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중구 바비엥2 그랜드볼룸 ‘화해와 치유 재단 출범 이사장 기자간담회장에서 대학생들이 재단 출범에 반대하며 기습 점거 시위를 하고 있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일본 정부 기금으로 설립된 '화해·치유 재단' 설립일인 28일 재단 출범에 반대하는 대학생 및 시민단체와 경찰 간 충돌이 빚어졌다.

화해·치유재단은 한일 위안부 합의 후속 조치로 일본 정부가 기금 10억엔을 출연해 설립하는 재단이다. 지난 12월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 중 하나로 알려졌다.

좋은대한민국만들기 대학생운동본부 소속 대학생 15명은 이날 오전 11시 재단 출범 관련 기자회견이 예정된 서울 중구 순화동의 한 건물에서 "위안부 합의 무효, 재단 설립 반대"라고 외치며 항의 행동을 전개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장 연단에 올라 "10억엔은 필요 없다" "한일 합의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날 화해치유재단 출범에 반대 목소리를 표출하고자 기자회견장에서 전날부터 밤을 새며 대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강제 해산시키려하자 학생들은 서로 팔을 엮은 상태로 대응하며 항의성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경찰은 학생들에게 접근해 한명씩 떼어냈다. 경찰 4~5명이 시위자 1명의 사지를 붙들고 기자회견장 밖으로 차례대로 끌어내는 방식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생들은 항의를 이어갔다. 한 학생은 "재단 설립을 반대하는 것인데 경찰은 어째서 대학생들에게 공격적으로 대하는가"라고 소리쳤다. 일부는 경찰에 끌려 나가는 중에도 "재단 설립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오전 11시30분께 연단을 점거했던 학생들은 모두 경찰에 의해 건물 밖으로 끌려나왔다. 30분 가량 건물 밖 곳곳에 흩어져 있다가 낮 12시께에는 15명이 후문 쪽에 한 데 모여 경찰에 둘러싸인 채 항의했다.

경찰은 세 차례에 걸쳐 자진 해산 명령을 했으나 학생들은 항의를 멈추지 않았고 이동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한편 출범 기자회견이 끝난 이날 낮 12시25분께에는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젊은 남성이 회견을 마치고 건물을 빠져나오는 재단 김태현 이사장과 일행 2명 등을 향해 캡사이신을 뿌렸다. 김 이사장 일행은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통증을 호소했고 이내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현장에서 연행,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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