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난자매매 실태


 

목돈 만질 수 있어 여대생 최고 알바로 큰 인기
“내 난자 우수” 외모, 학벌, IQ, 등 홍보도 치열

인터넷을 통한 불법 난자매매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불황으로 인해 여대생들을 중심으로 아르바이트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으로 치달아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금전적 이익을 위해 정자 또는 난자를 제공하거나 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상당수 여성들이 난자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까운 난자매매. 이 시대의 현 주소이기도 한 그 실상을 살펴봤다.

“O형 난자 공여 합니다. 집안사정 때문에… 21살 학생이고요. 건강하고요. 흡연, 술 안 해요. 키 1m58㎝에 몸무게 48㎏입니다. 얼굴은 둥글고 눈은 갈색에 검은 테두리가 있고요. 검은색 머리입니다… 정말 급하게 돈도 필요하고요… 60만원 필요한데 주실 분 어디 없나요.”

성사 이루기도 쉽지 않아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난자 공여 모임’ 카페의 게시판에 올려진 글. 이 카페엔 현재 난자를 공여 한다는 내용의 글이 200건 가까이 실려 있다. 이 글처럼 구체적으로 액수를 밝혀 난자 매매임을 분명히 한 글보다는 서로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우회적으로 매매 의사를 밝힌 글이 대부분이다.

“사정상 대학을 휴학했는데 돈 받고 하는 일이라 죄책감이 든다”고 밝힌 한 여대생의 글도 보였다. 이와 함께 “경제적인 사유로 난자를 공여 한다”는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의 글과 “임신 8개월에 인공중절 수술을 한 경험이 있는데 매우 절박한 상황이다”고 소개한 글 등 모두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난자매매에 나서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들 글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신의 난자가 우수함을 증명하기 위한 몸 상태 홍보. 24세의 한 여대생은 “키 1m67㎝에 늘씬한 체격, IQ 146, 서울 명문대 영문과 재학 중, 비흡연자며 성격은 밝고 긍정적, 생리주기는 29∼30일로 규칙적이며 2년 전 공여 경험 있는데 성공적이었던 걸로 알고 있음”이라고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각 글에는 “난자 제공에 감사한다”는 댓글도 붙어 있어 이미 거래가 상당수 성사되고 있음 또한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댓글이 있는 글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의 여대생들. 자신의 나이를 포함해 재학중인 대학과 외모를 앙증맞게 설명한 뒤 몸무게와 키, 골격, 머리색깔, 피부, 눈의 쌍거풀 유무 여부 등을 밝힌 부분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다. 또 “좋은 인연이 됐으면 한다”는 글 바로 밑에는 이메일 주소를 남기고 있었다.

이렇듯 인터넷을 통한 난자매매가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여대생 최고의 아르바이트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명백한 불법행위지만 짧은 기간에 돈을 마련해야 하는 절박함에 처지에 놓인 이들 여대생에게 이만한 아르바이트도 없기 때문이다.

서울의 모 대학원에 재학중인 김모 씨(25). 그는 “지난해 어쩔 수 없이 난자매매에 나섰던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집안의 경제적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등록금 마련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며 “우연한 기회에 주위에서 난자매매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넷을 통해 나서게 됐는데 난자를 제공한 대가로 350만원을 받아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또 “외모나 학벌 등 나보다 조건이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기에 난자를 매매할 의사를 밝혀도 성사가 이뤄지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며 “지금 생각하면 당시 등록금 때문에 정말 급했던 상황인 가운데 아무런 탈 없이 해결된 점은 다행으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이 모든 것이 돈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안타까움을 전한 뒤 “지금은 불임가정에 선물을 줬다고 생각하며 그 아이가 앞으로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으로 인해 그 가정이 화목했으면 좋겠다”고 난자 받은 가정의 행복을 기원했다.

휴학생, 대리모 나서기도

한편, 일부 여대생들은 휴학기간을 이용해 대리모에 나서기도 한다. 이들 대부분은 휴학기간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이 같은 ‘현대판 씨받이’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대리모 구함 & 의뢰’ 등의 제목으로 대리모를 문의하는 관련 사이트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당수의 글에서 대리모를 구한다거나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고 있는 대리모의 시세는 직접적인 성관계를 통한 자연임신의 경우 약 4,000만원,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의 경우에는 약 2,500만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기에도 학벌과 외모, 평소 몸 관리 상태 등에 따라 대리모 시세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었지만 그런 차이가 있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금액임은 분명하다. 또 남아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대리모를 구하는 이들에게 대우가 더 좋다.

전문가들은 “난자 매매나 대리모가 기승을 부리는 건 불임부부가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이다”며 “정부가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장기기증과 마찬가지로 난자와 정자를 체계적으로 기증 받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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