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현대차 인공지능ㆍ삼성 VR 글로벌 기업과 일전

사물인터넷 SKㆍLG 2파전, 전기차 배터리 ‘3파전’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10대 그룹이 미래 먹거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발 빠르게 움직인 그룹은 신성장사업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반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접어야 하는 그룹도 있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내수 불황 등의 외부 변수가 주요 그룹의 신성장 사업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삼성그룹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가상현실(VR)과 바이오, 자동차 배터리 전지 분야를 미래 성장 축으로 삼았다. 삼성의 강점인 스마트폰과 결합해 VR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페이스북과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한다는 게 숙제다.

일단 출발은 산뜻하다.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갤럭시와 호환되는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온라인 전용 웹 브라우저인 ‘기어 VR용 삼성 인터넷’의 베타 버전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삼성그룹

삼성은 또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을 신축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제3공장이 완공되고 가동되기 시작하면 생산능력이 36만 리터로 증가돼 론자(26만 리터), 베링거잉겔하임(24만 리터)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또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항암제, 당뇨 치료제 등 제네릭 6개 제품에 대해 개발, 임상 및 허가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밖에 자동차 배터리 분야는 지난해 국내 울산(셀ㆍ모듈), 중국 시안(셀ㆍ모듈), 오스트리아 제틀링(팩)의 글로벌 3대 생산기지를 구축해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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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AIㆍSK 사물인터넷

현대기아차그룹은 인공지능(AI)및 친환경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연구와 투자에 집중하고 있고, 자율진행의 경우, 현재 3단계(일정조건하 스스로 주행 가능)를 구현하는 차를 양산하고 있다. 대표 차종이 제네시스다.

현대차 역시 경쟁자가 만만치 않다. 구글과 테슬라ㆍ메르세데스벤츠 등 유수 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1단계 높다.

IT를 결합한 컨넥티드차와 친환경 전기차는 상용화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6월 131대, 지난달 574대 등 판매가 늘고 있다.

반면 수소차는 개발이 완료돼 상용화됐지만 높은 가격(대당 8500만원)과 빈약한 인프라, 보조금 미지급, 소비자 구입 통로가 막혀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소차는 관용차로만 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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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미래 먹거리는 사물인터넷(IoT)과 반도체 소재, 바이오 팜, 신재생에너지이다. 사물인터넷 사업은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계열사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에 사물인터넷을 결합해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AJ네트웍스와 삼성SDS 등과 체결된 IoT 렌탈상품 접목 양해각서(MoU)도 신성장 산업 일환으로 추진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소재는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OCI머티리얼즈를 4245억원에 인수했다. 바이오 팜은 신약 개발에, 신재생에너지는 풍력발전에 방점을 두고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후발주자로 진출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사물인터넷 시장은 이를 선점하기 위한 이동통신사들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신약 개발 역시 제약업계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풍력발전은 전기 발전 용량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고민해 봐야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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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차 전지, 한화 태양광

LG그룹은 태양광ㆍ2차 전지ㆍ유기발광다이오드, 사물인터넷 등을 신성장사업 동력으로 삼았다. 태양광 모듈사업은 2018년 상반기까지 경북 구미공장 생산라인에 5200억원을 투자해 생산 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다.

태양광 사업은 2010년 첫 제품 출시 후 미국ㆍ일본ㆍ유럽 등에서 자리매김했지만 실적은 미비했다. 이 사업은 2014년 흑자로 돌아섰다.

2차 전지 분야도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등 에너지 신산업 확대 추세에 8000억원을 투자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어서 2차 전지 분야는 사업성이 밝다.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파주공장 6세대 생산라인 등 3조5000억원 규모의 선제적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태양광은 한화와 배터리 등 전지는 삼성SDI와 일전을 벌어야 한다. 새만금사업 등 사물인터넷 사업도 농민 반발을 넘어서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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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은 파이넥스 공법ㆍ고강도 전기차 강판ㆍ배터리 소재ㆍ친환경사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파이넥스 공법(FINEX, 직접제강법)은 포스코가 개발한 공법으로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사용해 쇳물을 양산하는 기술이다.

원료 전 처리 공정이 생략돼 환경오염 물질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이 공법 기술 수출을 시도하고 있다. 고강도 전기차 강판은 자동차 사업의 변화로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 전망은 맑다.

양ㆍ음극제 성격을 띤 배터리 리튬 소재 원료 개발도 사업 수익성을 높다. 전기차 등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친환경 사업으로는 포스코아이시티,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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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방산 및 태양광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방산산업은 2014년 삼성의 방산ㆍ화학 4개 계열사를 인수하고 같은 해 태양광 사업부문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했다. 올해 들어서는 두산DST(현 한화디펜스)를 인수해 글로벌 일류 방산기업과도 어깨를 견줄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한화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내수 중심의 방산산업 거래처를 해외로 확대해야 하는 점과 국내 태양광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국내 방산산업체들은 남북관계의 특수한 상황에 따른 꾸준한 수요로 국내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상태다. 태양광 산업은 국내 시장 형성 단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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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에너지, CJ 문화콘텐츠

GS그룹은 에너지ㆍ자원개발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에너지 분야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자원개발은 육상생산광구 지분투자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내년 가동을 목표로 충남 보령에 연간 300만톤의 LNG를 저장ㆍ공급할 수 있는 LNG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던 초대형 생산유전인 UAE 육상생산광구의 지분 3%를 취득해 하루 약 5만 배럴, 향후 40년간 약 8억 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확보했다.

GS는 중동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 경기 변동에 따른 LNG 공급가의 높은 편차가 극복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사진=CJ그룹

CJ그룹은 문화콘텐츠, 바이오, 생명공학을 새로운 먹거리로 봤다. 미개척 분야를 개척하는 신산업화 전략을 통해 미래 성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문화콘텐츠는 국가별 사업자들과‘합작콘텐츠에 방점을 뒀고, 바이오는 해외 설비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을 목표로 삼았다. 생명공학은 첨단 사료 개발을 통한 글로벌 축산산업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목표다.

CJ는 한류를 넘어 미드 등과 같은 글로벌한 콘텐츠 제작과 덴마크의 데니쉬 브라운, 미국 타이슨 푸드 등 글로벌 축산식품기업보다 남다른 경쟁력 확보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유통그룹인 롯데와 신세계는 기존 사업을 융합한 콘텐츠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롯데는 옴니채널(온ㆍ오프라인 융합) 서비스를, 신세계는 1조원이 투자된 ‘스타필드 하남’ 쇼핑테마파크를 미래 먹거리 보고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속된 내수 불경기에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리게 하는 것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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