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가운데) 전 서울시장이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열린 지난 6월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비박계 단일후보인 주호영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면서 친박계와 결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오 전 시장은 8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주호영 후보와 조찬 회동을 갖고 "가장 중요한 마지막 현장 투표가 남았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저희들도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고 주 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주 후보는 이에 "어떻게 하면 당을 혁신하고, 내년에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다 힘을 모을 수 있을지. 그런 점에 관해서 제가 말씀을 듣고 상의 드리고 그런 자리였다"고 화답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13 총선까지만 하더라도 친박계가 공을 들인 대권 예비주자였다.

당시 김무성 전 대표의 공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 전 시장은 박진 전 의원의 서울 종로 출마를 고집했고, 친박계는 오 전 시장의 손을 들어주며 그의 종로 출마를 측면 지원했었다. 친박계로서는 김무성 전 대표와 맞설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오 전 시장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세균 의원에게 총선에서 완패하면서 오 전 시장 본인의 정치적 앞날은 물론이고, 친박계의 '대선 구상'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전 시장이 비박계 당권주자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오 전 시장과 친박계는 결별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친박 이정현 새누리당 당 대표 후보는 이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비박계 단일후보인 주호영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강력 반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 뒤 "누가 어떻게 타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선 시비하지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오세훈 전 시장에게는 조금 유감이다. 누가 봐도 대권을 꿈꾸는 유력한 당내 인사로서 본인이 이런 일을 할 때는 정말 중립적 입장에서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만남이 언론에 어떻게 비춰지고 보도되고, 당원에게 비춰지고 해석될 것인가를 판단하지 못했다면 너무 실망스럽고, 그렇게 판단하고도 감행했다면 대선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신중한 처신은 아니다. 매우 유감"이라고 오 전 시장이 이날 주호영 후보를 만나 지지를 선언한 데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이 후보의 반응은 그간 친박계에서 오 전 시장을 김무성 전 대표에 맞서는 대권주자로서 공을 들여온 데 대한 일종의 '배신감'의 토로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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