최초의 소형 SUV 지프 레니게이드가 패셔니스타를 자처하는 2030세대를 유혹하고 있다. 레니게이드는 지프 최초의 모델 윌리스 MB와 최강의 오프로더 랭글러의 피를 이어받았다.

그동안 지프는 랭글러 등 선 굵은 SUV를 선보여 왔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 레니게이드는 다르다. 지프의 터프함과 함께 이탈리아의 감성을 덧대면서 섹시와 큐티를 넘나드는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것.

더욱이 지난해 상반기 국내 무대에 상륙한 후 지프의 연간 판매량을 40% 이상 신장시킬 정도로 인기몰이가 대단하다.

도심과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변신에 성공한 레니게이드는 최초의 지프 월리스 MB의 강인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느낌이다.

“난 달라!”

레니게이드 측면의 짧은 오버행, 사다리꼴 휠 아치, 비스듬히 조각한 듯 한 느낌을 주는 도어 하단, 조각품을 연상시키는 짧은 유선형 라인들의 조합이 소형 SUV로는 이례적인 강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실내 인테리어 역시 기존 지프와는 확연히 달랐다. 랭글러 등은 겉치레를 싫어했다. 오로지 오프로드 달리기에만 집중한다는 듯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레니게이드는 달랐다.

가죽 소재의 시트가 고급스러움을 살렸고, 스티어링휠(운전대)과 운전석, 조수석에 열선을 적용한 것 역시 세심한 배려다. 더욱이 선루프는 각종 공구가 필요 없는 자동이다. 직관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센터페시아도 기존 지프와는 차별화된 요소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24ℓ. 생각보다 적재공간이 넉넉하진 않다.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438ℓ까지 적재공간이 늘어난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 대시보드까지 가족 소재를 적용했다면 고급스러움이 배가됐을 것 같다. 또 뒷좌석의 경우 신장 180㎝의 성인 남성이 앉을 경우, 무릎 공간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2%로 부족한 면이 있지만 디자인 평가는 ‘합격’이다.

“준비됐지?”

자유와 모험을 즐기기 위해 선택한 시승코스는 경기도 안산 대부도 일원이다. 오프로드와 해변가를 레니게이드와 함께 달려볼 생각이다.

시승에 나선 차량은 레니게이드 최상위 모델인 리미티드 2.0 AWD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2.0ℓ 터보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1630kg에 달하는 차체를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의 까랑까랑한 소리가 온몸의 신경을 자극했다. 아웃도어 마니아인 기자에게는 소음이 아닌 음악으로 들렸다. 호볼호가 극명한 디젤 사운드. 특별한 음악을 즐길 줄 알아야 오프로드가 지상 천국으로 변한다. 그 반대라면 지옥행 열차 티켓을 끊은 것.

주말을 온전히 할애한 탓에 가족과 함께했다. 9년차 캠퍼인 안지기(처) 역시 레니게이드의 포효가 어색하지 않은 것 같다.

“역시 디젤 엔진이군. 귓전을 때리는 까랑까랑한 소리는 시간이 좀 지나야 적응이 될 것 같다. 그래도 ‘난 어디든 달릴 준비가 돼 있어’라고 포효하는 야생마 같아서 든든하다.”

“뭣이 중헌디”

해안도로를 달리면서 1000~2000RPM 즉, 실용영역구간에서의 힘을 측정했다. 시속 100~120㎞까지 거침이 없다. 더딤이 없기에 도심 주행에서의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을 것 같다. 이후 가속페달에 힘을 줘서 레니게이드를 한계치까지 몰아붙였다.

속도계 반응이 빠르지 않지만 시속 160㎞까지 꾸준히 치고 올라갔다. 세단과 스포츠카라면 분명 실망했겠지만 레니게이드가 SUV라는 것을 감안하면 부족하지 않다.

동급 최초 적용 등 첨단 기능 탑재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 동급 최초로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출발과 가속이 한층 부드러웠다. 또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자 스티어링휠에 ‘윙’하고 진동이 느껴지면서 차량을 원래 차선으로 복귀시켰다. 안전운행을 돕는 ‘차선이탈경고플러스시스템’이 탑재된 것. 이밖에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과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코너링은 살짝 아쉽다. 시속 140㎞ 구간에서 코너 구간에 진입했다. 몸이 쏠리는 등 안정감이 부족했다. 그래도 지프이기에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다. 야생마를 길들이기에는 3박4일(시승기간)은 짧다는 것도 밝혀두고 싶다.

“마이웨이”

부족하지 않는 힘을 자랑했지만 역시 소음이 문제다. 속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바닥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이 커졌다. 대화와 음악 감상이 쉽지 않다. 대화는 목소리를 몇 단계 하이 톤으로 높여야 했고, 음악은 귀를 쫑긋 세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잘 포장된 해안도로를 벗어나 비포장 길에 접어들자 레니게이드의 숨겨진 본능이 꿈틀댔다. 해당 지역은 며칠째 계속 내린 비로 물웅덩이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야생마를 깨우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다.

속도를 줄이기보다는 높였다. 울퉁불퉁한 길을 잘도 헤쳐 갔다. 바닥을 움켜쥐고 달리면서도 자세를 잃지 않았다. 흙탕물이 온 몸을 덮친 물웅덩이 구간에서도 질주 본능은 깨어있었다.

탑승자 모두 이구동성으로 “역시 지프답다”고 환호성을 질렀다. 온 몸을 전율시킨 오프로드 주행 능력에 매료되는 순간이다(솔직히 처와 딸의 표정은 극혐으로 변했다. 내가 즐거우니 다들 즐거운 듯 했다.).

연비도 만족스럽다. 재원표상 복합 연비는 12.3L. 3박4일 동안 총 340㎞ 구간을 달리며 기록한 연비는 13.4L다. 급가속과 급제동 등이 반복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우수한 기록이다. 가격은 4190만원(부가세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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