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소라넷’ 폐쇄 후 ‘꼬OO’ 등 유사사이트 등장

접속 차단 ‘무용지물’…경찰 “끝까지 잡는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음란사이트 ‘소라넷’ 패쇄 후 유사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다. 경찰 등 유관기관의 음란사이트 인터넷 접속차단도 소용이 없다. 음란사이트들은 홈페이지가 차단될 때마다 주소를 옮겨가며 유해정보를 퍼뜨리고 있다. 경찰이 제2의 ‘소라넷’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지만 근절될지는 미지수다. 

경찰 당국이 ‘소라넷’ 유사 음란사이트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도 넘는 선정성이 문제로 부각됐다. 특히 해당 사이트들에는 각종 음란동영상이 올라와 있고 접속만 하면 얼마든지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크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제2의 소라넷을 표방하는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꼬OO’, ‘밍OO’, ‘꿀OO’ 등이다. 더욱이 이들 음란사이트는 우회 경로를 거치지 않아도 텀블러, 트위터 등 해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하면 접속이 가능하다.

이들 음란사이트 가운데 가장 활발한 사이트는 ‘꼬OO’이다. 이 사이트는 소라넷과 달리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다수의 게시판에서 각종 몰래카메라(몰카)와 아동ㆍ성인 음란물을 별다른 제한 없이 볼 수 있다.

특히 이 사이트에 게재된 음란물의 경우 일반 여성이 적지 않아 피해 우려가 크다. 이 사이트 게시판에는 ‘아내’ ‘여친’ 등의 제목을 단 일반 여성들 사진과 동영상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무작위로 게재되고 있다. 상대방 신상 역시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다수다.

또 게재된 음란물 게시판 하단 댓글에는 몰카 속 여성을 향한 성희롱과 음담패설이 달리며 관련 사진 및 동영상이 파일공유 사이트 등을 통해 빠르게 유포되고 있다.

불법 유흥정보 공유

각종 불법 유흥정보도 별도의 게시판을 만들어 공유되고 있다. 이 게시판에는 풀싸롱, 단란주점, 마사지 등 각종 불법 유흥업소 정보와 회원들이 클럽이나 나이트, 채팅 등을 통해 이성을 만난 후기가 올라와 있다.

이 사이트 회원들은 ‘원나잇 스탠드’에서 성공한 걸 ‘홈런’이라는 은어로 지칭하며 서로 경쟁하는 양상을 보였다. 더욱이 해당 사이트가 회원이 인증글을 올리면 많은 포인트를 제공하는 곳도 회원들의 ‘홈런’ 인증 경쟁을 부추겼다.

이 사이트의 더 큰 문제는 집단 성폭행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언제든 사이트에서 성관계를 하거나 이를 구경하는 형태의 여친 초대, 초대남 게시판을 만들어 범죄모임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에서 해악의 우려가 크다.

경찰 수사 착수했지만 …

경찰청도 제2의 ‘소라넷’으로 다수의 음란사이트가 최근 등장하자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현재 경찰은 소라넷과 유사한 6~7개 음란사이트에 대해 50여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 각 지방경찰청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쉽지 않다. 음란사이트들이 핵심서버를 해외에 기반을 둔 데다 경찰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련기관의 접속차단 조치에도 홈페이지를 옮겨가며 회원들의 접속을 유도하기에 수사의 어려움이 크다.

실제로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 6월 도를 넘는 선정성으로 논란이 된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인 ‘소라넷’을 폐쇄시켰지만 그 수사 기간은 적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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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렸다.

‘소라넷’ 폐쇄, 음란물 범죄↓

최근 음란물 범죄는 소라넷이 폐쇄되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온라인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이 올 상반기 발생한 불법 콘텐츠 범죄를 집계한 결과, 상반기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3991건)늘어난 1만4432건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명예훼손·모욕 8371건(58%), 사이버 도박 4804건(33%), 음란물 1154건(8%) 순이었다.

이를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보면 음란물은 34.6% 감소한 반면, 명예훼손은 18.8%, 사이버 도박은 267.6% 증가했다. 음란물 비중은 1년새 1/3줄어들었지만 또 다른 온라인 범죄는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경찰당국의 ‘소라넷 폐쇄’의 영향이 컸다.

사진은 제2 소라넷 음란유사사이트 본XX 홈페이지 전경

하지만 그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꼬OO’ 등 제2의 소라넷 음란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꼬OO’는 지난달 여성 네티즌들의 신고로 실체가 알려졌다.

경찰은 끝까지 추적해 제2의 소라넷 음란사이트를 폐쇄시킬 방침이다.

최준영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사이버수사 기획팀장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제2의 소라넷 음란사이트를 검거해 폐쇄시키겠다”며 “운영자도 끝까지 추적해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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