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용호 공사가 가족들과 함께 이달 초께 잠적한 후 최근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통일부가 지난 17일 밝혔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주영 북한 공사의 둘째 아들(19)이 올 가을 영국의 최고 명문대 중 한 곳에 입학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태 공사의 둘째 아들은 올 가을 명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가디언은 태 공사의 둘째 아들이 런던 서부 액턴의 한 학교에 다니면서 페이스북과 왓츠앱, 농구를 좋아하고 수학과 컴퓨터학과에서 A 학점을 받는 학생이었다면서, 최근 전화연결이 안되고 페이스북에서도 사라져 친구들이 매우 걱정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다가 태 공사의 한국 망명 사실이 공식 발표되면서 친구들이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 있다는 것이다.

태 공사의 둘째 아들 친구들은 그에 대해 가디언에 "똑똑한 A학점 학생"이라고 말했다. 한 친구는 또 태 공사 둘째 아들이 안전하게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나타내면서도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입학을 놓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혹은 줄여서 임페리얼 칼리지로 불리는 이 학교는 런던의 부촌인 켄싱턴·첼시에 있는 자연과학, 공학, 의학분야 특화 대학교이다. 1907년 설립됐으며 연구 중심 대학으로써 2013년 기준 전체 교수진 중 무려 72명이 영국 학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왕립학회 회원이다. 현재까지 모두 14명의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태 공사는 2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맏아들은 26세, 둘째아들은 19세이다. 맏아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태 공사의 탈북 동기에 대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 그리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그리고 자녀와 장래 문제 등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태 공사의 자녀 중 북한이나 영국 현지에 남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또 태 공사가 공식 석상에서는 북한의 체제를 찬양했지만, 사석에서는 궁하게 살고 있는데 대한 어려움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실제로 태 공사 가족은 방 두개와 좁은 부엌이 딸린 런던 서부지역의 평범한 집에서 살았다면서, 태 공사가 "대사관에서 차를 몰고 나올 때 혼잡통행료 걱정을 하곤 한다"고 털어놓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태 공사의 망명이 영국과 북한 간의 외교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치않다면서, 영국은 2001년부터 북한 평양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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