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계기 투표권 행사…둘 중 한명 ‘진보성향’

[민주신문=복현명 기자] 본지는 지령 1000호를 기념해 전국대학생언론연합(대표 김영진)과 공동으로 20대 청년 520명을 대상으로 한 ‘20대 총선 정치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20대 청년들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적극적인 투표권 행사에 나섰다. 또 새누리당 견제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야권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대 둘 중 한명은 ‘진보성향’으로 조사됐다.

‘20대 총선 정치 인식’ 설문조사에 참여한 20대 청년들은 세월호 참사가 적극적인 투표권을 행사한 계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 의지나 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건’을 묻는 질문(중북 답변)에 242명(46.53%)의 청년들이 ‘세월호 참사’를 꼽았다. ‘여야의 공천파행(169명/32.5%)’과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151명/29%)’, ‘필리버스터(148명/28.46%)’가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전체 응답자의 78%(403명)은 ‘북풍(북한 미사일, 집단 탈북)’ 등이 총선 투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또 청년 258명(50%)은 ‘권리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정치적인 이슈 보다 자신의 또래 집단에서 일어난 사건이 총선 참여의 동기부여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 비례대표…이슈보다 이념

20대 청년 정치 인식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비례대표 정당 투표이다. 진보성향 등을 이유로 야권 성향이 강할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새누리당 지지층이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지지한 정당.

정당별 투표 이유를 분석(중복 참여)한 결과, 새누리당을 선택한 청년은 54.3%(277명)다. 정당 자체의 이념과 성향 등을 고려한 투표로써 청년층에서도 상당한 지지기반을 확보했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구도적 요인이 작용했다. 245명(47.2%)이 선택했으며 새누리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표심이 작용했다.

이밖에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정당적 이유가 선택 이유였다. 국민의당은 41.1%(213명), 정의당은 37.8%(196명)였다.

◆ 진보성향…여성→남성

20대 청년 둘 중 한명은 진보성향이다. 또한 남성보다 여성의 진보적 성향이 더욱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52.5%인 270명의 청년들은 자신을 ‘진보성향(진보 13.1%, 중도진보 39.4%)’라고 답변했다. 18.2%(93.9명)는 ‘보수성향(보수 5.2%, 중도보수 12.7%)’이라고 응답했다.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의 62%인 130명과 남성은 46%(138명)가 ‘자신이 진보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전체 520명의 응답자 중 90.2%의 청년들은 자신들을 사회계층 중에서 ‘중간계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 정당 선호…전공 따라 달라

새누리당 견제심리가 작용한 이번 선거에서 청년들은 전공에 따라 정당 선호도가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 투표 결과, 경영계열 출신 응답자(중복)들은 국민의당 투표 비율이 33.9%(176명)로 가장 높았다. 이는 합리성과 실리성을 표방한 국민의당의 정책과 이념이 경영계열 출신 청년유권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반면 공과대학(45.2%/235명)과 인문‧어문계열(27.6%/143명)의 경우에는 더민주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회과학계열에서는 정의당(40.2%/209명)을 가장 선호했는데 과거부터 학생‧민주화운동에 앞장서는 등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사회과학계열 청년들이 현재에도 진보정당을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구 투표의 경우 정당투표에서는 야3당이 골고루 지지를 받은 것과 달리 4개 단과대학 출신 모두 과반수 이상 비율로 더민주 후보(58.7%/305명)에 투표해 이번 총선에서 두드러진 교차 투표(Cross-voting) 현상이 고학력 청년층 사이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 정치 토론…인터넷•SNS 활발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다수 청년(343명/66%)들은 정치적 정보를 인터넷에서 습득했다.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3%(67명), TV 12%(62명)가 뒤를 이었다. 이는 20대의 미디어 이용 형태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KT경영경제연구소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6월 발표한 ‘20대 모바일 및 콘텐츠 이용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청년들은 하루 평균 3시간 44분을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20대의 69.5%는 스마트폰을 일상생활에 가장 필수적인 매체로 선정한 바 있다. 반면 17.1%의 20대만이 TV를 필수매체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 20대가 스마트폰을 주 5일 이상 이용하는 빈도는 92.1%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SNS상에서의 선거운동에 대한 인식은 전체 응답자중 54%인 279명의 청년들이 ‘신경쓰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청년들은 총선 공약 중 ▲반값등록금 ▲국가표준등록금 ▲실업급여 개정 및 디딤돌 공약 ▲청년고용할당제 ▲최저시급인상 ▲칼퇴근법 등에 호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별 청년 청책에서 해당 항목들은 10~20%대의 지지도를 보였다.

김영진 전국대학생언론연합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언론과 정치권이 갖고 있는 20대 청년들의 정치 인식에 대해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20대 총선의 2030 투표율이 증가한 것은 청년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월 20일부터 5월 3일까지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 전체 응답자 520명 중 83.3%인 433명이 4‧13 총선 투표에 참여했다. 응답인원은 ▲19~23세 38.2%(198명) ▲24~27세 34.9%(181명) ▲28~32세 16.2%(84명) ▲33~39세 6.7%(34명) 등으로 남녀 성비는 58.8% 대 41.2%였다. 출신지역은 ▲서울 29.0% ▲경기 22.1% 등 수도권이 총 57.7%로 과반수를 넘었고 ▲영남지역 15.8% ▲호남지역 10.4% 등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고졸 3.5%(18명) ▲대학재학중 65.4%(337.4명) ▲대학졸업 24.7%(129명) ▲대학원 이상 6.2%(31.9명) 등으로 전공 계열은 ▲사회과학계열 37%(190.9명) ▲경영계열 18%(92.8명) ▲공과계열 15%(77.4명) ▲인문·외국어계열 15%(77.4명) 등으로 집계됐다. 표본 오차는 95±4.3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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