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생산 원흉 ‘부작용 봇물’ 경계령

▲연예인에게 SNS는 ‘양날의 검’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 계정은 팬들과의 소통 창구로 활발하게 사용되며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순기능을 해왔던 SNS는 금세 양면성을 드러냈다. 지난 몇 해 사이 SNS는 각종 ‘논란’의 창구가 됐다.

[민주신문=김미화 기자] 연예인들은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란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그에 따른 사생활 노출은 처음부터 각오해야할 숙명과도 같다. 연예인들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소통을 하기 위해 온라인 공간에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또한 온라인은 자신을 PR할 수 있는 좋은 홍보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스타들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대중은 여과 없이 이를 접한다. 1인 미디어 시대의 도래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 등에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요즘이다.

지드래곤 비공개 계정 게시물 유출돼 일본 배우와 열애설 곤욕
사칭·해킹 사고 비일비재, 팬 소통·홍보 효과 실수 땐 치명적

언론 매체 등을 통하지 않은 소통은 친근함을 선사한다. 간편히 사진과 동영상을 언제나 찍어 올릴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팬들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소통이냐 사생활 침해냐

하지만 최근 친밀함과 편리성을 자랑하는 SNS 등을 통해 치명적인 구설수에 오르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대중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가려는 스타들의 노력은 오히려 역효과를 얻어 지울 수 없는 꼬리표로 남는다.

배우 공유(37·본명 공지철)의 소속사 매니지먼트 숲은 지난 18일 오후 공식 SNS 계정에 ‘사칭 SNS 피해’와 관련한 글을 게재했다. 숲은 “공유의 사칭&봇 SNS가 여러 개 발견됨에 따라 팬들이 혼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공유는 개인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웨이보)를 일체 운영하지 않는다. 소식은 소속사 공식 SNS를 통해서만 전달한다. 이 점 인지하고 피해를 입지 않도록 확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소속사의 공식입장은 사칭 SNS를 통한 팬들의 피해가 많아지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 개봉한 영화 ‘부산행’과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밀정’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공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SNS를 하지 않는 공유가 ‘사칭’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면, 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28·본명 권지용)은 지난 19일 비공개로 운영하던 SNS 계정이 노출돼 곤욕을 치렀다. 특히 지드래곤의 비밀 계정에 있던 게시물 유출은 열애설로 이어지며 2차 피해를 양산했다. 게시물 중에는 지드래곤이 일본 모델 겸 배우인 고마츠 나나(20)와 진한 스킨십을 나누고 있는 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비공개 계정은 노출 직후 삭제됐다. 그러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시물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이후 지드래곤은 자신의 공식 SNS에 “나는 사람들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I can't handle people anymor)”라는 글을 게재, 심경을 드러냈다.

연예인의 SNS와 관련한 피해 호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27·본명 스테파니 황)는 광복절에 실수로 올린 일장기와 욱일기 탓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46)은 새 정규앨범 발매와 관련해 지드래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댓글’로 호된 질타를 받아야 했다. 배우 하연수(25·본명 유연수) 역시 SNS 댓글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고, 배우 최여진(33)은 모친 정모씨가 올린 양궁 국가대표 기보배(28) 선수 관련 글 때문에 구설에 올라야 했다.

기획사들 집안단속 비상

이뿐만이 아니다. 엑소 멤버 찬열(23·본명 박찬열)은 자신의 SNS에 불법 다운로드한 게임 영상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고, 사회적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다 표적이 된 스타들도 숱하다. 심지어 SNS는 열애설, 결별설, 불화설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한 걸그룹 멤버는 식사 인증샷을 올렸다가 숟가락에 비친 남자가수의 얼굴이 포착돼 열애설에 휘말렸다. 한 여가수는 잠옷을 입은 채 찍힌 사진이 실수로 올라간 탓에 팬들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SNS를 비공개 전환하거나 탈퇴하는 연예인이 줄을 잇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인터뷰에서 만난 한 유명 연예인은 SNS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너무 힘들거나 피곤해서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술을 많이 마시고 실수를 하게 될까봐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SNS는 연예인에게 ‘양날의 검’이라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SNS를 통해 대중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꾸밈없는 모습으로 친밀감을 높일 수 있고, 홍보의 수단으로써 큰 힘을 발휘하면서 SNS의 활용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번 지드래곤 해프닝처럼 한번의 실수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등 그 폐해도 크다. 해킹 사건도 빈번해 사회문제로 번지기도 한다.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들에게 SNS는 결코 사적인 공간일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SNS가 엄청난 파급력을 가졌기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예기획사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SNS를 통해 팬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는 소속 연예인 단속에 한창이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평소 소속 연예인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으로 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있다”면서 “혹시라도 무심코 올린 사진으로 인해 사생활과 관련해 논란이 될 수도 있고, 별 생각 없이 올린 글로 오해를 살수도 있어 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대표는 “SNS에 올린 글이나 사진 때문에 논란이 이어지다 보니 일부 기획사들은 소속 스타들에게 SNS를 못하게 하거나 회사가 SNS를 관리하기도 한다”면서 “앞선 사례를 계기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근한 공간인 SNS를 이용할 때 좀 더 신중하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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