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지프 랭글러 루비콘

본지는 매주 월요일 주요 포털 사이트와 지면을 통해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따끈따끈한 신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승기를 게재한다. 눈치 보지 않는 솔직 담백한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의 니즈를 충족할 ‘쫄깃! 짜릿! 리얼 드라이빙 토크’. 이번호 주인공은 오프로드의 강자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이하 루비콘)이다〈편집자주〉.

[민주신문=조영곤 기자] 바위와 자갈, 그리고 진흙이 지배하는 험로는 자동차에게 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길이 아닌 곳을 달리는 즉, 험로를 돌파할 때 운전자들은 짜릿한 쾌감을 느낀다.

이번주 시승기의 주인공은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는 지존본색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이다. 지프는 전 세계적으로 70년 이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니아들에게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브랜드다.

온‧오프로드를 뛰어넘는 지프의 역동성은 남성을 넘어 여성에게도 로망으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지프의 최상위 모델인 루비콘은 각종 편의사양을 덧칠해 전통과 세련미를 아우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루비콘은 2.8ℓ CRD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대 출력 200마력과 최대 토크 46.9kg.m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공차 중량 2,175kg. 복합연비는 리터당 9.2km다.

루비콘의 외형은 상남자 스타일이다. 직사각형 차체와 동그란 헤드램프, 직각으로 서 있는 앞 유리, 7개 세로줄로 이뤄진 그릴, 툭 튀어나온 플라스틱 범퍼는 지프의 DNA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실내 역시 오프로드에 최적화돼 있다. 문은 모두 떼어낼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창문 개폐 스위치는 중앙 콘솔에 자리 잡았다. 실내 물세차도 가능하다. 바닥에 배수구가 있고, 시트는 천으로 돼 있어 물세탁을 할 수 있다. 천장 역시 분리된다.

오프로드의 색채가 강하지만 편의성과 디자인을 놓치지 않았다. 센터페이시아에 위치해 세심한 디자인이 돋보인 송풍구,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한국형 네비게이션, DMB, MP3 및 DVD 플레이어를 비롯한 음성인식 블루투스 지원, 40GB 내장 하드디스크 등이 통합돼 있다.

 

 

‘오프로드 사운드’…쾌감 질주

루비콘을 위해 선택한 코스는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을 왕복하는 486㎞ 구간이다. 이번 시승에는 프랑스 유학파 출신 신인 모델 정지미(26)가 함께했다. 그는 장롱면허 7년차를 자랑하지만 차에 대한 관심은 모터스포츠 F1 선수 못지않다.

정지미는 시승에 앞서 “투박하지만 끌린다. 어떤 길도 거침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요란한 치장을 하지 않아, 더 매력적이다. 남성적 느낌이 강하지만 여성이 운전할 때 더 섹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이 “으르렁”거렸다. 차체로 전달되는 진동과 소음이 ‘오프로드’ 전용 사운드로 느껴진다. 루비콘은 ‘상시 4륜 구동’이 아니다. 평소에는 뒷바퀴만 굴리고 험로 등에서 운전자가 4륜 구동 모드로 바꾸면 상남자로 변신한다.

 

 

소음에 민감한 여성에게 디젤 엔진의 으르렁은 어떻게 느껴졌을까.

정지미는 “너무 시끄럽다. 이 맛에 지프를 즐긴다고 하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라면서도 “루비콘이 익숙해지면 소음의 강도가 낮아질 것 같다. 그래도 난 SUV보다 세단의 정숙성이 더 좋다”고 피력했다.

몸무게만 2톤이 넘는 육중한 녀석이 도심에 나타나자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힐끔힐끔 쳐다본다. 시선을 즐기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투박하지만 강인함이 묻어나는 지프의 매력에 그들 역시 빠져든 모양이다. 모델은 모델인가보다. 사람들의 시선이 루비콘에 꽂히자 그 역시 슬며시 선글라스를 꺼내 들며 한껏 폼을 잡는다. 루비콘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드는 순간이다.

가속은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100㎞/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그리 긴 것은 아니다.

 

 

가속페달에 힘껏 힘을 주면 150㎞/h까지 무리 없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코너링 실력도 나쁘지 않다.

130~150㎞/h에서 시도한 코너링에서 안정적으로 돌아나갔다. 몸이 좌우로 쏠리는 것도 세단이라면 용납하기 힘들겠지만 루비콘이기에 기분 좋게 넘어갈 수 있다.

루비콘이 속도를 높이며 디젤 사운드를 곁들인 울음소리를 토해내자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차체가 높아서인지 전방 시야가 제대로 확보됐네요. 안전운전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요란한 엔진 소리 때문인가요? 세단에서는 맛 볼 수 없었던 속도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안정적인 ‘접지력’…지존본색 

대관령 인근에 다다르자 곳곳에 기습 호우의 흔적이 묻어있다. 승용차들이 헉헉거리며 엉금엉금 기어간다. 루비콘이 나설 차례다. 4륜 구동 모드로 바꾸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도로를 집어 삼킬 것 같다. 안정적인 접지력이 인상적이다.

 

 

잘 포장된 도로를 벗어나 흙먼지가 뒤덮인 자갈길로 접어들었다. 역시 루비콘이다. 험로에서도 강인함 모습을 잃지 않는다. 뒤뚱거리는 것도 잠시. 길이 아닌 곳에 길을 내며 힘차게 치고 나갔다.

정지미 역시 표정은 심각한데 목소리는 살아 있다. 루비콘의 힘에 매료된 모습이다. 그는 “이런 경험은 정말 처음이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힘”이라며 “SUV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루비콘에게 “달릴 수 있냐”고 묻는 것은 결례다. 온‧오프로드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가격은 5천14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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