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엘케이오토

민주신문 시승기, 로터스 ‘에보라 400’

본지는 매주 월요일 주요 포털 사이트와 지면을 통해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의 따끈따끈한 신차 정보를 제공하는 시승기를 게재한다. 눈치 보지 않는 솔직 담백한 내용으로 독자 여러분의 니즈를 충족할 ‘쫄깃! 짜릿! 리얼 드라이빙 토크’. 영국 수제 스포츠카 대명사 ‘로터스’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 ‘에보라 400’이 리얼 드라이빙 토크의 첫 주인공이다〈편집자주〉.

[민주신문=조영곤 기자] 온 몸을 휘감은 선 굵은 라인이 섹시한 자태를 뽐낸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각종 수퍼카와 맞대결을 펼쳐도 절대 꿀림이 없을 것 같다. 도로 위 ‘시선 집중’은 덤이다. 맹수의 으르렁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벌써부터 심장을 조인다. 오랜만에 느끼는 긴장과 설렘이다.

수제로 생산되는 ‘꿈의 스포츠카’ 영국 로터스의 신형 모델 ‘에보라 400’과 마주한 첫 인상이다. 수많은 차량을 시승했던 기자에게 이 같은 설렘과 긴장을 줬던 녀석이 또 있었을까. 포르쉐 911과 아우디 R8이후 실로 오랜만이다.

‘에보라 400’은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이 깃든 디자인이 압권이다. 전작인 ‘에보라 S’가 단정한 느낌이라면 이 녀석은 음. 뭐랄까. 최근 유행하고 있는 ‘크로스 핏’으로 몸을 단련한 ‘섹시 가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 사진=엘케이오토

전면부는 전작 대비 커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가 한 눈에 들어온다. 굵직한 선들이 강력한 이미지를, 후드의 로터스 앰블럼도 디자인 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LED 주간 주행등을 장착해 세련미를 더 했다. 측면부는 두 말하면 잔소리. 섹시 그 자체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군더더기가 없다.

후면부 역시 강렬하다. 기존 4개의 원형 램프가 2개로 줄어들면서 한층 간결해진 모습이다. 리어 스포일러의 디자인도 변했다. 범퍼 중앙에 자리 잡은 배기구와 대형 디퓨저는 스포츠카의 매력을 더욱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실내인테리어, 프리미엄 진수 선사 

실내인테리어 역시 프리미엄 진수를 한껏 뽐내고 있다. 도어트림과 대시보드, 스티어링휠, 시트까지 알칸타라 가죽이 감쌌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열선시트와 주행모드, 비상등, 도어, 가변 배가 버튼 등이 일목요연하게 자리 잡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에서 조작 편리성이 극대화됐다.

 

▲ 사진=엘케이오토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 잡은 모니터는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다. 편의사양에도 신경을 쓴 대목이다. 또한 기어봉 위치에는 공조장치와 기어 버튼이 자리 잡고 있다. 조작감이 나쁘지 않다. 이밖에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을 적용했고, 변속기는 6단 수동 또는 6단 자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시승 모델은 6단 자동 변속기 차량이며 스티어링휠에 패들 시프트가 장착돼 있다.

기존 모델 대비 승하차가 보다 자유로워졌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경량새시를 더욱 낮추고 최대한 넓혀, 기존 스포츠카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승하차의 불편함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기자 역시 2박3일 시승하는 동안 큰 불편함 없이 타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기자의 신장은 대한민국 표준 172㎝이다.

단점도 눈에 띈다. ‘에보라 400’은 2+2 시트 구조다. 뒷좌석에도 시트가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뒷좌석은 잊어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 성인은 절대 탑승 불가다. 유아 역시 답답함을 호소할 게 뻔하다.

수납공간이 절대 부족한 것도 문제다. 휴대폰을 거치할 공간이 없다. 음료를 손에 들고 있다면 다 마시고 탑승하길 권한다. 간단한 짐은 앞서 언급했던 뒷좌석을 활용하면 된다.

 

▲ 사진=엘케이오토

사실 스포츠카를 넘어, 수퍼카를 지향하는 차량에게 공간을 얘기하는 것은 결례일 수 있다. 하지만 컵 홀더 정도는 준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최고출력 400마력…쾌감 질주 ‘짜릿’

본격적인 시승에 나설 차례다. 시승 코스는 서울 서소문로에서 파주 운정지구 방향 제2자유로를 왕복하는 80.8㎞ 구간이다.

시동 방식이 독특하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후 스티어링휠 오른쪽 뒤에 자리 잡은 시동키에 키를 꼽아 돌린 후 왼쪽에 위치한 스타트 버튼을 눌러야만 출발이 가능하다. 로터스의 자존심이다. “난! 다르다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사나운 맹수가 ‘으르렁’ 소리와 함께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엔진 사운드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했다. 출발도 하기 전에 긴장감이 흐른다.

 

▲ 사진=엘케이오토

‘에보라 400’은 미드십에 탑재한 V6 3.5L 슈퍼차저 엔진에 최고 400마력, 최대토크 42㎏.m를 자랑한다. 최고 속도 300㎞/h, 제로백 4.2초. 로터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가졌으니 긴장하는 것이 그렇게 자존심 상할 일은 아니다.

가속 페달에 살짝 발을 대자, 먹잇감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야수 같다. 방심할 수가 없다. 제2자유로로 향하는 도심 구간은 가다 서다를 반복해 ‘에보라 400’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녀석의 ‘으르렁’ 소리에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시선은 정말 제대로 즐긴 것 같다. 다들 시선을 쉽게 떼지 못한다. 쉽게 보지 못한 디자인 실루엣과 맛깔스러운 사운드에 반한 모습이다.

답답한 도심 구간을 벗어나 드디어 제2자유로에 진입했다. 본격적으로 놀아볼 시간이다. 참고로 ‘에보라 400’은 전면과 후면에 알루미늄 새시를 적용해 전작 대비 22㎏ 경량화에 성공했다. 또 영국 노퍽 헤델에 위치한 로터스 본사 테스트 트랙에서 이전 모델 대비 6초나 빠른 1분32초의 랩 타임을 기록했다. 주행 모드 역시 스포츠와 레이스 등으로 선택 가능해 속도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 사진=엘케이오토

먼저 일반 주행 모드 상태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줬다. RPM이 3000~4000을 오르내렸다. 앞선 차량들이 어느 샌가 이 녀석의 꽁무니를 따라오고 있다. 속도계는 어느새 180㎞/h에 도달했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했다. 엔진 사운드가 더욱 거칠어졌다. 귓전을 때리는 엔진음은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면서 온 몸의 신경을 자극한다. 230~250㎞/h를 넘나드는 질주를 계속했다.

직선 주로가 짧은 국내 도로 여건 상 속도를 줄여하는 게 아쉽고, ‘에보라 400’에게 미안할 정도다. 코너링과 제동능력 역시 합격점이다. 190㎞/h에서 급코너링을 시도했다. 바퀴 4개가 바닥을 움켜쥐고 달렸다. 제동능력 역시 원하는 구간에서 정확히 멈춰 섰다. ‘에보라 400’은 전후륜 모두 AP 레이싱 4피스톤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연비도 성능과 비교해 수준급이다. 국내 기준 복합연비는 9.7㎞/L다. 수퍼카를 연비 생각하면서 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정도 연비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에보라 400’은 시승 내내 짜릿한 쾌감을 선사했다. 몸값(옵션 제외/ 수동변속기 기준 1억4900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포르쉐 등과의 경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허언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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