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키스카페 실태


 

▲ 영화 "천녀유혼"의 한 장면.

잇따른 성추행으로 좋지 않은 인식 확산
유사카페 속출, 성매매 알선도 비일비재

인터넷 키스카페가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남녀간의 키스하기 좋은 장소가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공유가 주된 목적으로 만들어진 키스카페.

하지만 최근 이를 빙자한 신종 카페가 등장, 각종 부작용이 발생되고 있어 말썽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성범죄의 온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연인들의 데이트장소 정보공유라는 인식도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번지며 또 다른 범죄를 낳고 있는 키스카페에 대해 알아봤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서나 등장할 법한 잊을 수 없는 달콤한 키스. 이는 연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동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이는 비단 연인 뿐만 아니라 아직 애인이 없는 남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연인체험 따라하다 낭패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영화나 소설 속의 연인을 꿈꾸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맞은 지금, 많은 연인들이 영화 속 장소를 찾아다니며 기억에 남는 장면을 따라하는 등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차별화를 선언, 특별한 장소에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연인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연인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함과 동시에 연인들끼리 데이트 장소를 제공하기 위한 관련 카페가 등장, 많은 연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중 키스카페는 연인들이 키스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를 제공해 주고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키스카페가 기존 취지와는 다르게 변질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춰 관련 피해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모 대학에 재학중인 박모 씨(23·여)는 최근 남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인터넷 키스카페를 통한 정기모임을 통해 남자들과의 만남을 자주 가졌다. 박 씨는 평소 이를 통해 사귀게 된 남자와 함께 이 카페를 통해서 알게된 낭만적인 장소에서 데이트를 꿈꿔 왔었다.

몇몇 남자들과의 만남에서 친분을 나눈 박 씨. 그는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마음에 드는 남자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모임을 통해 알게된 몇몇 사람과 함께 연인들이 키스하기 좋은 장소를 직접 찾아간 적이 있는데 여기서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했다.

박 씨와 함께 이를 체험하기 위해 칸막이 의자에 앉은 남자가 순간 박 씨의 온몸을 더듬으며 박 씨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것. 이에 박 씨는 남자에게 이를 제지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원래 이렇게 체험을 하는 것이다”며 별로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한 뒤 “이렇게 할 것이면 여기에는 왜 같이 왔냐”고 반문하기에 이르렀다. 당황한 박 씨는 이후로 더 이상 이들의 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가끔씩 나가던 모임이어서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설마 그런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박 씨는 “성추행 당했다는 생각에 화가 너무 치밀어 오른다”며 “저런 취지로 만들어진 모임이라면 처음부터 발을 들이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친구들에게 이런 상황을 얘기하자 ‘조심하라’면서 ‘이런 유형의 비슷한 카페를 통한 모임에서 성추행이 자주 발생되고 있다’는 말을 건넸다”고 말했다.

성추행과 함께 유사 카페를 만든 뒤 성매매 영업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사례도 있다. 수원 중부경찰서는 최근 이 같은 카페를 통해 가입한 회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업주 백모 씨(29)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백 씨는 지난 1월 중순부터 이 같은 카페를 만들어 회원을 모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약 4개월 동안 가입한 정회원만 118명. 이렇게 가입한 정회원들의 대부분은 이 같은 카페의 사정을 모르고 등급을 업그레이드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카페는 겉보기에는 다른 키스카페와 다르지 않을 정도로 건전함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게 한 뒤 이 같은 회원모집으로 남성들을 끌어들였다.

악용한 사례 무수히 많아

정회원이 된 사람은 이 카페에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여성들의 사진과 신체정보를 볼 수 있다. 이를 본 남성들은 성관계를 하고 싶은 여성을 골라 업주에게 직접 연락, 예약을 한 뒤 이후 다시 업주와의 연락을 통해 별도로 제공된 장소에서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업주 백 씨는 지난해 우연히 알게된 키스카페를 접한 뒤 이를 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같은 방법으로 카페에 들어오는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정회원 가입을 유도한 뒤 성매매 또한 적극적으로 알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관계자는 “이제는 다른 건전한 사이트까지 피해를 주고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줄 정도로 성매매 알선 사이트가 더욱 교묘한 수법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특히 온라인에서의 성매매는 청소년들의 탈선을 조장할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하지만 그보다 어느 사이트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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