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박정익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달라졌다. 

야권 대선후보로 부동의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권력의지가 부족했다는 평이 있던 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현장 방문 위주의 행보를 넘어 학계와 전문가그룹을 모은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창립함으로써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염두에 둔 싱크탱크를 가동했다.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경제·외교안보·정치·지방자치 등 좌우이념에 구분 없이 원로, 중진, 신진 학자 및 전문가 5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6일 창립 심포지엄이 열린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가 참석에 눈길을 끌었다. 

또한 참석자들과 지지자 600여명이 행사장 안팎을 가득 채웠다. 그들은 연신 ‘문재인’을 연호했고, 그렇게 ‘문재인호’의 닻이 올랐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경제교체’ 프레임을 선두로 내세우며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정책공감 국민성장’ 창립 심포지움에서 ‘국민이 돈버는 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더욱이 앞으로 외교안보, 지방자치, 일자리 문제 등과 관련 “우리 언론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또 부지런히 준비 하겠다”고 답해 대선 플랜을 위한 밑그림을 구상할 것으로 유추된다.

‘경제’의 뉴문

문 전 대표의 이날 기조연설의 키워드는 ‘국민성장’, ‘경제교체’, ‘대한민국의 미래’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과거의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에서 벗어나 ‘국민성장’을 앞세워 정권교체의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국가 대개조가 필요하다며 “세상이 바뀔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한다. 제가 반드시 그렇게 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노무현재단 이사장 때부터 지지했다는 강별님씨(46/여)는 “문 대표의 연설을 들으면서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의지가 굉장히 강해졌다는 것”이라며 “자신감과 여유로움, 오늘 참석한 시민들에게 대하는 스킨십도 굉장히 좋아졌다. 연설을 위해 굉장히 많이 준비한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경제를 화두로 잡은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경제교체를 통해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경제 패러다임의 중심을 국가나 기업에서 국민 개인과 가계로 바꿔야한다. 이를 통해 성장의 열매가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국민성장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성장의 개념에 대해 “국민 개개인의 삶이 나아지는 정의로운 성장”이라며 “이제는 명실상부하게 국민이 돈 버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경제 중심이 국민 개개인과 가계가 돼야 내수가 살아나고 그 혜택이 기업에게 돌아간다. 국민성장을 통해 서민경제가 살아난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변명의 여지없는 최악의 실패이자 대한민국 굴욕의 10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수십 년 적폐를 해소하고 낡은 체제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칙과 특권과 부패에 대해선 ‘대청소’를 해야 한다는 강한 어조로 “내년 대선에서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대한민국을 대개조하는 수준으로 담대하게 바꾸지 않는다면 국민들 삶이 나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나라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강인함의 뉴문

문 전 대표는 이날 경제분야 공약으로 독립감사위원회 도입, 지주회사 의무소유비율 강화, 대표소송 활성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법인과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정상화, 특혜적 비과세감면 폐지 등을 제시했다. 

또 소득기준에 따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일원화, 누진세 개편,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비정규직문제 해결, 제조업 부흥, 저소득층 난임시술 지원, 아동수당 도입, 신혼부부 반값임대주택 제공, 노인기초연금 강화, 치매 국가책임제 등을 내세웠다.

문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정권교체로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세상, 또 문재인이 바라보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를 계속해서 말씀드리려 한다”며 “경제민주화도 성장의 한 방법으로 성장과 경제민주화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경제운용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오늘 국민성장은 경제민주화까지 포함해서 만든 종합적인 담론”이라고 밝혔다.

창립 심포지엄에 참석한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은 “과거보다 좀 더 강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된다”며 “(앞으로) 경선에 나올 다른 분들도 정책이나 비전,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많은 인재를 모아서 대권도전의 준비가 돼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정책공간 국민성장’은 상임고문에 한완상 전 부총리가, 자문위원장에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연구소장은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부소장에는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원구위원장은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등 학계와 전문가 500여 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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