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혜 인기 배턴 ‘시청률 퀸’ 예감

▲아이유는 극중 황자들과 사랑에 빠지는 화장품 회사 여직원 고하진 역을 맡았다. 연인과 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빚더미에 올라 사경을 헤매던 고하진은 개기일식과 함께 개국 직후의 고려로 넘어가 철부지 소녀 해수로 살아가게 된다.

[민주신문=김미화 기자] 가수 겸 배우 아이유(23·본명 이지은)가 SBS 새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연출 김규태, 극본 조윤영)’로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달의 연인’은 고려 태조 이후 황권 경쟁 한복판에 서게 되는 황자들과 개기일식 날 고려여인 해수의 몸에 영혼이 깃든 현대여성 고하진이 써 내려가는 사랑과 우정, 신의의 궁중 트렌디 로맨스. 원작 소설 ‘보보경심’과 동명의 중국 드라마가 크게 히트해 제작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아이유는 이번이 첫 사극 도전이다. 지난해 김수현(28)과 주연한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연기자로서 기대감을 높인 아이유에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황자들과 펼치는 궁중 트렌디 로맨스 이준기-강하늘과 주연 입맞춤
현대서 고려로 타임슬립 해수 역, “새로운 연기 변신 기대하세요”

아이유는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달의 연인’ 제작발표회에 김규태 PD와 조윤영 작가, 동료 배우들과 함께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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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는 총 8명의 황자가 등장한다. 모두 왕건의 아들이다. 이준기(4황자 왕소 역)를 시작으로 강하늘(8황자 왕욱 역), 홍종현(3황자 왕요 역), 남주혁(13황자 왕욱 역), 백현(10황자 왕은 역), 지수(14황자 왕정 역), 그리고 조선시대의 세자에 해당하는 정윤 왕무(김산호)가 있다. 황자를 연기하는 이들은 마치 좀 나간다 하는 대세들을 한 자리에 모은 듯 면면이 화려하다.

그러나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첫 사극 연기를 펼치게 된 아이유에게 쏠렸다. 아이유는 15살인 2008년 가수로 데뷔해 ‘국민 여동생’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인기를 얻었으며, 2011년 KBS ‘드림하이’로 TV 드라마에 데뷔하면서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이후 KBS ‘최고다 이순신(2013)’, ‘예쁜 남자(2013)’, ‘프로듀사(2015)’ 등에서 연기 경력을 쌓았다.

아이유는 “사극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썼다”고 첫 말문을 열었다. 이어 “초반에는 사극적인 어투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해수가 현대를 살았던 인물인 이유도 있고 감독님도 그렇게 지시를 하셨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타 사극과는 다르게 조금 더 신선한 느낌을 초반에 주고자 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회차를 거듭하면서 해수는 조금씩 고려 말투를 사용한다. 현대여성 고하진이 고려여인 해수로 성장하는 모습이 점차 표현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달의 연인’은 왕건 사후 황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황자들과 해수가 써내려가는 사랑과 우정이 극의 축이다. 아이유는 8황자 왕욱의 아내 해씨부인의 육촌 동생 해수 역을 맡았다. 현대여성의 영혼이 깃든 탓에 다른 고려여인들과는 다른 말과 행동, 사고방식을 가지게 돼 황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다. 황자들 사이에서 여러 사건사고를 겪으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캐릭터다.

이날 4황자 왕소 역을 맡아 아이유와 호흡을 맞춘 이준기(35)는 극찬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이준기는 “아이유가 전작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특히 많은 걸 보여줘야 하는 어려운 역을 맡았다. 거의 원톱 수준이다. 그래서 기대도 컸고 걱정도 됐는데 정말로 훌륭히 해냈다. 촬영을 두 번 정도 함께 했을 때부터 오히려 내가 기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배우 아이유’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상대배우의 칭찬에 아이유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차세대 ‘흥행보증수표’ 될까

‘달의 연인’ 연출을 맡은 김규태 PD도 아이유가 예술적 감성, 작품 해석 능력, 디테일 한 연기력을 겸비한 영리하고 천재적인 배우라고 평가했다. 김 PD는 “‘달의 연인’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서의 발걸음을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깜짝 놀랄 정도로 에너지가 많은 배우였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적인 감성과 이성적인 해석 능력이 뛰어났다. 현장에서 대본을 거의 쥐고 있지 않았다. 그만큼 준비가 돼있다는 뜻이 아니겠냐”라고 칭찬했다.

그는 KBS 드라마 PD 출신으로 KBS ‘이 죽일 놈의 사랑(2005)’ ‘그들이 사는 세상(2008)’ ‘아이리스(2009)’, JTBC ‘빠담빠담(2012)’,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괜찮아, 사랑이야(2014)’ 등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신데렐라맨(2009)’, ‘해변으로 가요(2005)’,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2004)’ 등을 집필한 조윤영 작가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공개된 시사 영상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준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간의 사극에서 다소 장난스러운 모습도 보여줬던 이준기는 이번 ‘달의 연인’에서는 시종일관 진지하다. 아이유를 향해 날리는 ‘예비 명대사’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유도 그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짧은 영상이었지만 예의 발랄한 모습으로 황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사극 연기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매력을 발산하는데 결코 소홀하지 않아 기대감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달의 연인’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기존 사극의 무게감에 더해 고려 황실의 시대적인 배경을 새로운 비주얼, 영상으로 상상력을 구축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며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독특하고 재밌고, 감동적인, 기존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묘한 중독성을 지닌 사극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부작으로 100% 사전제작된 ‘달의 연인’은 ‘닥터스’ 후속으로 오는 29일 오후 10시부터 1, 2회가 연속 방송된다. 똑같이 판타지 사극 장르인 박보검(23)·김유정(16) 주연의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과도 묘한 경쟁 구도를 이룬다. 월화극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닥터스’의 인기를 ‘달의 연인’이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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