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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
  • 박정익 기자
  • 승인 2016.10.1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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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나 전 의원은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 등에서 한발 앞서, 문제를 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은 2014년 3월13일 오전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사결과 설명회 및 피해자지원방안 공청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장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장애인단체 활동가에서 2102년 19대 국회에 입성한 청년 국회의원(당시 민주통합당)이다. 장 전 의원은 2013년 12월 당시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대선불복을 선언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해 정치권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의정활동에 있어서도 초선 의원답지 않게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현안들은 장하나 전 의원이 19대 국회서부터 문제제기를 했던 내용들이 많다.

장 전 의원은 4년간 더민주 을지로위원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청년들의 비정규직 문제, 환경문제, 가습기살균제, 원전 안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려는데 혼신을 다했다. 활발하게 의정 활동을 했지만 20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 당내 경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보통 선거에 패배한 국회의원은 본인의 직업으로 돌아가는 경우와 한 단체를 만들어 대표로 활동하면서 다음 선거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장하나 전 의원은 다시 시민 활동가로 돌아가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정치인에서 시민 활동가,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로 돌아간 장하나 전 의원과 <민주신문>이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환경운동연합에서 ‘시민 활동가 장하나’와 ‘정치인 장하나’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장하나 전 의원은 인터뷰 말미에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며 부끄러운 듯 주섬주섬 수첩을 꺼내들고, 한 글귀를 읽어 내려갔다.

“나는 잘난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못났다. 그런데 노력하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언제가 멋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6~7개월 정도가 지난 것 같다. 일단 엄마 노릇을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초반 1년 동안 육아에 전념하지 못하다 보니, 이제야 배우는 것이 많다(웃음). 7월부터는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보통 전 의원이라 하면 연구소장이나 대표로 활동하는데 굳이 시민 활동가로 나선 이유는.

▶보통 99% 정도는 단체를 만들어 대표를 하더라. 저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과 기존의 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는 것 중 일의 성과를 거두는 측면에서 활동가로 활동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한다고 했을 때 생각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19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활동을 했다. 당시 경험이 도움이 되는가.

▶과거 국회를 보면 하루 수십개씩 토론회가 열릴 때도 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단체가 패널로 오고, 국감 때 참고인 자격으로 와서 발언한다. 그래서 시민단체가 국회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운동에 활용한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장애인, 인권, 노동 단체들이 의외로 정치 제도나 국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처음엔 환경운동연합에 들어와서 얼마만큼 조직에 기여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쓸모가 있더라(웃음). 솔직히 제가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는 못하고, 쓸모는 있는데 다 발휘하는 것이 아닌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가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지금 아시다시피 국감 중이고 11월에는 내년 예산도 보게 된다. 이런 기본적인 국회 일정들, 행정부 일정마다 시민단체가 할 일도 많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특히 국회 밖에서는 접근하기 힘든 정보들, 공개돼 있지만 어떻게 접근하는지 많이 알려지지 않는 정보를 물어다 드리는 것 만해도 쓸모가 있는 것 같다(웃음).

솔직히 그런 정보만 가지고 있다면 이 단체들이 할 수 있는 역량은 어마어마하다. 저는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같이 일하는 분들이 일할 수 있는, 요리할 수 있는 재료를 갖다드리면 그 분들은 엄청난 작품을 만든다. 요즘 활동가로 일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19대 국회 때 발의한 법안 중 아까운 것이 있다면.

▶너무 많다. 지금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출산휴가와 관련된 법이 생각난다. 현재 여성들이 출산휴가를 신청해도 사업주가 인정을 하지 않으면 출산휴가를 쓸 수 없다. 아이는 날짜가 되면 나오게 돼있는데 출산휴가를 쓰는 것을 사업주가 인정하거나 좌지우지 한다는 법이 웃기지 않나.

그래서 출산 예정일이 다가오면 여성 노동자가 사업주에 언제부터 출산휴가를 간다고 하면 그 날짜로 시행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정말 악의적인 사업주들은 출산휴가를 보내주기 싫고 대체할 노동자도 찾기 힘든 상황에서 ‘출산휴가를 인정 안했으니, 결근한 것’이라며 이후에 퇴사시키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고치려 법 개정을 하려했는데 여야 상관없이 미쟁점 법안이라 통과가 안됐다.

▽저출산 문제도 그렇고 남일 같지가 않다.

▶딱 출산휴가, 육아휴직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저출산을 극복한다고 국회 특별위원회를 또 만들고 대통령도 그런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일하는 여성들의 일‧가정‧양육은 지금처럼 방치하면 극복할 수 없다. 아이를 낳고 출산휴가도 못가는 나라에서 어떻게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제일 중요한 것이 돈을 얼마 주는 보조금이 아니라 아빠가 육아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를 낳으면 ‘독박육아’라는 말이 있는데, 둘 중 하나가 육아를 전담하는 이 상태로는 아이를 낳기 힘들다. 상대적 박탈감 등 여성들이 독박육아를 하는 과정에서 양육자가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진다. 남성들도 6개월 혹은 3개월까지 육아휴직을 해서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지 공유해야 한다.


▽대통령 이야기가 나왔다. 현역 의원으로 처음 대선불복을 언급한 것에 대해 회상한다면.

▶후회고 뭐고 너무 오래 지난 얘기라 지금은 느낌이 많이 안난다. (지금도 SNS상에는 당시 사진이 많이 돌아다닌다.) 좋다. 그게 개인적 일탈을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니고, 그런 뜻에 다른 의원들 동참하고, 같이 의견을 내고자 했는데 아무도 없었다. 혼자 하느냐 마느냐에서 했던 것이다.

당시(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원의 답변은 몇몇 국정원 요원들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했다. 저는 국정원 댓글 사건의 판결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개인적 일탈이 아닌 업무의 일환으로 댓글을 달고 했던 것 아닌가. 처음에 문제가 지적됐을 때부터 제가 대통령의 사퇴요구를 했던 것도 아니고,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사실들을 인정한 것이다.

거기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자니 재판만 수년은 갈 것이고, 방법은 제 스스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나라도 주장을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의 판단만 있었을 뿐이었다. 법적책임을 당하진 않았지만, 정치적 평가는 제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것은 이것 때문에 다른 의정활동이 묻혔다는 것이다. 그 때 대통령 사퇴만 너무 보여 졌다. 지금은 정치권에서 뜨겁지만, 19대 때 육아휴직, 칼퇴근법, 청년일자리, 환경문제, 신고리 5-6호기 안전문제 등을 주장하는 의원이 소수였고, 크게 이슈화 되지도 않았다.

4년 내내 다루고, 의원총회에서도 발언도 했지만 웅변가가 아닌지라 다른 의원들의 공감을 못 샀다. 그래도 최근에 국감이 열리고 했던 것들을 보면 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하자면 특히 공중파, 공영방송에서 저를 다루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의정활동이 알려지기 힘들었다.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취재기자들이 “장하나 의원이라 보도하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웃음).

정치인에서 시민활동가로 변신한 장하나 전 의원이 인터뷰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최근 가장 관심 있는 사안은.

▶환경단체들이 ‘생활환경의제’라고 말하는 것이 있다. 생활화학제품, 정수기 중금속, 에어컨 환경필터, 학교 운동장 우레탄 납 검출 문제,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고등어 때문이라는 문제가 있었는데(웃음) 그것을 ‘슬로우데스(Slow Death)’라고 한다. 그동안 환경단체가 이 부분에 제대로 대처를 못해왔다.

생활환경문제에 대해 국민의 관심도 그렇고, 단체들의 관심도 지속적으로 가야한다. 이를 계기로 저희 단체도 생활환경팀이 의욕을 가지고 활동 중이고, 또 팩트체크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팩트체크는 현행법상 우리가 쓰는 화학제품에 성분공개가 다 이뤄지지 않으니까 국민을 대신해 기업에 요청하고 분석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아직 3개월 밖에 안됐지만, 시민단체들이 제도권 정치,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역량을 제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배가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근 의정감시 등 시민단체의 역량을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어떻게 제도권 정치를 감시할 것인가, 견제기능을 할 것인가에 대해 국회에서 같이 일했던 단체들과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21대 총선에 출마할 생각은 있는가.

▶그렇다. 저는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권을 떠나고 자시고 할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이 강한 필요를 느낀다거나 지지자 혹은 당에서 출마 제의가 있다면 저는 열려있다. 그러나 확률은 높지 않다. 워낙 선수들이 많다(웃음).

그러나 떨어지고 나서 다음 총선, 다음 기회에 국회로 들어가겠다는 목표보다는 빨리 일을 하고 싶은 생각에 환경운동연합에 들어온 것이다. ‘(주변에서) 이제 관뒀나, 포기 했나’라고 얘기하지만 저는 “아니다”고 답한다.

청년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그 전부터 정치를 꼭 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이 아니었다. 국회 들어갔을 때도 똑같고, 지금 똑같다. 그렇게 보이지 않나(웃음).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너무 상투적인 답변이지만 시민사회단체 활동도 넓은 영역의 정치활동이라 생각한다. 연장선상에 있다. 국회에 있든 여기에 있다는 것은 선을 넘나드는 것이기 때문에 독자들께서도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 똑같은 놈들이다 생각 안하시고 그 안에서도 변별성을 갖고 평가하고 사회현안을 바라봐주셨으면 한다. 시민활동가로서는 아...어렵다(웃음).

그리고 야욕도 있다. 부끄러운 건데 많은 사람들한테 영감을 주고 싶다. 정말 삶에 영향을 주고 싶은 국회의원 장하나 뿐만 아니라 환경운동가, 장하나라는 사람을 봤더니 정치에 관심 좀 가져야겠네, 환경에 관심 좀 가져야겠네, 비정규직 문제도 내 탓이고 해결을 못하는 게 아닌 한국사회의 문제, 정치의 문제구나, 바꿔야하는구나 라는 그런 관심이다.

어떻게 보면 국회의원 한 명이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일일 것이다. 아직까지는 전직 의원이고 시민사회 활동가도 했지만, 이 정도면 멋지고, 사람들이 영감을 받겠지라는 생각은 안한다. 정말 실력도 쌓아야 하고,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야 한다.

저는 대통령 사퇴 때문에 알려진 사람이다. 달변가도 아니고, 부끄럽기도 하고, 말만 앞서는 것도 잘 못하지만 대통령 사퇴 때문에 많이 주목해 주셨고, 활동도 봐주고 계신다.

영감을 준다고 말할 정도라면 계속해서 소통하고 화제가 되고, 그 이상의 무엇인가 있어야 하기에 저에게는 원대한 목표고 쉽지 않다.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이 대통령 되는 것보다 어렵다고 본다.

저도 나름대로 욕심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런 야욕을 품고 있다(웃음). 이 자리를 빌어 민주신문에서만 단독으로, 저 같은 사람에게 찾아와 주셨으니까(웃음). 국회의원까지 했지만, 저는 아직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저는 수첩에 항상 써놓는다. “(웃음)나는 잘난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못났다. 그런데 노력하기를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멋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마음으로 늘 노력하고 있다.

 


박정익 기자  cnatkdn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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