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 정치 역정…“국민과 눈높이 맞춘 소통에 진력”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제 목소리를 내는 국회의원, 어려운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눈높이를 맞추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제20대 국회에 첫 입성한 초선 의원이지만, 그의 정치이력은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시간이었다. 

이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선거, 2010년 제5대 남원시장 선거,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낙선 등 10여년 간 고향인 남원에서 3번의 낙선을 경험했다. 포기할 법도 했지만 그는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강동원 의원을 제치고 당선돼 큰 주목을 받았다.

이용호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의정활동, 북한 5차 핵실험, 경주 지진, 안철수 전 대표의 고언 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눴다.

이 의원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당론에 따라가는 것이 아닌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론에 따라 돌격대 역할을 하고, 움직이는 의원들을 보면 “스스로 줄서기를 하는 것이고, 지역 유권자들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국회의원 개개인의 고유 역할을 재차 강조했다. 

다음은 이용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언론인 출신, 정치평론가로서 본인의 정치철학은

▶시대의 소명에 대답하신 훌륭한 분들이 많다. 민주화가 필요할 때 민주화운동을 주도하셨던 양김(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말 훌륭한 정치인의 소명을 다 하셨다. 저는 그 때 그 때 자기의 소신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현안에 있어 너무 당론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꼭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질문을 해주시는데, 저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제 이름이 붙은 법안을 남기고 싶다. 현재 주목하고 있는 것이 전자담배와 관련된 법안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지만 건강에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 검증도 안됐고, 또 기준에 있어 제품에 대한 허가 문제 등 미비한 점이 많다. 

▽4번의 도전 끝에 당선됐다. 포부와 소회는

▶우리 사회에 선한 긍정적 역할과 영향을 주고 싶은 것이 제가 정치를 시작한 가장 큰 이유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현재 대한민국은 시대적으로 사회적 격차가 너무 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도시와 농촌 간에 격차가 너무 커졌다. 지역구인 남원‧임실‧순창은  농촌이라 도시에 비해 매우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선거 기간에도 도농 간 격차를 줄이는데 힘쓰겠다고 유권자들과 약속했다. 다시 말해 현실적으로 지역의 발전을 위한 예산 확보에 신경 쓸 것이다.

▽총선을 통해 ‘분열은 필패’ 라는 프레임이 깨졌다. 3당 출범의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대한민국 정치사는 그동안 양당 구조, 양당 독식 구조, 서로 적대적 공생관계가 수십년 동안 이어져 왔다. 그것이 중도개혁적인, 합리적인 사람들의 성향을 반영하지 못하고 수렴하지 못하다 보니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실용적‧합리적인 사람들을 수용하지 못하고 양극단으로 몰고 갔다. 그로 인해 제3당의 출범은 정치와 국민이 수십년 동안 따로 가는 상황에 실용적?합리적인 사람들을 대변하는 중도개혁 세력이 필요하다는 열망에 나온 것 같다. 

▽3지대론이 화두다. 본인의 생각은

▶3지대론이 뭐라고 이야기하기가 애매한 면이 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제3지대론은 국민의당 밖에, 국민의당을 포함한 새로운 세력을 만들자는 것이다. 거대 양당 사이에서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고 국민의당이 흡수하는 3지대론, 이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여기에서 미묘한 차이는 국민의당이 꼭 중심이 아니고 국민의당도 녹아 들어가서 3지대를 형성하자는 것이다. 저는 국민의당이 중심이 되는 3지대론이 돼야 한다고 본다.

▽거대 양당인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 된 국민의당의 정책적 지향점은 무엇인가

▶결국 국민의당이 태동한 이유는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정치 현안을 늘 살펴보면 첨예한 이슈가 생기면 여야 간 항상 부딪힌다. 백남기 농민, 세월호 특조위, 노동개혁법의 과정을 봤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 중간 새로운 제3의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로 주도해야 하고, 그 승패에 따라 국민의당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연일 핵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의 대응을 평가한다면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것은 바로 정부다. 결과적으로 5차 핵실험까지 끌어온 잘못된 대북정책은 정부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정부는 동북아신뢰프로세스 등을 추진했지만 정책적으로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다. 게다가 올해 초 개성공단의 폐쇄 등 대북정책은 강경 드라이브 상태인데, 이 상태로 지속되면 북한이 굴복하고 우리가 원하는 것으로 나올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강경하게 가면 파국적인 결과가 올 수도 있다.

이것을 통제하고 조정하려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하기 때문에 야당의 입장에서는 늘 강경한 입장만이 능선은 아니고, 또 올바른 정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남북문제에 한 목소리를 내야할 필요도 있지만, 반면에 온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부를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전략적으로도 재고될 필요성과 유연성을 갖고 나가야 한다.

▽경주 지진 사태 이후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 신고리 원전 5, 6호기를 새로 건설한다고 하는데, 제로베이스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원전이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 통용되어 왔지만, 현재 활성단층이 있다고 보는 경북 지역 인근에 원전이 있어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 지금 아무 일이 없을 것이란 가정이 앞으로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에너지수급대책과 안전대책 등 정부가 주도적으로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금까지 원전 정책을 전략수급계획 차원에서 편의적?관성적으로 해온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주변의 인구밀집도도 굉장히 높은 편이고, 또한 공장들도 대부분 그 지역에 몰려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다른 대체 지역이 있는지, 신재생에너지 등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김영란법이 28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부패 차단’과 일부 업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란법의 명분은 우리나라의 접대, 체면문화가 부패로 연결되는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봐야한다. 농업과 축산, 화훼 쪽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면 시행령을 수정하는 것이 옳다고 보지만, 대한민국은 부패지수가 높기 때문에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김영란법이 유지돼야 한다. 소비가 줄었다고 해서 바로 바꾸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일부 업종의 타격과 투명성 확보,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 봐야한다. 

▽상임위가 운영위원회와 안전행정위원회다. 첫 국감 준비는 잘 되는가

▶안행위와 관련해선 ‘안전의 문제’, 특히 국민안전에 집중하고 있다. 현안이라는 것은 뉴스와 같이 흐름이라는 것이 있어 지진 발생 이후 원전, 집단시설에 대한 안전, 지진대책, 지진에 대한 국민안전처의 대응시스템 등 종합적인 문제를 점검해 볼 것이다.

그 다음으로 우리의 생활 대부분이 사이버에 들어가 있는데, 사이버 안전도 점검해 볼 것이다. 일상에 수만은 해킹이 있고, 개인정보 유출도 있어 사이버 안전문제도 따질 것이다. 지금 행자부에 전자정부3.0이라고 해서 국민들의 모든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있는 것이 보안상 유출이 될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 취약한 부분이 있어 사이버 안전 문제도 접근할 생각이다. 

운영위는 아무래도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될 것이다.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는 것은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하지 않는 모습이 우병우의 진퇴문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우 수석의 개인적인 부정이라고 할까, 의혹 차원을 넘어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사퇴를 시키는 게 옳다는 국민들이 많은데도 우 수석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불통의 모습과 비슷해 그 부분에 추궁이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 수석이 불출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불출석을 전제로 지금 이야기하기는 무리가 있다. 개인적인 생각은 우병우 수석이 출석하리라 본다. 왜냐하면 출석을 안 한다면 국회와 국민을 무시한 것이고,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다고 보기 때문에 만일 제가 우 수석이라면 운영위에 참석해서 정면 돌파를 할 것이다. 그래서 본인이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 해명하는 그런 수순으로 갈 것이라 본다.  

▽대선잠룡인 안철수 전 대표는 ‘양극단 세력을 제외한 합리적인 개혁에 동의하는 모든 분이 함께하기 위해 어떤 조건이든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의 의견에 동의한다. 지금 국민의당의 존립근거는 3당 구도이고, 그 3당 구도가 된 이유는 양극단 세력을 배제한 한 텐트에 모이는 3지대론, 그 중심에는 국민의당이 있는 것이다. 물론 양극단 세력이라고 해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있지만,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합리적인 사람들을 제외하고, 당이라고 하는 것이 양쪽에 있다 보니 극단을 대변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 사람을 제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실용적인 국민들, 중도통합을 원하는 중도개혁적인 사람들이 원하는 당의 모습이 되고, 어떤 사람이 대선 후보로 뽑혀서 대선에서도 3당 후보로 갈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야권 통합을 하는 순간 4.13 총선 민의를 배반하는 것이다. 또 이번 대선에서 또다시 야권 후보의 단일화는 흥행도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의당은 국민의당 중심으로 한 3지대를 만들어내고, 양극단 세력을 제외한 일부라도 흡수하는 형태로 가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도 그런 운동장을 잘 만들어 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누구든지 합리적인 세력이라면 운동장을 개방하는 신호를 보내고, 신호를 받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툭하면 야권끼리 모여 운동장의 절반을 가지고 싸우는 영토싸움이 아닌 파이를 키우기 위한 확장성을 시도해야 한다. 

또한 안철수 전 대표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평한 경쟁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흥행의 과정을 한두번 겪은 후 국민의당 스케일로 정권교체가 아닌 정권의 새로운 창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근거리에서 본 안철수 전 대표의 리더십은 어땠나
 
▶2012년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활동한 초창기는 솔직하게 안 전 대표의 현실적인 정치 감각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2014년 창당을 시도했었고, 민주당과 통합을 했고, 다시 흩어져 당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서 안 전 대표의 현실적인 정치 감각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처음에 있었던 정치적 리더십에는 인간적인 체취가 부족했다. 원칙을 강조하고, 매우 드라이 했지만, 지금은 나아졌다.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좀 더 인간적인 면모, 사람의 냄새를 가질 수 있는 리더십, 다양한 스킨십을 많이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었으면 한다. 안 전 대표가 갖고 있는 마음과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배가하고 사람의 체취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을 갖췄으면 한다. 

▽이용호 의원이 꿈꾸는 정치는 무엇인가

▶정치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여러 사람을 대신하는 대행자일 뿐이고, 요즘 말로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 어려운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눈높이를 같이 맞추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그러나 자칫하면 뽑힐 때까지는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가도 국회에서 1년이 지나면 권위에 익숙해 국민과의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데 그렇지 않는 정치인으로 남고 싶다. 그래서 겸손한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늘 마음을 내려놓고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사무실도 거의 안 채우려 한다. 원래 있던 그 자리 그대로의 마음으로 노력을 하려 한다.  

▽정치는 미래를, 다음 세대를 보는 것인데,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대한민국은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은 대부분 같을 것이다. 본인이 열심히 하면 한 평생 혹은 일생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면 족하다고 본다. 그것이 공부를 하든, 농사를 짓든, 하수구 밑에 청소를 하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면 성과가 이뤄져 사회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희망이 사라지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정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이 가진 능력은 다 다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있고, 문화적으로 발달한 사람, 체력적으로 훌륭한 사람 등 모든 사람이 가진 보석 같은 진가와 소질을 발휘하는데 있어 사회적인 틀을 마련하고 서로 보완해가며 풍요롭게 사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공사장에서 육체노동을 한다고 해서 월급을 적게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 사회적 격차를 줄여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이상적이고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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