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혼다 올 뉴 파일럿

본지는 매주 월요일 주요 포털 사이트와 지면을 통해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따끈따끈한 신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승기를 게재한다. 눈치 보지 않는 솔직 담백한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의 니즈를 충족할 ‘짜릿! 쫄깃! 리얼 드라이빙 토크’. 이번호 주인공은 글로벌 브랜드 혼다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파일럿’이다.

[민주신문=조영곤 기자] 혼다 올 뉴 파일럿(이하 파일럿)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해 10월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주춤했던 판매량이 올해 들어서 전월 대비 두 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과 미국 브랜드 일색인 국내 수입 SUV시장에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파일럿은 파워와 정숙성, 패밀리 차량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실내 거주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더욱이 기아차 카니발과 미국 포드 익스플로러를 놓고 저울질하던 아웃도어 마니아들이 속속 파일럿으로 갈아타고 있어,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체적으로 우람하다. 8인승 SUV답다. 이 차량은 전장 4955㎜, 전폭 1995㎜, 전고 1775㎜, 축거 2820㎜다. 기존 모델보다 전장이 80㎜ 길어지고 전고가 65㎜ 낮아졌다.

거대한 체구를 자랑하지만 무식하지 않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가 탄탄한 근육질을 자랑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에 크롬 소재가 대거 적용돼 세련된 매력을 전달한다. 범퍼 라인과 방향지시등 등이 가로로 길게 자리 잡고 있어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후면부에는 따로 포인트를 두지 않았지만 LED 램프를 적용돼 디테일함과 고급감을 구현했다.

실내 공간 ‘광활’

파일럿과 함께하기 위해 드라마 촬영 중 부리나케 달려온 모델 겸 배우 정규연(27세) 역시 우람하고 터프한 남성적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는 “체구가 장난 아니다. 이 정도 크기의 SUV는 처음이다. 음. 독일 브랜드의 SUV는 섹시한 느낌이라면 파일럿은 그냥 상남자”라며 “어떤 험로도 자신 있게 돌파할 수 있을 것 같다. 믿음이 간다”고 평가했다.

실내는 광활하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다. 성인 남성 5명도 충분히 여유롭다. 3열은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미취학 아동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 2명 정도는 소화(?)가 가능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수수하다. 5천만원대 차량임을 감안할 때 나쁜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정규연 역시 마찬가지. 그는 일단 넓은 공간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속 시원한 개방감과 인테리어 질감도 나쁘지 않다고. 다만 터치스크린 방식의 모니터 반응 속도가 느린 게 아쉽다는 예리한 지적을 빼놓지 않았다.

선수를 뺐기 기분이지만 기자 역시 4.2인치 디스플레이는 2% 부족이다. 시인성은 뛰어나지만 터치감이 다소 떨어진다.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버튼 하나로 2열 시트를 쉽게 접을 수 있는 ‘2열 워크인 스위치’를 적용해 3열 승•하차가 편리하다.

적재공간은 두말하면 잔소리.

 

 

3열 시트를 접지 않아도 약 80ℓ의 아이스박스를 손쉽게 실을 수 있다. 추가로 3열 시트를 접을 경우 1325ℓ, 2열과 3열 시트 모두 접을 경우에는 2376ℓ라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가족 단위 캠핑 등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상남자의 ‘포효’

이제는 시승이다. 코스는 주말 나들이 인파가 덜 몰리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제2자유를 거쳐, 경기도 연천 한탄강 방면 지방 도로를 왕복하는 약 140㎞ 구간이다.

출발에 앞서 제원부터 살펴보자. 파일럿은 혼다의 차세대 파워트레인 기술인 ‘어스 드림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V6 3.5L 직접 분사식 i-VTEC 엔진을 장착했다. 최대 출력은 기존 257마력에서 284마력, 최대 토크는 36.2kg·m로 향상시켰다.

파일럿의 백미는 뛰어난 안전성이다. 차세대 에이스 바디와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첨단 안전기술도 대거 탑재됐다. 차선 유지를 돕고, 차선 이탈을 경고하는 시스템과 앞 차와의 충돌 위험 시 주의를 주거나 스스로 감속하는 안전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제원을 살펴봤으니 이제 출발이다. 시동버튼을 누르고 공회전 소음을 살펴봤다. 역시 가솔린엔진이다. 조용하다. 엔진음이 점잖다. 고속 주행에서 맹수로 돌변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온 몸이 짜릿해진다.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탔다. 가속페달에 힘껏 힘을 줬다. 맹수의 으르렁 소리가 귓전을 간지럽게 한다. 가속력이 뛰어나지 않지만 150~160㎞/h까지 무난하게 치고 올라갔다.

속도를 높여도 정숙성은 제법이다. 풍절음 등 외부 소음 차단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생각이다. 차체가 큰 덕분에 안정감이 느껴진다. 완전 독립식 서스펜션 구조 덕분에 시트로 전달되는 충격이 그리 크지 않다. 세단이라고 해도 믿을 법하다.

정규연의 반응이 재미있다. 속도를 높일수록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달리고 싶다던 자신감은 안드로메다로 떠난 듯하다. 그래도 할 말은 한다. 정규연은 “정숙성과 승차감이 전혀 나쁘지 않다. SUV의 강점이라는 탁 트인 시야 때문에 안전운전에 효과적일 것 같다”면서 “체감 속도는 100㎞/h 이하인데 벌써 160㎞/h를 돌파했다니 놀랍다. 속도 좀 줄이자(웃음)”고 말했다.

듬직함에 매료 

코너링도 백미다. 170㎞/h에서 급 코너링을 시도했다. 좌우바퀴의 토크 분배를 원활하게 해주는 토크 벡터링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인지 자세를 제대로 잡아줬다. 스티어링휠(운전대)도 적당한 무게감으로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줬다.

앞서 언급했던 각종 첨단 안전시스템은 듬직함이다.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하자 스티어링휠 진동과 함께 계기판에 주황색 경고등이 켜졌다. 두 손을 잡고 운전하라는 표시까지. 배려도 이런 배려가 없다. 앞 차와의 간격이 좁혀지자 또다시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잔뜩 긴장했던 정규연도 파일럿을 즐기고 있다. 급가속과 코너링 등 주행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 마다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파일럿의 연비는 리터당 8.9㎞이다. 가솔린 모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디젤 SUV와 비교하며 아쉽다고 토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기자 역시 솔직히 아쉽다.

 

 

이밖에 험로도 거뜬히 돌파할 수 있는 다양한 주행모드를 갖췄다. 일반 눈길 진흙길 모랫길 등 4가지 주행 모드다. 가격은 5460만원.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 SUV가 홍수를 이루는 상황에서 가격대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고 할 수 있다.

총평이다. 배우 정규연부터. 그는 “사실 자동차를 평가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느낌 그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승차감과 정숙성 등에서 합격점을 주고 싶다. 다만 거대한 몸집이 부담스럽다. 여성에게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수납공간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모니터 반응 속도 등만 개선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웃어도 마니아인 기자 역시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가속 능력과 연비에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경쟁 브랜드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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