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의 유흥문화에 뿔난 아줌마들

우리나라의 유흥문화는 말 그대로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구미 선진국 등지에서 온 서양인들은 한국의 유흥문화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해가 지면 술을 사기도 어렵고 기껏 유흥문화라고 해봐야 맥주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는 펍(Pub)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전화방, 대딸방, 유리방, 노래방, 오피스텔 성매매, 애인 대행, 번개 섹스 등 그 종류도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대한민국 유흥문화에 아줌마들이 ‘뿔났다’. 이제까지 알지도 못하고, 말하기도 힘들었던 이 놀라운 유흥문화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사실 직장 생활을 해보거나 특별히 남성들의 술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가정주부라면 이러한 ‘대한민국 유흥문화’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러한 회식 문화와 남성들의 성매매 실태들이 알려지면 이를 ‘통탄’하는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녀들은 단순히 아쉬움을 표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경찰서에 적극 신고를 하거나 시사 프로그램 등지에 상세한 내용을 제보함으로써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은 아직 정식 조직으로 결정되지도 않았고, 치밀하게 조직화된 운동의 양상을 띠고 있지는 않지만 개개인들의 노력을 통해서 유흥문화 실태 알리기와 개별적인 제보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남성들에게 성매매는 일종의 단순한 ‘유흥’이자 서로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 또는 그저 단순한 즐거움일지 모르겠지만 이를 통해 고통 받는 여성은 의외로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자신과 한 침대를 쓰는 남성이 다른 여성의 손길을 받고, 또 그 여성의 입이 남편의 성기로 향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말 그대로 ‘미치지 않고는’ 견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밤 문화에 대한 시각 자체를 봐꿔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문화 혹은 밤 문화라고 칭하면서 그것을 하나의 문화로 보는 시각도 거론 되야 할 것 같다. 이런 싸구려 행위들을 남자들은 놀이로 즐기기에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관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질 권리만 있고 지킬 의무는 회피하는 이중성으로 여자의 건강과 인생을 담보로 걸고 결혼 생활을 하는 건 왠 이기심인가? 가정은 혼자 지키는 게 아니다. 이런 일을 대다수 여성분들이 속아주고 묵과해주었기에 남성들의 이기적인 탈선이 더 자극적 것 같다”(BlueXXXXX)

그녀들의 불만과 토로는 이제 ‘대한민국 전체’로 넓혀지기도 한다. “대한민국, 정말 더럽다. 나는 자긍심도 애국심도 안 든다. 가정이 이렇게 썩었는데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거 보면 우리나라는 어떤 면에서는 대단한 나라다. 가정이 썩어가고 유흥이 문화로 대접받는 사회인데도 이만큼 돌아가는 거 보면 … 소돔과 고모라가 따로 없다.”

하지만 국내의 유흥문화가 바뀌기 위해서는 난관이 많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것들을 ‘묵인하는 문화’가 제일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자가 뭐 그런 거 가지고…’라든지 ‘아랫도리 이야기는 해선 안된다’ 등의 남성 중심적 사고가 제일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멀게는 남성중심의 사회 구조에서도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우리 사회의 중심은 남성들이었기에, 그들에게 가장 잘 맞는 형태의 문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글 서준 / 프리랜서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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