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오딧세이 SUV

본지는 매주 월요일 주요 포털 사이트와 지면을 통해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따끈따끈한 신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승기를 게재한다. 눈치 보지 않는 솔직 담백한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의 니즈를 충족할 ‘짜릿! 쫄깃! 리얼 드라이빙 토크’. 이번호 주인공은 패밀리카의 기본에 충실한 ‘혼다 오딧세이’이다.

[민주신문=조영곤 기자] “아빠. 오늘 재미있는 영화 보여준다고 했잖아. 빨리.”, “여보~ 시원한 음료수 좀 꺼내줘요.”

한가로운 주말. 모처럼 만의 여유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이다. 그것도 집이 아닌 자동차에서.

답답한 공간에서 여유를? 언뜻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무릎을 딱 치며 기자의 말에 수긍할 것이다.

여름과 함께 시작된 본격적인 아웃도어 라이프 시즌에 이름값을 제대로 할 주인공은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혼다의 패밀리카 오딧세이다.

오딧세이와 함께한 시승 코스는 일산 호수공원에서 강원도 속초를 왕복하는 420㎞ 구간이다.

출발에 앞서 디자인을 살펴봤다.

패밀리카 즉, 미니밴은 특유의 투박함 때문에 디자인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 오딧세이는 좀 다르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플라스틱에서 크롬 소재로 변경됐으며 하단부 안개등 주위와 가로 라인으로도 크롬 소재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 공기역학적 설계가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살아나 눈길을 잡았다. 측면부 역시 매끄럽게 흐르는 듯 한 번개 형상의 벨트라인을 보여준다. 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와 LED 라이트바는 향상된 시인성은 물론, 고급스러운 감각까지 선사한다.

전면과 후면에 비해 다소 뭉툭한 느낌의 후면부가 조금은 아쉬웠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존 미니밴과 차별화된 디자인 감각을 자랑했다는 생각이다.

“3열 시트, 성인 3명도 문제없다”

최대 8명이 탑승 가능한 실내공간은 넓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최근 출시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미니밴은 7명~11명이 탑승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3열 시트는 버리는 공간으로 취급되기 일쑤다. 성인 탑승은 어렵고, 어린이가 타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한다.

반면 오딧세이는 3열 시트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신장이 180㎝를 넘지 않는다면 큰 불편함 없이 어디든 갈 수 있을 듯하다.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성인 남성 3명이 누워도 될 만한 공간이 탄생한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5m와 2m를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느끼는 대목이다.

실내 인테리어도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상·하단부에 터치스크린이 장착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계기판도 화이트 원톤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돼 기존모델과 차이점을 더했다.

운전석 중앙에 위치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기존 블루칼라에서 화이트칼라 원톤으로 변경, 좀 더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한 8인치 I-MID 센터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통해 내비게이션 정보나 후방 카메라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2열과 3열을 위한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9인치 모니터와 DVD플레이어, 하단의 외부 입력장치들은 주행 중에도 영화감상과 DMB시청 등이 가능하다. 또 앞좌석과 음향시스템을 분리하기 위해 전용 무선 헤드폰(2개)을 두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더욱이 음료수 등을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쿨박스가 공조장치와 함께 설치돼 있다. 차 안에서 간단한 캔 음료나 과자 등을 먹은 뒤 생긴 쓰레기를 잘 보관할 수 있도록 쓰레기봉투 거치대도 설치돼 있다.

이밖에 사이드 도어 손잡이는 딸깍하고 당기면 자동으로 열린다. 내부에서는 B 필러 스위치 또는 내부 도어 핸들로 열고 닫을 수 있다. 전동 테일게이트 역시 한 번의 버튼 터치만으로 열고 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차고가 낮아 어린이 등의 탑승이 쉽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정숙성 돋보이지만 연비는 2% 부족

시승차량은 4세대 모델로, 혼다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3.5L VCM 엔진을 탑재해 최대출력 253 마력과 최대토크 35.0 kg·m을 발휘한다.

주행환경에 따라 가용 실린더를 3, 4, 6기통으로 변환하는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VCM: 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은 고출력과 고연비 성능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6단 자동변속기는 뛰어난 출력과 토크로 스포티하고 파워풀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또 경량화를 실현함으로써 실 주행영역 비중이 높은 복합 연비가 기존 8.8km/h에서 9.1km/h(시내 주행 연비는 7.4km/h에서 7.8km/h)로 개선됐고, 보다 넓은 기어비로 가속 성능도 향상됐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자 5m가 넘는 거구가 날렵하게 움직였다. 시속 140㎞/h까지 속도가 무리 없이 붙는다. 1천~2천RPM에서 시속 80㎞/h, 2천~3천500RPM에서 140㎞/h까지 속도가 올라갔다.

사실 급가속은 가급적 자제했다. 가족과의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패밀카의 성격을 충실히 따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140㎞/h 이후부터 속도가 더디게 올라갔지만 불만족스럽지 않았다.

스티어링휠(운전대)은 적당히 묵직하다. 5m가 넘는 거구가 코너링과 차선변경 등에서 민첩하게 요리조리 움직였다.

덩치가 커서 차선변경에 애를 먹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큼직한 사이드 미러가 이같은 걱정을 덜어줬다. 또 우측 깜빡이를 켜고 차선변경을 시도하면 사이드 미러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측면 사각지대를 실내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 두 차선까지 가시거리를 넓혀 더욱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번 시승에서는 장거리 운행의 골칫거리가 한방에 해결됐다. 장거리 운행을 하다보면 따분함과 답답함을 토로하는 아내와 아이 때문에 늘 전전긍긍이었다.

하지만 오딧세이의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미리 준비한 DVD를 틀자 실내는 어느새 영화관으로 탈바꿈했다.

음향과 영상 모두 만족스럽다. 아내와 아이가 2열 좌석에서 무선 헤드폰을 끼고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면 영화감상을 하는 동안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하며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복합 연비가 기존 8.8km/h에서 9.1km/h로 개선되긴 했지만 2% 아쉽다. 디젤 모델이 추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리어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일부 기능(USB 영상 지원 등)이 업그레이드된다면 일부 오딧세이 오너가 모니터 등을 교체하는 번거로움은 줄어들 듯 하다.

이밖에 2열에 좌석 2개만 배치하는 7인승 모델로 나왔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다. 사실 7인승이냐 8인승이냐는 큰 의미가 없다. 이동성과 공간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번 시승에서 혼다 오딧세이는 패밀리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오딧세이의 가격은 51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