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연찬회도 난장판


 

▲ 한나라당은 지난 8월 30일~31일 강원도 홍천에서 연찬회를 열고 당 혁신안과 연정 등의 사항을 놓고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지난 8월 30~31일,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원도 홍천에서 연찬회를 가졌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당 혁신안과 연정 등 쟁점사항들을 가지고 10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없이 막을 내린 연찬회였다.

특히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심지어 욕설까지 난무하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며 진풍경(?)을 자아내고 말았다.

당 혁신안의 큰 흐름에 대해서는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박근혜 대표의 강판 여부를 결정할 조기전당대회에 관해서는 의원들이 상당한 이견을 보였다.
박 대표는 당 혁신안에 대해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자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때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여론조사는 혁신안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안에 반대했던 주성영 의원은 연단으로 뛰쳐나가 “혁신안 속에 조기전당대회를 숨겨놓았다. 혁신안은 사기다”라고 소리치며 당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혁신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렇게 되자 여기 저기서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어떤 의원은 ‘XX’라는 욕설까지 내 뱉는 등 토론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연찬회의 모양새는 마치 ‘친 박근혜 세력’와 ‘반 박근혜 세력’의 대결로까지 보여 졌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연찬회에서 끝까지 싸우는 것처럼 해서 되겠느냐. 기념촬영도 해야 하니 모두 웃자”며 “대변인이 국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읽는 것으로 토론회를 마무리하자”고 의원들은 진정시켰다.

이날 연찬회에 참석했던 사무처 직원들과 보좌진들은 “이렇게 재미없는 연찬회는 처음”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연찬회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삭막하지만은 않았다. 이번 연찬회에서 많이 나온 말 중 하나가 친 박근혜, 반 박근혜를 지칭하는 ‘친박’, ‘반박’이었다. 의원들은 연단에서 발언하면서 이 말을 빗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김용갑 의원은 “친박 반박하는데 나는 친박도 반박도 아닌 좋은 호(好)자의 호박이다”며 “박 대표가 잘 하고 있는데 잘못한 것 하나는 결혼 안한 것이다”라고 말해 폭소를 터트렸다.

또 김 의원은 박 대표를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잘못 말해 웃음이 터지자 “앞으로 그렇게 부를 수 있도록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연찬회에서 긴 토론을 마친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객실이나 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회갑을 맞은 정형근 의원과 결혼을 발표한 안명옥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축하를 받았다.

김정욱 기자 ottawa1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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