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지난 28일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 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한국사회 도덕성 향상 계기 긍정 목소리 지배적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지난 28일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을 받았다.

시민사회단체는 김영란법의 본래 취지인 사회 도덕성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경제적 영향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향후 이해 상충과 같은 산적한 문제들은 해결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경제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사회 전반의 도덕성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며 "향후 이해상충에 관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면 된다"고 적극 환영했다.

참여연대는 "헌재 합헌 결정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됐다"며 "이번 결정으로 부정청탁금지법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부정부패 근절의 계기를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월드피스자유연합도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 아니겠느냐"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힘들어도 거쳐야할 과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부정청탁과 부패 척결을 통한 건전한 사회 조성과 공직자의 청렴성 증진이라는 김영란법 제정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이미 교원에 대해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중처벌 등 과잉입법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자협회는 "헌재가 헌법상 가치를 부정하는 판결을 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관행이 남아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민간에 속한 영역까지 공공기관으로 규정해 감시와 규제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영란법을 둘러싸고 3만원, 5만원, 10만원으로 정한 금품이나 경조사비 등 액수를 대통령령에 허용할 수 있는지도 논란의 대상이었다. 특히 음식점이나 유통업, 소상공인들은 금액 기준이 과도하다며 반발해왔다.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후 이들 유통업자, 자영업자, 농업인 단체들은 각기 다른 견해를 내비쳤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는 "과거 만연했던 대기업의 금품 로비 같은 관행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일부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더 높은 경제 정의를 위해서는 도덕적인 수준이 높아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자영업자총연대는 "허탈감을 넘어 강한 유감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들은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현장에서 김영란법의 경제적 부작용과 부정적 파장을 생각하면 막막함이 앞선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농업인들은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처지"라며 "사과·배, 한우, 인삼, 굴비, 전복 등 명절 특수에 대응한 고급 농축수산물의 매출 급감은 물론 국산 농축수산물을 활용한 음식점의 소비 위축까지 겹치게 돼 농축수산산업에 부정적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란법은 지난 2012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정안을 발표하고 1년여 만에 국회에 제출했지만, 위헌 논란 등으로 몇 차례 처리가 불발된 바 있다. 김영란법은 이번 합헌 결정으로 예정대로 9월28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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