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매매 알선남 폭행사건


 

“돈 엄청나게 벌었데” 여자친구 말에 범행 결심
“일정금액 바쳐라” 조폭 행세하며 폭행 일삼기도

무자비한 협박과 폭행으로 절도행각을 일삼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의 폭행과 절도행각에 피해를 본 남성은 자신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음을 숨기기 위해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지난 4월 21일 우연히 알게된 한 남성의 돈을 노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혐의(특수강도 등)로 A 씨(20) 등 2명을 검거, 구속했다고 밝혔다. 온갖 협박과 폭행으로 피해자의 금품을 훔친 이들. 또 이들에게 피해를 입었으면서도 차마 경찰에 자신의 피해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피해자 B 씨(20). 과연 이들 사이에서는 어떤 숨겨진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 사건의 전모를 알아봤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달 28일 오전 10시 30분경에 A 씨와 그의 친구인 C 씨(20)는 대구 동구에 위치한 효목육교 밑에 위치한 인근 공터로 B 씨를 유인했다.

당신이 동구연합파?

A 씨 일당은 이 자리에서 “내가 대구 동구연합파 조폭인데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야 할 것이다”고 협박한 뒤 금품을 요구했다. 하지만 B 씨가 이에 저항하자 이들은 미리 준비했던 각목으로 B 씨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고 B 씨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후 이들은 “네가 어떻게 해서 번 돈인지를 잘 알고 있으니 경찰에 신고할 수 있으면 해라”고 피해자에게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할 정도로 경찰 신고도 무서워하지 않았다. 쓰러져 있는 B 씨의 몸을 뒤진 이들은 30만원에 상당하는 목걸이와 함께 현금카드를 손에 넣고 또 다시 B 씨를 구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인근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240만원을 인출했다.

이렇게 B 씨를 상대로 짭짤한 재미를 봤던 이들은 이후에도 B 씨를 또 다시 불러내기에 이른다. 이에 B 씨 역시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과 이들이 조폭이라는 점에서 예전처럼 쉽게 저항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A 씨 일당의 무리한 금전적인 요구는 B 씨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이들은 또 다시 B 씨에게 온갖 폭행과 협박을 이용, 자신들의 말에 따르지 않을 시에는 이 같은 일이 재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현금 40만원을 빼앗고 사라졌다.

A 씨 일당에 의해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었던 B 씨. 그는 결국 이들의 말에 순순히 응하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B 씨는 경찰에 성매매 알선 혐의로 검거, 현재 대구교도소에 수감중인 상태. 그는 동거녀에게 성매매 알선을 제안, 돈벌이로 전락시킨 뒤 이로 인해 많은 돈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 씨는 이렇게 동거녀의 성매매를 통한 돈벌이라는 점을 숨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A 씨 일당에게 피해를 입고도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경찰은 올해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한 뒤 대구교도소에서 B 씨와 접견해 사실을 확인,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관계자는 “수감자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빼앗고 협박을 일삼았다는 첩보를 입수했는데 사실임을 확인한 뒤 검거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동거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의자들의 여자친구와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을 확인, 이를 통해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검거된 A 씨 일당은 경찰조사결과 실제 조폭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우연한 기회에 여자친구가 ‘평소 알고 지내는 친구가 성매매로 엄청나게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말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여기에 더욱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조폭이라고 거짓말을 쳤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또 B 씨를 상대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B 씨가 저항하자 폭행의 수위를 더욱 높였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여자친구를 통해서 주변에 이 같은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더 있었는지 등을 알아보고 있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경찰신고 못한 채 ‘끙끙’

한편 B 씨는 동거녀 성매매 알선으로 인해 월 250만∼3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교도소로 면회하러 오는 친구들에게 지난해 A 씨 일당에게 피해를 입은 사실을 털어놓다가 이 같은 사실을 경찰이 알게되자 조폭이라는 점 때문에 그동안 피해자 진술을 꺼리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A 씨 일당을 추궁해 그동안 이와 유사한 범행이 더 있었는지 등을 수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철현 기자
amaranth284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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