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협 대출자 57만명 중 가장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본지는 제1012호부터 김병건의 여시아문을 게재한다. 필자는 한겨례신문 정치부 기자를 역임한 자칭타칭 여의도통이다. 그와 연을 맺은 정치인은 수를 헤아릴 수 없다. 본지 정치부 선임기자이기도 한 그가 여의도 정가에 감춰진 뒷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더욱이 기사로 다루지 못한 각종 이슈를 담담한 독백과 철학을 담은 칼럼 형태로 옮긴다〈편집자주〉.

필자는 최근 신독(愼獨)이라는 단어에 집중해봅니다. 사전적으로 본다면 홀로 있어도 자신을 경계 하라는 뜻이겠지요.

다산 정약용 선생은 덮고 자는 이불에게도 경계하라고 했고 퇴계 선생님은 달빛비친 그림자에게도 경계 했다고 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라는 말을 우리는 어릴적부터 들어 왔는데 여기에서 수신(修身)이 바로 신독(愼獨)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르다고 하였습니다.

수년전 모 지방자치 단체장을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에서 그는 ‘목민관’이 되겠고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습니다. 필자는 그에게 후배나 정치에 뜻을 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을 알려 달라고 했고 단체장은 자신이 거의 매일 읽고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목민심서’를 추천 했습니다. 현재 그는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어 있습니다.

박근혜 정권 초기 검찰 총장을 역임했던 채동욱씨를 기억 하시는지요. 소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원칙대로 수사 하던 채동욱씨는 조선일보의 보도로 시작된 혼외자식 논란이 일기 시작 합니다. 그때 박 대통령은 "공직자는 오로지 청렴하고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사정기관 총수인 검찰총장의 경우 더더욱 사생활과 관련된 도덕성 의혹이 제기되면 스스로 해명하고 그 진실을 밝힐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너링 좋더라”

우병우 민정수석의 아들은 “코너링도 굉장히 좋았습니다”라는 이유로 운전병으로 보직이 변경되었습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러한 서울청의 답변에 “졌다”라고 풍자했습니다. 이렇게 창의적(?)으로 대답 할 줄 몰랐다는 이유입니다.

운전병은 다른 의무경찰과 달리 사복을 착용하고 시위현장 출동과 같이 힘든 일에 나가지 않습니다. 월급도 같은 계급의 다른 의무경찰보다 많고 대기 시간이 많아서 자기시간을 갖기에 좋습니다. 이를 소위 ‘꽃보직’이라고 합니다.

신독은 소위 재물에 관련해서는 더더욱 중요하게 이야기 됩니다. 기업 경영이 잘 되면 모든 종사자들에게 이익금의 일부를 공정하게 나누어 그동안의 수고를 치하 하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입된 것이 성과급이라고 합니다.

4조원 규모의 적자(우리나라 전체 가구2,100만 추정 할 경우 가구당 약 20만원씩 지급이 가능 한 금액)상태인 대우조선해양을 소위 흑자 기업이라며 고재호 전 사장이 급여와 성과급 그리고 퇴직금 등으로 올 상반기 수령한 금액이 무려 21억5400만원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회사를 수조원의 적자상태로 만들어 놓고 성과급을 받아 가는 것은 법적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 하여도 경영진들은 신독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지기영,수기욕,위천하욕(知基榮,守基辱,爲天下谷)’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즐거움과 영광스러움을 알고 있지만 수치스럽고 어려운 것을 행하면 하늘부터 골짜기까지 품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실세의 기막힌 우연

필자는 오늘 신독을 실행하기 어려움이라고 쓰고 싶습니다. 또 일반인에게까지 수기욕(守基辱)을 권장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라면 최소한 신독을 하는 시늉은 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권력자나 유력자에게 줄을 대고 아첨 한다고 고위 공직자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얼마나 신독하기가 어려우면 정부 여당의 실세 전 부총리는 기적 같은 일을 합니다. 자신의 인턴이었던 사람이 다른 공기업에 취직을 하려고 보니 서류 면접에서 2299등입니다.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기적 같은 전화 한통에 36등으로 변경 됩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대답을 못해서 탈락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적은 또 일어났고 최종 합격을 합니다.

우병우 수석 처가는 2014년 11월 농지법 위반혐의가 있는 땅을 구입 했습니다. 물론 이 사안은 차명 거래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기적적인 우연으로 불과 몇 m 떨어진 곳에 국도 84호선이 내년 2017년 착공해 2020년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현지 부동산 업자는 "자로 잰 듯이 몇 m 차이로 도로를 지나가고, 길 하나 건너서는 수변공원이 '딱' 들어서는 곳에 땅을 산 것은 진짜 기가 막히게 '운'이 좋거나 개발 상황을 꿰뚫어 보지 않는 이상 힘들다"고 증언 하고 있습니다. 이 대단한 운 덕분에 현지에서는 부동산 시세 차액만 50억원 이상이라고 예측 합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협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소위 57만명 가운데 가장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1억원을 빌린다면 이자는 약 월 12만원 수준입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4일 국회 정무위에서 가계대출 대부분이 초고금리 대출이라고 합니다. 연 20%정도인 가계 대출의 경우 1억원에 대한 이자는 약 월 166만원입니다.

다른 사람이 없는 장소라도 조심하고 삼가 하라는 신독. 당신의 신독의 결과는 월 12만원의 이자입니까? 아니면 월166만원의 이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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