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조합원 신분 유지 검토돼야”


외교는 국가의 장래이자 경제성장의 동력이다. 따라서 한국의 위상과 국격을 높이고 세계와 호흡하는 ‘글로벌 코리아’를 이룩하는데 외교통상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해외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외통부 직원들로 하여금 국제협력 강화는 물론 해외에서 발생되는 각종 사건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자국민의 안위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근무환경은 기대만큼 못한다. ‘작은 정부’를 표상하는 만큼 보수적 색채가 짙기 때문에 “힘들다”는 표현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 조기영 위원장은 “노사가 서로 상생하면서 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직의 행정 인프라 위해 점차적으로 하위직 확대 필요

해외 어려움 겪는 동료들의 안위 위해 노조가 앞장설 터

 

-해외근무자가 많은 만큼 노조가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아 노조가 활성화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 부처는 국외와 국내를 번갈아 가면서 근무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노조에선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의 근무환경과 복지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올해도 해외에서 근무하던 직원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선진국도 있지만 후진국도 있지 않은가. 오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더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먹을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실 라면 하나 조차도 쉽게 먹을 수가 없다. 오지일수록 더더욱 생활의 어려움은 클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생필품을 많이 보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노조는 조합원에 한정짓지 않고 내 동료를 위해서 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모두 우리 조합원들이다. 해외로 파견될 시 노조에서 자동 탈퇴돼 국내로 다시 돌아오면 가입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대개가 재가입을 하지 않지만, 앞으로 노조가 더욱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국외까지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면 노조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물론 조합원들의 확대가입도 가능하리라 본다.”

 

 
-오지뿐만 아니라 위험한 곳도 많다. 안정성이 절실히 필요한 곳일수록 노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여지는데.

“그렇다. 어려움에 처한 직원들이 본부로 계속 연락을 하고 요구사항을 얘기해도 특별한 변화를 기대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여러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무슨 일이 터져야만 개선이 되지 그 전까지는 안일하게 대처해오지 않았던가. 이런 점은 노조에서 미리미리 도와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앞서 말했듯 우리 부처는 해외업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작은 정부’로 부를 수 있다. 외교부 소속의 직원들이지만 국외에선 정부측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고, 이를 위해 각 부처의 일을 위임받았다. 이는 결국 노조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규모는 작지만 하는 일은 방대한 셈이다.

하지만 말처럼 우리 노조의 활동이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법 조항 때문에 역할의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국외에 나가 있는 직원들은 조합원이 아닌 관계로 그들을 대신해 권리를 주장하기가 아직은 어려운 단계다. 다만, 외통부 노조가 공무원노조에 가입돼있다는 자체는 상징적으로 해석할만하다.”

 


-국외에서도 조합원의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건가.

“노조법 개정을 해야 한다. 국외에서도 공무원 신분으로 일하고 있지만, 노조법 자체가 국내 공무원에 한해서 규정 돼있기 때문에 어려운 면이 있다. 공무원이라는 직책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나 보장을 박탈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다시 한 번 노동부에 질의를 해서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개선돼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적인 일에 차질을 빚게 된다. 오지 같은 곳은 한 번 다녀오면 다음 차례엔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생명의 위험이 도사리는 곳에는 어느 누가 파견을 나가겠는가. 사실 선진국에 간다하더라도 그곳 나름의 에로사항은 존재한다. 정치, 경제, 사회가 비교적 안정됐지만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것으로는 충당이 힘들다. 노조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외통부의 역할은.

“북한은 미수교 국가다. 외교 관계가 없기 때문에 접촉이 안되고, 접촉이 안되기 때문에 다른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이 6자 회담 등으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남북관계 관련한 주관 업무는 통일부에서 맡는다. 우리는 탈북자들이 동남아나 중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올 때 외교 마찰이 없도록 도와주는 인도차원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북한과의 외교관계가 필요할 때다.”

 


-노조의 가장 큰 관심사가 있다면.

“다른 부처는 6급 이하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부처는 조직 자체가 항아리조직이라 5급이 많고 보조 하위직급들이 적다. 외통부가 고위 공무원 50%를 차지하는 반면 하위 구조는 워낙 좁기 때문에 행정 인프라를 위해선 점차 하위직을 넓혀가야 한다.

이와 함께 조합원들은 일반 행정직으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일은 어차피 똑같이 행정 일을 하는데 일반 행정직이 없어서 기능직이 그 일을 대신하고 있다. 기능직에서 행정직으로 바뀌면 해외근무 순환을 할 수도 있고, 앞으로 외통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 되리라 생각한다. 현재로선 갑작스럽게 급변하는 것보다 그 과정과 협의가 중요하다고 본다.”

 

-노조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점은.

“당연히 발전을 해야겠지만 기본적인 노조활동에 대해서 보장받아야 한다. 노조가 존재함으로써 조합원을 대신해줄 수 있는 길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지만 법 내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노조가 되야 한다. 더불어 노사간 서로 잘 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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