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LG CNS 평택공장 전경

카셰어링 사업 매각…전기차업계 “섣부른 결정”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 농민 반발 ‘험로’ 예고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LG CNS(씨엔에스)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줄줄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 카셰어링(Car Sharing)’과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이다. 전자는 매각 수순을 밟고 있지만 쉽지 않고, 후자는 농민을 포함한 관련단체의 반대 목소리가 높다. LG CNS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에 빠졌다. 

LG CNS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선정됐던 각종 신사업이 매각 수순을 밟거나 암초를 만났다. ‘전기차 카셰어링’ 매각 작업과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 추진이 순조롭지 않은 것. 특히 전기차 카셰어링 철수는 관련업계에서 너무 서두른 근시안적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LG CNS입장에서는 본업인 IT서비스 산업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지만 속 쓰린 얘기다.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도 스마트팜 기술만 확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농민단체와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25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LG CNS가 자회사 에버온의 사업 브랜드 ‘씨티카’ 매각에 나섰다. LG CNS는 본업인 IT서비스에 주력하고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이 떨어져 사업을 접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에바온의 실적은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에바온은 지난해 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영업적자 폭은 9억원에 달했다. 최근 LG CNS 사업 구조조정 기조도 ‘씨티카’ 사업 철수에 영향을 줬다.

씨티카는 2013년 국내에서 첫 전기차 셰어링 사업을 선보인 회사로 전기차 셰어링 사업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현재 전국에서 350대의 전기차를 운영 중이다. ‘카셰어링’은 간단한 예약만으로 필요한 시간만큼 자동차를 빌려 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미국의 집카(ZIPCAR), 프랑스의 오토리브(Auto-Lib), 독일의 카투고(Car2Go) 등이 꼽힌다.

LG CNS, 미래 버렸나

전기차 업계에서는 LG CNS의 ‘씨티카’ 매각이 근시안적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전기차 분야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후방 산업인 카셰어링도 성장할 전망이어서 사업을 접는 것은 단기적인 안목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국내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성장 속도는 더디지만 미세먼지, 산업의 친환경 추세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이를 반영하듯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뛰어들고 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자동차를 비롯해 르노삼성, BMW, 닛산 등이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를 선보이며 경쟁에 합류했고 기아차와 르노삼성은 2014년에 쏘울 전기차와 SM3 전기차를 출시한 바 있다.

전기차는 현재(2016년 6월말)까지 국내에서 총 7000여대가 팔렸다. 정부도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보조금 폭을 확대하고 2018년까지 전기차 충전 시설을 전국 휴게소에 설치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나가 국제적으로 보면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더 밝아진다. 대표적인 지역은 유럽이다. 유럽은 202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가 중단된다. 이를 역으로 보면 수입차도 곧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기차 업계는 이런 전기차 시장의 흐름으로 봤을 때 LG CNS 전기차 카셰어링 사업 철수는 근시안적인 결정이라는 시각이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전기차 사업은 미세먼지, 산업 분야의 친환경 추세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며 “후방산업인 전기차 카셰어링 사업도 성장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LG CNS의 씨티카 매각은 전기차 사업의 성장 추세로 볼 때 너무 급하게 서둘러 결정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전국농민회 총연맹

농민 반발 ‘걸림돌’

LG CNS의 또 다른 미래 먹거리인 사업인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도 농민의 반발로 발목이 잡혔다. 농민들은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사업이 과거 경험에 비춰 자신들에게만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로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농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이달 중순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한국형 스마트팜 설비ㆍ솔루션 개발과 해외 설비시장 진출 위한 첨단 시설원예 연구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것이다. 

새만금 바이오 파크 규모는 총 659000㎡(옛 23만평)로 3800억원이 투자된다. 이 시설이 구축되면 토마토, 파프리카 등의 농산물이 생산될 예정이다. LG CNS는 ‘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이 완료되면 실증단지에서 작물재배를 하지 않고 설비 및 솔루션 공급, 운영 서비스 등 스마트 팜 기술을 맡는다.

농민들은 해외 전문재배사가 농산물을 재배해 전량 수출한다하더라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과거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해 농민에게 피해를 준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농민회 총연맹에 따르면 2013년 동부한농이 원예작물에 진출해 토마토를 생산, 전량 수출한다고 밝혔지만 수출되지 않은 일부 농산물은 국내에서 유통돼 농민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스마트 바이오파크가 들어서게 되면 생산된 농작물은 과거 사례처럼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크다. 또 규모의 경제로 생산된 농작물이 농민의 국내외 거래처를 빼앗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먹거리도 대기업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종혁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은 “대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면 농산물 먹거리는 유통망을 잘 갖춘 대기업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이 국내에서 농작물을 재배해 수출하든 국내에 유통시키든 결국 농민만 타격을 입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LG CNS 입장에서는 농민의 반대가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게 됐다.

이에 대해 LG CNS는 농민들과 협력 방안을 마련해 윈윈하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LG CNS 관계자는 “농민들과 충분히 협의한 후 협력 방안을 마련해 윈윈하는 방향으로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씨티카’ 매각은 IT서비스 본업 주력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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